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과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자소서) 제출 시기를 학생의 선택에 맡기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합의 내용에 따라 올해 서울형 자율형사립고 지원자들은 1단계 추첨 이전과 이후 중 선택해 자소서를 제출하면 된다. 단, 경문고와 장훈고는 완전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면접 대상자만 자소서 준비?
서울형 자율형사립고 입학전형은 온라인 원서접수 후 1단계 추첨을 통해 1.5배수의 학생을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서류와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1단계 면접 대상 추천 전형에 합격해야 2단계 면접전형에 응시할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서접수 시점부터 1단계 추첨 이후 면접 전까지 자소서 제출 시점이 된다. 지난해까지는 원서접수를 할 때 학생부와 함께 자소서를 제출해야 됐다.
자소서 제출 시기 논란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3월 30일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서 자사고 지원자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된 면접 대상자만 자소서를 내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서울자율형사립고교장협의회가 ‘이번 교육청의 조치는 이른바 '묻지마 지원'을 유도해 자사고를 오로지 '입시지향 학교'로만 몰아가려는 천박한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형 자율형사립고들은 교육청의 방침을 전면 거부하며 모든 지원자에게 자소서를 작성하게 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거세게 반발하자 자소서 제출 시기를 학생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발 물러선 것이다.
1차 추첨 후 자소서 입력까지 이틀밖에 여유 없어
이 같은 논란에 올해 서울형자사고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자소서를 나중에 입력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자녀가 자사고를 준비하고 있다는 김나영(목동)씨는 “아무래도 자소서 제출 시기를 학교가 알 경우 이로 인해 평가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자소서 입력 시기가 학생의 선택사항이며 불이익이 없다 할지라도 1차 서류 접수 때 자소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소서를 면접 전까지 제출한다 해도 자소서 작성에 대한 학생 부담은 여전하다. 면접 대상자 발표 이후 자소서 입력 마감까지 이틀밖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목동에 사는 주부 이미정씨는 “어차피 면접 대상자 발표 이후 자소서를 준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자소서를 1단계 추첨 이후 입력한다고 그때부터 이틀 동안 자소서를 준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소서 작성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자사고 지원자가 1단계 추첨 전에 자소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추첨 후 출력물 제출을 통해서만 자소서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서울형 자사고 입학 원서접수는 오는 11월 10일부터 11일 오후 5시까지다. 면접 대상자는 11월 15일 오후 5시에 발표되며, 2차 면접 대상자는 자기소개서를 11월 17일 자정까지 입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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