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질투의 화신>에는 기상캐스터, 앵커, 아나운서, 기자 등 방송과 관련된 직업이 대거 등장한다. 사실 지금껏 수많은 인기 드라마에서 로맨스 코미디의 여제라고 할 만큼 명성을 쌓아온 공효진이 주인공이라니 시작 전부터 은근히 재미를 기대했다. 첫 회부터 표나리의 직업인 기상캐스터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상캐스터의 이미지가 사실은 시청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가공된 이미지였다는 사실도 은근한 재미거리 중의 하나였다.
게다가 여자 아나운서와 여자 기상 캐스터들 사이의 팽팽한 알력 싸움과 기 싸움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애환을 대변하는 등 아슬아슬 하게 그려졌고 보도국 내에서의 치열한 방송현장을 조금이나마 리얼하게 그려내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진 시청자에게는 나름 흥미를 주고 있다.
이 드라마는 뉴스 보도가 끝날 무렵 등장하는 일기예보 담당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가 여주인공으로 그런 그녀를 사이에 두고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재벌 3세이자 이화신의 친구인 고정원(고경표)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로맨스 코미디이다. 하지만 기상캐스터는 어디까지나 여주인공 표나리가 임시로 몸담고 있는 비정규직 직장이고 그녀의 최종 목표는 정규직 아나운서다. 하지만 그들의 직업세계와는 전혀 다른 축으로 돌아가고 있는 에피소드는 지나칠 정도로 이맛살을 찡그리게 만든다.
남자 주인공 이화신 기자를 뜬금없이 남성 유방암 환자로 만들어 놓은 설정이 어딘지 어색했고 이화신의 조카 이빨강을 둘러싼 가족들의 관계가 엄청 복잡한 듯 보인다. 우연이지만 조카 빨강이의 친엄마, 새엄마, 아빠, 작은아버지가 모두 한 직장에 얽혀 있다는 점이 어딘지 어색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나름대로 남자 유방암 환자 이화신이 무사히 유방암 수술을 마치고 치료 받는 과정을 진지하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 주인공 사이의 관계를 순조롭게 진전시켰다. 아무튼 무겁고 골치 아픈 이야기보다는 가볍고 적당한 웃음을 주는 로맨스 코미디라는 본질은 잘 살리고 있는 느낌을 줘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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