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일 년 열두 달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은 내 집, 내 책상이 아니고도 많다. 창가 조용한 구석 책상 앞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독서 삼매경에 빠지노라면 마지막 장을 덮어야만 정신을 차리게 된다. 맛있는 커피와 책은 이 가을 딱 맞는 궁합이다. 우리 동네 가볼만 한 북카페를 소개한다.
발산역 ‘카페 숨’
누구나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곳
발산역 근처의 ‘카페 숨’은 별을 사랑하는 친구와 커피를 아끼는 친구 둘이 만나 작년 5월 문을 열었다. 카페의 가장 넓은 벽면에는 책꽂이가 자리 잡고 있고 분야별로 나눠진 책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소설, 인문학, 전기, 디자인에 관한 책등이 베스트셀러, 신간 할 것 없이 보이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들도 보인다. 책은 주인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새 책으로 채워 넣고 있어 책의 상태가 좋아 단골들은 좋아한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찍어주는 쿠폰도 책갈피처럼 만들어 읽은 책의 이름과 페이지를 표시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름 구분이 아니라 별자리로 구분해서 꽂아두었다. 별과 우주를 좋아하는 주인장의 취향대로 천장은 태양계를 표현한 조명을 달아두었고 매장 내 빨간 우체통 안에 생년월일과 이름을 적어 넣어두면 주인장이 별자리 운세를 봐 종이에 써서 빨간 봉투에 넣어준다. 아기자기한 이벤트가 특이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장을 찾는 연령대는 다양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찾아 책을 읽고 있고 복층으로 만들어진 매장의 이층은 공부하려는 사람들로 자리가 늘 만석이다. 자주 와서 책을 읽던 젊은 커플이 어느 날 네덜란드로 이민을 가게 됐다면서 30여권의 책을 기증한 일도 있었는데 책을 기증하면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영수증을 보여주면 10%를 깎아주고 있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일조하는 보람이 있다. 매장에서 로스팅을 하고 더치커피도 만들고 있어 커피 맛은 보장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 읽으며 맛있는 커피 마실 수 있는 ‘카페 숨’에서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쉬어보자.
시간 오전 8시~오후 11시 30분(평일)/오전 11시~오후 10시(토·일)
위치 강서구 등촌동 공항대로 39길 7 1층(발산역 3,4번출구 송도병원 근처)
문의 070-4117-3210
신정동 ‘우리들의 책 읽는 카페’
도란도란 가족끼리 책보는 재미
‘우리들의 책 읽는 카페’는 카페의 제목부터 북 카페의 분위기를 팍팍 풍기고 있다. 바로 옆에 지향초등학교가 있고 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해 있어서 학부모 모임이나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2층에 위치한 카페는 밖을 내려다보는 전망도 좋고 경치를 보면서 먹는 커피의 맛도 좋다. 주변도 조용한 주거 공간이라 카페는 아늑하고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나누기도 안성맞춤이다. 카페의 가운데 위치한 책장에는 700권이 넘는 책들이 꽂혀 있는데 소설부터 사회, 자연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은 따로 코너가 있을 정도로 많이 구비돼 있다. 학부모들이 방과 후에 아이들과 함께 들러서 저녁 먹기 전까지 책을 보다 가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반대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여유롭게 차 한 잔 앞에 두고 책을 보면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위해 오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와서 브런치를 먹으며 책도 보고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을 보면 흐뭇해진다.
주인장이 화초들을 좋아해 카페 안은 사시사철 다양한 화초들이 가득이어서 보기도 좋고 공기도 깨끗하다. 한쪽에는 최대 1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예약실이 있어서 미리 연락만 하면 여러 모임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약실 말고도 문을 달아 모임을 할 수 있게 나눠진 공간들이 많이 있어 단체 손님의 이용에 좋다. 주인장의 바람은 책장을 좀 더 넓혀서 책을 장르별로 많이 놓고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들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웃는다.
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휴일 없음)
위치 양천구 신정로 11길 50-2 영광빌딩 2층(지향초등학교 정문 옆)
문의 02-2688-6288
문래동 ‘치포리’
감성을 자극하는 느낌 있는 북카페
문래동에 위치한 카페 ‘치포리’는 사회적 기업 안테나에서 운영하고 있다.‘치포리’라는
그리스 어디쯤 있을 것 같은 이름은 고양이 이름인 ‘치치’와 ‘포포’의 도서관(CHICHI 와 POPO의 LIBRARY)의 준말이다. 원래 문래동 컬처 매거진 ‘문래동네’의 지속적인 발간과 다양한 예술 문화 및 도서들을 함께 나누며 만들어 가는 공간을 지향하며 2013년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도서관 형식으로 시작되었는데 시간이 지마면서 카페의 형태로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확장되어 감성을 자극하는 따뜻한 공간이 생겨나게 되었다.
카페 안 곳곳에 책꽂이가 놓여 있어 앉아있다 손만 뻗으면 책을 읽을 수 있다. 문화예술 관련 서적 및 국내외 소설, 에세이, 만화, 동화책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다. 1000권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책들이고 나머지 1000권은 문래동 주민들과 문래예술창작촌의 예술가들과 카페 손님들께 기증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치포리의 책들을 미리 알아보고 싶다면 페이지 블로그문(http://blogmoon.co.kr)에 등록돼 있어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페의 한쪽에는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정기적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천천히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옥상텃밭에서 재배되는 유기농 채소들은 카페의 메뉴의 재료로 쓰이고 있어 안심하고 맛있는 메뉴들을 선택할 수 있다. 옥상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석양을 보면서 지인들과 차 한 잔 마시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평일) 오전 11시~오후 11시(토·일)
위치 영등포구 도림로 428-1(문래동 3가 2층)
문의 02-2068-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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