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백영옥출판사 arte
가격 16,000원
“새로운 실수를 한다는 건 부주의한 탓도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새로운 실수는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앤의 말처럼 중요한 건 한번 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지, 실수 자체를 안 하는 건 아닐 거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잘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타고난 약점이랄까, 치명적인 단점이랄까. 내 경우 애를 써도 자꾸 엉뚱한 사람에게 문자를 보낸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잘 안 되는 거다. 못하는 걸 잘 하려고 자책하며 노력하는 일보다 잘하는 걸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정성을 쏟는 일이 어쩌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
빨강머리 앤이 어른이 된 나에게 들려주는 말
처음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앤’이 주는 추억과 기대가 전부였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이라니 길버트가 이상형이었던 이들에게 얼마나 끌리는 제목인가.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백영옥이라는 작가가 주는 소소한 위로가 느껴졌다.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을 통해 어른이 된 후 삶에서 느낀 감정들을 들려준다. 책 곳곳에 얼마나 빨강머리 앤에 열중했는지 성인이 된 지금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아마 이 시기 사춘기를 보냈던 소녀들의 마음은 다 똑 같을 것이다. 작가는 빨강머리 앤을 ‘내 마음의 안전지대’라고 표현했는데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애니메이션 속의 앤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한 기분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때에는 그냥 흘려보냈던 장면, 대사들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은 왜 이리 성서의 한 구절마냥 큰 깨달음을 주는지 신기한 기분마저 든다. 또한 책 곳곳에 있는 애니메이션 삽화들은 그 감정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하다.
이글에서는 ‘빨강머리 앤’ 말고도 영화나 소설 사회 현상 등이 적재적소에 나온다. 폭넓고 깊이 있는 배경지식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며 소소한 생활들의 한 장면들과 버물려 놓아 읽기에 편하고 작가의 순하면서도 매력적인 필력도 이 책을 잡고 있게 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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