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동문 밖 1층에는 온실이 있다. 나무와 화초를 위한 화분병원이다. 빌딩 숲 사이 앙증맞은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양옆에 나란히 놓인 초록의 화분 무리가 먼저 반긴다. 온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더 많은 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입원 중인 화초, 퇴원을 기다리는 화초,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받는 화초 등 원예사의 손길로 새 생명을 더한 화초들이 푸름을 자랑한다.
대전시에서 2013년부터 운영 중인 이곳은 한 달 평균 30~40명의 시민이 병든 화분을 안고 들른다. 화분 병원에 상주하는 전문원예사의 손길을 빌려 건강하고 푸른 화초를 가꾸고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이다.
정선미 원예사는 “화분병원은 이름 그대로 병들고 죽어가는 화초를 위한 공간이다. 한 번 들어온 식물은 보통 3개월에서 1년씩 입원치료 한다”며 “마음먹고 찾아오기에 한 사람이 한 번에 5~10개씩 가져온다. 심지어 아픈 식물 치료를 위해 용달차를 빌려 수십 개의 화분을 싣고 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죽어가는 화초를 살리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들을 매번 상대하기에 정 원예사도 맡겨진 화초를 정성과 사랑으로 돌본다. 화분병원에 들어온 화초는 정 원예사가 알맞은 흙을 찾아 갈아주고 영양제, 병해충 방제 등을 해준다. 분갈이도 해주고 치료와 상담뿐 아니라 식물 관리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모두 무료다.
화초 관리요령에 대해 조언을 부탁했다. 그녀는 “화초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햇빛, 통풍 3가지다. 알로카시아, 선인장, 산세비에리아 등 다육식물은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름에는 보름에 한 번, 겨울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화분 밑으로 물이 빠질 정도로 흠뻑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허브류나 현재 꽃이 피어있는 식물은 하루에 한 번 물을 주면 된다”고 했다.
화초가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겉에서 보기에 말라 있어도 기둥이나 줄기를 손톱으로 긁어본 후 초록기가 확인되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란다. 정 원예사는 “입원 의뢰 식물의 약 80%가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마른 상태로 온다. 화초들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치 서구 둔산로 100 대전시청 동문 옆 1층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토‧일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관)
문의 042-270-2396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