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축제나 행사가 많다. 공연무대의 단골손님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분위기를 돋우는 합창단. 각각의 목소리가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양천구 목동중학교(교장 남기황)에는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합창단을 구성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찾아가 봤다.
창단 3년 만에 제2회 정기연주회까지 활발한 활동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면 목동중학교 정보관 1층 시청각실로 중년 여성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익숙한 듯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목동중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어울림합창단 단원들이다. 바른 자세로 호흡과 발성을 하고 합창을 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목동중 어울림합창단 백진희 단장은 3년 전 합창단을 창단해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저희 아들이 목동중 3학년이던 2014년에 학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었어요. 학부모 참여활동으로 노래를 좋아하는 회원들을 모아 가을 학교축제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 합창단을 만들었죠. 그렇게 한두 번 무대에 오르고 타 합창단 초청으로 다양한 무대에 서면서 지금까지 왔네요.”
2014년 4월 창단한 이후 목동중학교 ‘공감’ 축제 공연, 서울시 교육청 맘 콘서트, 양정 월계수 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 초청공연, 강현주와 엠엔피 쳄버의 실험 클래식 초청공연까지 쉴 틈 없이 여러 무대를 경험했다. 제1회 정기연주회를 2015년 12월 4일 KT 쳄버홀에서 열면서 본격적인 합창단의 모습을 세상에 알렸다. 올해 7월에는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 정기공연에 초청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한국민요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어울림합창단의 유일한 남성인 류단열 지휘자는 성악과 지휘를 전공한 재원으로 창단 때부터 함께 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들이라 공통의 화제가 생겨 더 모임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단원들 중에는 최근까지 시립합창단에서 활동하시던 분도 있고 성악을 전공했거나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 많아 짧은 시간에 좋은 무대에 여러 번 서게 된 것 같아요. 저 역시 음악을 전공했지만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재능을 기부하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져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 ![]() |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 속 재능기부와 공연 봉사활동까지
26명의 단원들이 매주 모여 연습하지만 정기연주회 등 공연이 가까워 오면 더 자주 모여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여름방학 때도 2주 휴식 후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백 단장은 “저희 합창단이 잘 운영되는 이유는 지휘자나 반주자(김호정) 분이 무보수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점, 그리고 전 단원의 임원화로 책임감을 느끼면서 합창단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점, 마지막으로 부단장(이명희) 및 파트장님들이 단원들을 세심하게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노래연습을 하다보면 허기가 져 중간에 휴식시간을 갖는다. 2인 1조로 조를 짜 매주 돌아가면서 간식을 준비한다. 아이 학교생활이나 진로에 대한 이야기부터 다양한 생활정보까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얼마 전에 입단한 단원은 “목동중학교 졸업생 엄마인데 주위 소문을 듣고 수시단원 모집에 지원하게 됐다”라며 “정기적으로 노래 연습을 하니까 힐링이 되고 여러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한다. 총무를 맡고 있는 단원은 어울림 밴드에 매주 있었던 연습 및 활동에 대한 따뜻한 글과 사진을 올려 단원들에게 사연을 전하는 행복의 우체부 역할을 한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노래를 통한 소통과 공감이 어울림합창단의 슬로건이다. 노래를 사랑하고 매주 모여 연습할 시간과 열의가 있는 목동중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학부모는 누구나 환영한다. 함께 공감하며 나누는 어울림합창단의 제2회 정기연주회는 오는 11월 4일 오후 7시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미니 인터뷰>
최지은 단원(소프라노)
“무대 서서 노래하면 희열을 느껴요 ”
“창단 멤버로 참여해 이제 아이가 졸업을 했는데도 함께 하고 있어요. 아이들 나이대가 비슷하고 지역주민들이라 교육정보나 생활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 예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서서 노래하면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껴요.”
이정은 단원(알토)
“반갑게 맞아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좋아요”
“중3인 아들 딸 쌍둥이가 목동중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성악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합창에 취미가 있어 여러 합창단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노래를 사랑하는 학부모들이라 순수하고 연습시간마다 반갑게 맞아주는 애정 넘치는 분위기가 좋아요. 아이 졸업 후에도 계속 활동할 거예요.”
서유순 단원(메조 소프라노)
“공연 봉사활동 통해 보람 느껴요”
“2013년 창단 때부터 함께 했는데 부단장까지 맡아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했어요. 재능기부하시는 분도 많고 합창을 통해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 좋아요. 뜻이 맞는 단원들과 만남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송현정 단원(소프라노)
“마치 직접 무대에 오른 오페라 가수가 된 것 같았어요”
“단원모집 공고를 보고 올 6월에 입단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오페라의 유령’을 듣기만 하다가 직접 노래를 부르니 마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것 같았어요. 원래 노래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연습을 하다 보니 왜 진작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백진희 단장
“연습장소 개방해 주신 학교 측에 감사드려요”
“학부모회에서 출발한 어울림합창단이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목동중학교 남기황 교장님 이하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어요. 매주 금요일 2시간 동안 학교 시청각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마음껏 연습할 수 있었어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멋진 합창단 되도록 하겠습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