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11살 소녀의 진정한 가족 찾기

이지혜 리포터 2016-10-31

미국 뉴베리 명예상,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가 영화로 제작되었다. 원작가 캐서린 패터슨은 린드그렌 문학상, 안데르센 상, 뉴베리 상을 2회나 수상한 작가다. 실제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 ‘양엄마’이기도 한 캐서린 패터슨은 자신의 딸들에게 바라는 점을 담아낸 것인지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라야 했던 11살 소녀 질리를 위풍당당하게 그려냈다. 작품 서두에 “메리에게. 널 사랑하는 양엄마가. 네 진짜 엄마가.”라고 적어놓으며 진짜 엄마가 되고 싶었던 캐서린은 주인공 질리가 위탁모 트로터를 만나면서 진짜 엄마, 진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영화 속에서 친엄마만 찾으면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부정하며 지내는 주인공 질리 역은 떠오르는 신예 소피 넬리스가 맡았다. 질리에게는 위탁가정도, 기관 복지사도,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도 잠시 거치는 정거장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그래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최선을 다해 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랬던 질리도 새 위탁모 트로터를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캐시 베이츠가 위탁모 트로터를 연기하고, ‘본’ 시리즈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등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 줄리아 스타일스가 매정한 친엄마로 등장한다. 또한, ‘헬프’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 유명 영화 시상식을 휩쓴 옥타비아 스펜서가 인상 깊은 학교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위험한 관계’의 글렌 클로즈는 딸에게 상처받고 손녀딸의 존재도 모른 채 외롭게 지내온 외할머니로 등장한다.



믿고 보는 출연진들과 탄탄한 작품성 위에 출발한 영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영화는 원작만큼이나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 채 주어진 환경과 싸우는 이 시대의 어린 영웅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조건 없이 사랑을 주는 영원한 내 편. 그런 사람이 있다는 믿음은 어리고 여린 한 아이를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초석이 된다. 영화가 끝나고 참다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를 때쯤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과연 나는 내 아이들에게 그런 ‘진짜 엄마’가 되어 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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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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