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유일 신지식인상 수상한 남성초 강우람 교사]
“아이들에게 과학 호기심 생기게 해주면 스스로 발전합니다”
“제 스스로 과학에 소질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숨어있던 제 소질을 발견한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도 과학적 호기심이 생기게 해주니까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하면서 놀랍게 발전하더라고요.”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교사를 만났다. 천안 은석초등학교에서 뜻하지 않게 과학반을 맡게 되면서 시작한 과학교사의 길. 강우람(36) 교사의 과학전담교사 입성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강우람 교사는 은석초에서 꾸준히 과학 동아리를 이끌었고 이를 거친 졸업생들 중 2명은 은석초 출신 최초로 과학고에 진학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한두 해만에 나타는 성과가 아니기에 강 교사의 열정은 더 값졌다. 교사의 힘으로 아이들의 과학적 역량을 무럭무럭 자라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학원 다니지 않는 아이들, 과학에 빠져들다
천안에서도 외곽지역이었던 은석초는 부모가 농사를 짓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다. 오히려 이 점이 아이들을 과학반으로 이끌었다. 아이들은 강 교사가 지도하는 과학동아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워나갔다. 통학버스가 끊겨도 아이들은 과학 동아리 활동을 더 하고 싶어 했다.
“그때 당시 신혼이었지만 초롱초롱 눈을 빛내는 아이들의 열의에 밤늦은 귀가가 다반사였어요. 대회 나갈 때는 밤 12시를 넘긴 적도 많아요.”
저녁을 사 먹이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나중엔 부모들이 도시락을 싸주며 자식들의 학구열을 응원했다.
2012년 은석초 재직 당시 ‘제58회 전국과학전람회’에 보리뱅이 식물로 친환경 세제를 만든 작품을 출품했다. 이 작품은 8개 분야에서 전국 각 한 작품씩만 선정하는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대통령상 후보인 최종 세 작품에도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2012년만 은석초 아이들이 받게 한 과학대회 상이 14개. 약 3년을 가르친 교육의 결실은 엄청났다. 모두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만들게끔 지도한 결과다.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게 가르쳐야 스스로 해내려고 해요
“어떤 모티브도 없이 무조건 생각해보라면 아이들은 매우 힘들어해요.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눈높이로 아이디어나 의문을 던져주면 이내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을 확장시켜 나가죠. 저 또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주기 위해 실생활에서 항상 의문을 가지고 사물을 대하곤 했어요.”
강 교사는 평상시에도, 체험학습을 갈 때도 수시로 떠오르는 생각을 빈틈없이 메모했다. 이 습관은 매우 유용했다. 과학동아리 활동시 아이들에게 양껏 퍼줄 수 있는 아이디어 창고 역할을 했다.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를 선택한 아이들은 스스로 탐구력을 늘려갔다. 지속적인 피드백과 컨설팅은 강 교사의 몫이었다. 모르는 것은 아이들과 같이 인터넷에서 찾아가며 완성해나갔다.
“교사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 지킬 겁니다”
성실함을 주무기로 꾸준히 가르쳐온 강 교사의 지도력은 천안 새샘초를 거쳐 올해 남성초(교장 윤은진)에서도 ‘제38회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 특상을 수상케 했다. 지금까지 출품한 팀이 28개의 상을 수상했다. 현재까지 아이들 이름으로 내준 특허만도 16개나 된다. 또한 과학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표창과 과학교사상 등 47개의 상을 받았다.
강 교사는 초등교사로 드물게 과학 분야 전반을 휩쓸다시피 했다. 성실함과 열정 없이는 도저히 기록할 수 없는 수상경력이었다. 이와 같은 과학지도력과 결과물로 강 교사는 지난 11일(화)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강 교사의 신지식인 선정이 돋보인 이유는 교육 분야에서도 유일한 교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강 교사는 “그동안 과학교육의 성과와 동료교사들에게 제가 가진 과학지도 노하우를 공유했던 점이 선정에 큰 작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 유일 선정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강 교사의 각오는 단단했다.
“과학수업처럼 아이들이 모든 과목에 흥미를 갖게 해주고 싶어요. 수업에 관심 없던 아이들이 하나라도 배워갈 수 있도록 열정과 관심으로 교사로서 책임을 다할 겁니다.”
* 신지식인 :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으로 자신의 지식을 활용, 부가가치를 능동적으로 창출해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는 방식을 개선·혁신하며 해당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
남성초 과학동아리 아이들이 말하는 강우람 교사
김힘찬(6학년)군
“아이디어가 막막할 때 선생님이 힌트를 주시면 동기부여가 돼요. 과학동아리는 처음이었는데 선생님 조언으로 발명품을 만들어 전국대회에서 특상을 탔어요. 과학에 소질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붙었어요.”
김해인(6학년)양
“과학동아리에 들면서 식물에 대한 호기심이 늘고 식물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아요. 선생님 덕분에 실험기구 다루는 법도, 보고서 정리하는 법도 능숙하게 알게 됐어요. 과학에 자신이 생기니까 다른 공부도 도움이 돼요.”
김영빈(6학년)군
“과학동아리 하면서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알게 돼 좋아요. 선생님은 항상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실수해도 혼내지 않고 부드럽게 설명하며 이해시켜주셔서 배우는 게 즐거워요. 아는 게 많아지니까 자신감도 늘고 집중력도 높아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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