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송경화 / 홍영진 그림
펴낸 곳 궁리
가격 16,000원
“엄마, 그 잔소리 계속하면 안 돼? 생물이 외우는 과목이 아니었네? 엄마한테 질문하고 이야기만 나눴을 뿐인데 문제가 다 풀렸어.” 그렇게 아이의 말문이 열리고 함께하는 공부가 시작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된 엄마와 사춘기 딸아이의 생물학 공부를 담았다. 사실 공부는 학교 수업에 따라 딸아이 혼자 했다. 나는 그저 밤마다 혼자 몰래 공부한 교과서의 사실과 사실을 연계하는 질문, 책과 영화 등 일상관 관련된 생물학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니 생물이 외우는 과목이 아니었어!
중3 딸아이가 생명공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읽을 만한 책을 찾아보다 이 책을 발견했다. 청소년 아이라면 무조건 듣기 싫은 것이 엄마의 잔소리인데, 생명공학박사 엄마의 생물학적 잔소리는 괴로웠을까, 도움이 됐을까?
엄마가 글을 쓰고, 딸이 그림을 그려 책으로 출판까지 하였으니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겠지만 성공적이었나 보다. 진짜 도움이 되는 잔소리가 아니라 하나마나한 일상의 잔소리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살고 있는 모녀 또는 모자들에게는 부러운 일이다.
본문의 내용은 중고등학교 생물학 내용을 거의 다 포함하고 있어 그저 잔소리마냥 쉽게 읽어지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양적 지식을 한꺼번에 전달하는 교과서와는 달리 평범한 모녀의 일상과 관련된 생물학 이야기들이 수다로 글을 열면서 교과서 내용과 연계한 질문, 책과 영화들이 덧붙여져 호감을 가지고 계속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함께 들어오는 방대한 생물학적 이론은 덤. 저자의 딸이 직접 그린 삽화도 말랑한 과학책의 느낌을 잘 살려준다. 생물학은 그 자체가 우리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그 자체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냥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불량엄마 식 유머를 곁들였다고 한다. 이런 책을 통해 생물학을 이해한다면 학교 공부가 더 재밌어질 것이다.
아이들이 정말 싫어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시험을 위해 무작정 외우기를 강요하는 교과서적 ‘과학 개념 분류학’이다. 과학과 친해지는 법은 생각보다 그리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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