옛날에 비해 많은 것이 풍요로운 세상이 됐다. 하지만 서로 간의 무관심이나 세대 간 단절은 심화됐으며, 부의 편중이 가져다준 사회 양극화는 소외계층을 만들기도 했다. ‘함께’라는 의미가 퇴색돼 가고, 어우러져 다 같이 잘 사는 사회의 모습은 점점 멀어진 현실 앞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이웃 간의 잃어버린 관계를 회복하고 과거의 공동체를 되찾기 위한 움직임 말이다. 주민의 참여와 소통이 함께 하는 다양한 주민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지역공동체에 기반한 사회적 경제를 실현하는 ‘따복공동체’는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로 그 물꼬를 트고 있다.
■따복공동체란?
‘따복공동체’는 주민들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이웃과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서로 신뢰를 쌓아가고, 마을의 공통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삶터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따복공동체’는 민선 6기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공약에서 출발한다. 경기도에서 재정 지원을 받으며, 2015년 6월 1일 경기따복공동체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주민들의 마음과 입장으로 여러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위로부터의 공동체 회복이 아니라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행정은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며, 주민과 마을활동가, 전문가들이 지역에 맞는 정책을 펼치도록 힘을 실어준다”는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 박홍순 홍보팀장은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기본 원칙이나 가치를 잘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민간의 영역과 재정적 여건 등이 안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따복공동체의 5개 주요 사업
사람을 키우다 - 사업의 성과보다는 주민의 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따복공동체 학습콘텐츠를 개발하고,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마을 강사를 양성하고, 따복지기·베이비부머·청년사업가 등을 육성하고 있다.
마을을 그리다 - 마을을 따뜻하고 복된 삶터로 만들기 위해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낸다. 다양한 마을의 현안을 해결하고, 주민 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 경기도와 시군 단위가 함께 협력하며,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주민이 모여 소통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간 조성’, 공동육아·주민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 활동’, 마을의 삶터 회복을 위한 ‘공동체 활동’ 등을 지원한다. ‘마을공동체’와 ‘따복사랑방’ 등이 조성돼 경기도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관계를 넓히다 - 경기도내 지역별, 주제별, 영역별 다양한 연대·협력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과 마을이 연결돼 마을 사업마다 상호관계를 이루도록 하고 있다.
호혜와 협동의 경제를 하다 - 마을공동체에 기반한 사회적 경제의 성장을 지원하고 판로를 개척한다. 생협점포 입점지원 ‘따복가게’, 복합지원공간 운영(따복품마루), 대형마트 입점지원 및 장터운영, 온라인 판로지원, 공공구매 활성화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융복합 하다 - 마을 공동체와 사회적 경제가 만나 새로운 전망과 일을 찾도록 지원한다.
■수원에서 만나는 따복공동체 여러 모습
사회적 경제기업의 성장 공간 - 따복품마루
광교비즈니스센터 1층에는 조금 특별한 공간, 따복품마루가 있다. '따복품마루'는 따복(따뜻하고 복된)+품(가슴으로 함께 나누는)+마루(열린 소통공간)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현재 경기도내 53개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등이 만든 290여개 제품들이 전시돼 판매 중이다. 친환경농산물로 만든 가공품과 빵·초콜릿·쿠키 등은 물론, 세정제·비누 등 다양한 물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직접 만져보고 따져보며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경제·공동체 주민들 간의 연대와 협력을 만들어가는 사랑방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넓고 편안한 공간에서 커피뿐만 아니라 제주야생초차, 오미자차 등 다양한 전통차와 쿠키 등의 간식도 즐길 수 있다. 따복품마루 손형호 매니저는 "따복품마루 입점상품들은 취약계층 일자리지원 등 사회적가치가 담긴 상품들로 이런 제품들을 구매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매달 주제에 맞게 이벤트도 진행하며 인근 주민과도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따복품마루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간이 있다. 도내 사회적 기업들이 인큐베이팅 되는 장소다. 민관이 협업하는 방식의 창업보육실 운영을 통해 미래의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빔, 컴퓨터 등을 갖춘 미팅 룸은 회의, 스터디, 각종 모임 시 예약해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주소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156, 광교비지니스센터 1층
●문의 031-8064-1256
주민이 직접 마을을 그리는 소통 공간 - 지동 따복소통마루
따복공동체의 지원 아래 ‘지동 따복소통마루’가 2015년 9월에 문을 열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동 따복소통마루’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동안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함께한 흔적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다양한 활동을 담은 사진 속에는 웃음꽃이 함박 피어 있고, 소감을 적은 메모에는 친근함과 진솔함이 묻어났다.
박영자 공간지기 대표는 “처음에는 지동 따복 안전마을이었는데, 주민 간의 소통의 최고점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통마루’라 이름 짓고 11월 3일 정식 개소했다. 주민들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교류를 활발하게 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에서 지원하는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주민협의체도 구성해 활동 중이다. 지동에서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CCTV 설치, 학교 담장 보수사업, 주민휴게 공간·작은 연못 조성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단순히 관에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협의체가 매주 회의를 통해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마을여건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동 따복소통마루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돼 왔다. 문화센터 같은 시설이 없던 터라 주민들의 참여도와 만족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어린이(3D·경제교실), 청소년(진로관련·라디오 미디어 교육), 성인(수제청·천연비누·DIY 목공예 만들기), 어르신(문해 교육) 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은 큰 호응을 일으켰다. 또한 매주 화요일마다 전문 강사들의 강의를 듣는 화요 포럼도 열어왔다. 앞으로는 수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란다. “다양한 프로그램 등으로 ‘소통마루’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전 연령대가 어울리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됐다고 이종분 공간지기는 덧붙였다.
이렇듯 마을의 소통의 중심에 섰던 ‘지동 따복소통마루’에 아쉬움이 생겨나고 있다. 심복희 코디네이터는 “따복에서의 지원으로 이뤄졌던 공모사업들이 10월이면 끝난다. 하지만 주민들이 함께 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계속 공간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공동체의 터전이 마련된 지동 따복소통마루를 굳건히 지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지기 분들이 낮에는 상주하고 있어 따뜻한 차 한 잔 할 수 있다. 또한 공간을 무료로 대여할 수도 있다.
주소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로 74-1, 2층
문의 031-207-6988
따뜻하고 복된 협동 공간 - 따복가게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사회적 경제 기업의 고민거리는 ‘판로’다. 동네슈퍼나 시장, 대형마트 등에서 손쉽게 볼 수 있어야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따복가게는 작은 경제를 살리고 지역경제의 건강함을 살리는 착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생협 '숍인숍'을 통해 운영된다. 소비자들은 따복가게에서 경기도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다양한 제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수원에는 바른두레 영통점과 호매실점에 따복가게가 있다.
●주소 및 문의
영통점 : 수원시 영통구 청명로 73-1 / 031-273-1258
호매실점 :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 46 / 031-307-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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