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엄마의 손길 ‘천안리더스 로타리클럽’]

“작은 도움으로 아이의 세상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김나영 리포터 2016-09-05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다 이내 까르르 웃음이 터지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이웃에서 흔히 만나는 사이좋은 친구들이다. 오다가다 인연을 맺으면 더할 나위 없이 친밀해지는 여성들의 친화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도 잠시. 이내 주위가 정연하고 엄숙해진다. 제복을 갖춰 입고 식순에 따라 주회를 진행하는 모습은 방금 전과 사뭇 다르다. “로타리클럽은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철저하지요. 동시에 봉사를 목적으로 만나 선한 의도를 지니고 함께하다 보니 친밀함이 남다르고요. 그래서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함께 활동을 합니다.” 천안리더스 로타리클럽 김영실(47 천안시 원성동) 회장의 이야기다. 



여성들의 친화력과 따뜻한 배려 녹아있는 봉사활동 

천안리더스 로타리클럽(이하 리더스 로타리)은 여성들만의 로타리클럽이다.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하나 둘 모여 만들어졌다. 그것이 2008년 4월. 활동이 9년째에 접어드는 동안 열아홉 명 회원이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목적은 오직 하나 봉사활동이에요. 그저 회비를 내고 후원만 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직접 시간을 내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하죠.” 지난해 회장을 맡았던 안수연(45 천안시 신당동) 사찰위원장이 설명했다.
리더스 로타리는 봉사를 목적으로 모인 만큼 등산로 휴지줍기나 헌혈증서 기증 등 지역에서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에 늘 발 벗고 나선다. 그리고 3년 전부터는 복자여중 학생들의 학습멘토로 활동하는 복자여고 복조리 동아리가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행정적 경제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고등학생 언니들이 중학생 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도움을 주는 봉사를 진행하는 동안 리더스 로타리는 장학금 지급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반찬봉사 연탄봉사 김장봉사 가정돌봄 등 학생들이 하기 어렵고 어른의 손길이 필요한 일에 기꺼이 함께했다.
7월에는 생활환경이 열악한 여중생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개선해주고 회원들이 직접 찾아가 방문 교체, 대청소 등을 통해 조금이나마 쾌적한 환경에서의 생활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저 물품 등을 후원하고 끝나는 봉사가 아니라 오래 지켜보는 동안 꼭 필요한 부분을 눈 여겨 본 후 도움을 전한 것.
지독히도 더웠던 한여름, 하루 종일 집 전체를 쓸고 닦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회원들은 학생이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기를 바라며 기꺼이 땀을 쏟았다. 경제적인 결핍 이상으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을 생각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아이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지금 우리가 전하는 마음이 아이에게 발현되지 않을까요. 그것을 바랄 뿐이에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이 전달되어 더 열심히 살려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최순희(50 천안시 불당동) 봉사프로젝트 위원장의 설명.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모인 리더스 로타리에 스며든 여성의 따사로운 강점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경제력 있어야 활동? 따뜻한 마음이 우선

일반적으로 로타리클럽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있다. 경제력이 있거나 지역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어야 활동할 수 있고, 또한 그러한 이들의 인맥 형성을 위한 모임이라는 시선이다. 하지만 그런 시선에 회원들은 모두 손사래를 친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들 중에서 봉사활동을 함께하려는 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필요한 것이라면 오직 열심히 활동하려는 각오라고나 할까요?”
회원들은 그렇게 봉사를 하는 동안 주는 것 이상으로 받는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봉사의 손길을 전할 때 마주쳐오는 고마움 가득 담은 시선, 매주 한 번씩 반찬을 전하러 간 후 딩동 전해져 온 인사 문자 등으로 마음이 그득해지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더욱이 선한 활동을 나누기에 회원들끼리 맺는 관계도 큰 힘이다. “하는 일이 세일즈 관련이라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데, 리더스 로타리에서의 관계가 큰 도움이 돼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이 꽉 차는 동시에 제가 하는 일에서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고나 할까요?” 박서연(40 천안시 백석동) 총무는 로타리 활동을 통해 삶이 더 풍성해졌다고 말한다.
리더스 로타리는 3년 동안 후원하고 함께해온 복조리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또 새로운 봉사를 찾고 더욱 강화해낼 계획이다. 김영실 회장은 “1년에 한 번씩 이사회를 통해 주위 소외된 사람에 대한 후원을 제안 발의해서 결정하게 되면 그와 관련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앞으로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대상을 발굴해 마음을 전하려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리더스 로타리는 더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특별한 자격은 없다. 필요한 자격이 있다면 오직 봉사에 목적을 두고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와 회원들끼리 선의와 우정을 다하겠다는 다짐 정도랄까. 그들과 함께 리더스 로타리는 따뜻하고 강인한 봉사로 지역에 횃불을 비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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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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