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네거리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런던다방이 있다. 공구상가밀집 동네에서 다소 튀는(?)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카페이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를 주제로 다방이라는 옛 이름을 쓰고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인터스트리얼(industrial)은 ‘산업·공업’이라는 뜻이다. 19세기말 공장에서 사용되었던 철제캐비닛과 같은 공장을 연상케 하는 가구와 조명, 마감재를 사용한 인테리어다. 투박하고 빈티지한 느낌이다. 노출된 콘크리트, 폐목재 등을 그대로 드러낸다.
사실 이 집이 생길 때 주변사람들은 이름이 다방이니 만큼 아가씨가 커피를 배달해주는 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주인장인 김남희씨는 “제가 다방이라고 쓴 이유는 다방(茶房)이라는 말이 예뻐서다. 또 요즘 커피를 파는 곳을 옛날처럼 다방이라고 쓰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변반응을 보니 내 유머가 잘 통한 것 같지는 않다”며 웃음 지었다.
사무실과 상가 주변이라 고객층은 아무래도 차를 마시며 업무를 보는 이들이 많이 들른다. 요즈음은 책을 보거나 잠시 공부하러 들르는 젊은이도 눈에 띈다. 기다란 탁자가 많고 주차와 교통이 편리해 모임장소로도 좋다.
런던다방에서는 특별히 스페인에서 직수입한 도넛과 머핀을 만날 수 있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150년 전통의 유로페스츄리에서 1년생 경질미와 100% 버터만을 사용해 생산한 빵이다. 방부제와 트랜스 지방을 넣지 않았다. 도넛을 먹어보면 시중에서 맛보던 것 보다 훨씬 촉촉하고 단맛이 과하지 않고 맛있다. 크루아상은 주문하면 15분후 바로 구워서 나온다.
런던다방의 대표메뉴인 아메리카노(2500원)는 진하고 구수한 맛으로 보통사람 취향을 저격한 맛이다. 풍부한 크레마가 원두의 신선함을 보여준다. 카페라테(3000원), 생과일주스(4000원)도 인기다. 오픈 후 오전 11시까지는 테이크아웃하면 1500원으로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다.
한 곳에 오래 남아 있어서 언제나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주인장의 바람처럼 단골의 발길이 끓이지 않는 오정동 대표 카페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위치 대덕구 대전로 1158(오정동 391-1)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일요일 휴무)
문의 042-626-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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