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피드백을 하게 되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학생들만 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대학교에서 그리고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같은 질문을 해왔습니다. 살아보니 사칙연산만 알면 되는데 왜 그걸 쓸데없이 깊이 배우냐고 이야기 합니다. 누구는 그렇게 얘기 하더군요 어른이 되면 쓸 일이 없지만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한 한 과정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수학은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도구일 뿐일까요? 졸업하고 난 어른이 되어서는 쓸 일이 전혀 없을까요? 특히 본인이 문과 학생이라면 이제는 볼 일이 전혀 없을까요?
모든 사람이 수학을 어른이 되어서까지 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나 상담을 하시는 분들, 그 외에 많은 분들은 실제로 일을 하면서 사칙연산 이외의 수학을 접하는 일이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수학이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컴퓨터, 기계들은 수학이 기초가 됩니다. 수학과 과학을 전혀 별개로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사실 과학 또한 수학이 기초가 된 학문이기에 서로 절대로 따로 생각할 수 없는 학문입니다. 수학은 하기 싫지만 공대에 들어가 컴퓨터를 잘 다루고 싶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수학이 쓰이고 있는 예를 한 가지 들어볼까요? 바로 요즘 소위 hot하다는 ‘코딩’입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조교를 하던 시절 저와 몇 명의 조교들이 함께 수업하던 과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컴퓨터 프로그램인 ‘MATLAB’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를 해결하는 과목이었죠. 수학과 대학생들의 필수 과목이기 때문에 수학과의 많은 학생들이 들은 것은 당연하지만 특이한 점은 많은 문과 학생들이 이 수업을 신청했다는 것입니다. 경제나 경영학부 같은 곳에서는 요즘 이를 배우지 않으면 취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 학생들도 저희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문과라서 더 이상은 미적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수학을 더 이상은 접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이죠. 하지만 막상 대학교까지 오고 나니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수업 뿐 아니라 따로 컴퓨터를 이용한 코딩수업을 전공 필수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서 수학은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아주 큰 오해입니다.
얼마 전 신문 기사의 제목입니다. 문과생 “코딩 배워야 취직”… 대학가 코딩학원 ‘비싼 몸’ 그리고 그 기사에 사람들이 달아 둔 댓글입니다. “코딩만 배우면 취직이 되는 줄 아나” “기업들이 뽑는 사람은 코딩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코딩을 할 줄 아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코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짤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등등이죠.
이 코딩이라는 것이 바로 수학에 기초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또한 이를 해결하는 수리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강조하고 있죠. 이를 보면 이제는 단순히 문과라고 수학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는 한 가지 단적인 예로 코딩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당연하게도 많은 곳에서 수학은 쓰이고 있습니다. 석사 공부 중 교수님이 추천해서 갔던 수학과 취업 캠프에서 저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곳에서 수학이 쓰이고 많은 기업이 수학을 하는 사람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 기업인 삼성을 포함해서 Google이나 외국 항공기업 등 수많은 외국 기업들이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기업을 홍보하며 자신들이 하는 일에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우리가 얼마나 수학을 하는 사람들을 원하는지를 어필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수학은 정말 수학이기도 하고 수학에서 더 나아간 과학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수학을 못하는데 과학을 잘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어쩌면 대부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학이 나중에는 필요하지 않은 학문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그저 공부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나오는 핑계일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만 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배울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미스터밥 수학학원
정철호 입시관리센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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