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 기간이 다가오면 으레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자소서 쓰기 힘들어요.” 어찌어찌 서류 접수를 하고 나면 또 말한다. “면접 고사가 걱정돼요.” 어른들도 어려워하는 과제이니 이상할 것도 없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십여 년간이나 익혔는데 제시된 질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왜 어려워하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키워드를 찾아 스스로 질문 만들기에 익숙해져야
텍스트를 읽은 후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해답을 찾아 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그 텍스트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질문을 만들다 보면 신문 기사의 한 줄이 열 가지 글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한 권의 책에선 그 이상의 소재를 끌어낼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한다면 쓸 거리는 더욱 넘쳐날 것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하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다. 질문 만들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질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토론은 ‘나’를 모니터링 하는 거울이 될 수 있어
갓 입사해 조금은 서툴러 보이던 아나운서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기까지, 촌스러워 보이던 연예인이 세련된 모습을 갖추기까지에는 노력이 숨어있다. 끊임없이 자신을 모니터링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모니터링 할 기회가 거의 없다. 내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나의 태도가 어떤지, 스스로 평가하기보다 평가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나’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를 비추는 거울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 거울은 또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선생님도 될 수 있다. 그 거울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조력자를 만난다면 아이는 거울을 바로 볼 수 있는 자신감을 찾게 될 것이고, 이러한 과정이 익숙해진다면 ‘나’를 표현하는 일이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 여럿이 활동하고 서로를 관찰할 수 있는 토론 활동은 ‘나’를 모니터링 하는 멋진 거울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의 머릿속은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이다. 새장의 문을 잠그고 새를 키울 것인가, 아니면 문을 열어 두고 키울 것인가. 새는 하늘을 날아야 행복한 동물이다. 새를 사랑한다면 새장의 문을 열어 두어야 하지 않을까. 마음껏 지저귀며 세상의 일부인 ‘나’를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토론의신 천안 불당점
부정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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