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살 형편이 어려워 일주일 동안 학교를 가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화두가 됐던 지난여름. 소위 ‘깔창생리대’ 사연에 마음 아파하던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머리를 맞대니 지혜가 떠올랐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만 생리대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모든 여학생들에게 천으로 만든 생리대를 나눠 건강은 물론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에 하나가 됐다.
막상 시작하니 일이 점점 커졌다. 마을 활동가 오현아씨는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나눌 물건이니 무조건 예쁘게 만들어야했다”며 “예산확보부터 천을 구입, 색상 선정, 디자인, 자르기, 손바느질, 재봉질까지 무엇 하나 간단하지 않았지만 재능을 가진 주민들의 역량이 모아지니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누리마음연구소, 공간 짬 등 강서구의 커뮤니티 공간을 비롯해 학교, 가정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함께 만들었고 소식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후원과 재능기부로 힘을 보탰다. 모두 140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모였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남성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기계처럼 능숙해져갔다. 한 달 동안 밤을 새워가며 생리대 1,000장, 순면 유기농커버 등 총 오백 개 세트를 제작했고 천 생리대 두 장과 아이쿱 생협에서 지원해준 유기농 팬티라이너 5개, 생리대를 세탁할 수 있는 천연 EM비누, 사용 설명서 등을 역시 천으로 직접 만든 작은 파우치에 넣었다. 경서 중학교 여학생들에게 200세트 나눔을 시작으로 양천초, 신정여중, 마곡중 등을 방문해 교육과 함께 생리대를 배포했다. 마냥 신기해하던 학생들은 짧은 영상에 담긴 마을 어른들의 마음과 노력을 본 후 감사함으로 화답해주었다. 생리대를 만드는 동안 행복했다는 마을주민들은 앞으로도 건강나눔생리대 사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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