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연구소에 와서 약 1년 동안 심리상담과 학습코칭 프로그램을 끝내고, 미국 센디에고에 있는 명문사립 중학교로 입학시킨 사례가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매일 학원을 몇 개씩 다니고, 숙제하고 하루의 일과는 거의 밤 12시가 훨씬 넘어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학원과 학교 성적이 좋지 않으면, 큰 죄인이나 된 것처럼 어머니 눈치를 보고 살았었다. 하지만, 이런 공부에 극성을 부리고, 3년 이상의 선행 학습을 한 아이 치고는 결과물은 좋지 않아 내원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가진 학생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어머니께 미국유학을 권하게 되었고, 지금은 다양한 사고를 인정하는 미국에서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창의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사고에 능숙한 이 학생에게는 결과물 보다는 과정과 학생의 행복을 중요시 여기는 미국 교육 시스템이 잘 맞았다.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성공은 현재 학교 성적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성적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학생들은 학교수행과 내신에 긴장하느라 마음 편하게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부모들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 항상 주변의 또래들과 비교당하는 어린 이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행복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 그러니 자녀가 정서에 문제가 생겨도 보이지 않거나, 회피하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흥미와 적성을 존중하지 않고 성적만 가지고 입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재 교육경쟁 시스템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깊이 통찰하지도 못하고 작은 좌절에도 이겨낼 주체적인 힘을 기르지는 못한다. 그러니 정신적으로 힘들어 지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많은 고등학생들이 방과 후 심리상담을 받거나, 집중력 약이라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미래의 대학 합격이라는 행복을 위해, 현재 학생들의 정신적 불행이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는 꼭 생각해 볼 문제다.
연세인지학습연구소
이고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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