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불우이웃 돕는 야탑동 ‘감미옥’ 유종환 대표]
지역주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맛집, 지역에 보은하다
성남FC 경기마다 설렁탕 할인 이벤트 벌이고 당일 매상 성금으로 기부
야탑동 탄천운동장 근처 성남시의 터줏대감 맛집 ‘감미옥’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2대째 성남시를 지키며 24시간 설렁탕을 끓여오고 있는 이곳은 한창 유명 맛집으로 공중파 방송에 오르내리던 시절 하루 매상만 2천만 원이 넘을 정도였으며, 지금도 주말에는 대기가 당연한 지역 맛집이다. 그런데 ‘감미옥’이 또 하나 유명한 사연이 있다. 공깃밥 한 그릇에 500원, 국수사리 추가에 200원 하던 시절부터 그 돈들을 모아 불우이웃돕기성금으로 내는 등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이웃사랑 실천을 이어오는 지역 맛집이라는 사실이다.
2대째 내려오는 맛과 지역 사랑의 전통
최근에는 성남시의 시민축구단인 성남 FC의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티켓 소지자에게 정가 8천원의 설렁탕을 2천 원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고 경기 당일 판매 수익금을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분당구청에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끝없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감미옥’의 유종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별일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오시니 참 그러네요.”라며 인터뷰를 쑥스러워 하는 유 대표. 속사정을 들어보니 원래는 성남구단이 경기 당일 승리하면 설렁탕을 무조건 제공하는 무료 이벤트를 열었다고 한다. 경기 중간 중간 관중석 응원 문자를 보여주는 전광판에 ‘설렁탕 먹고 싶어요, 파이팅’, ‘너그들 덕분에 설렁탕 좀 먹자’ 이런 문자들이 떠오르곤 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성남시 모두가 즐거웠던 이벤트는 세금 추징으로 더 이상 진행이 어렵게 되었다.
“300~400명씩 무료 설렁탕을 드시고 가시니 쌀 소비량이 엄청 났을 거잖아요. 그런데 세무사들이 쌀이 몇 포대나 나갔는데 수입이 없다는 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2,000원 이벤트로 바꿨습니다.”
여전히 좋은 취지의 행사를 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는 유 대표, 그래서 그날 경기 티켓을 가지고 오셔서 2,000원에 드시던 그냥 정상 요금인 8,000원에 드시던 당일 판매 수익을 모두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내기로 했다.
지역 스포츠도 응원하고 지역주민도 도우니 기쁜 일
예전 수정구청 부지에서 시작해 1999년 지금의 야탑동 자리로 옮겨온 이후에도 지역 주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감미옥’. 이곳의 유 대표는 그 사랑을 되돌려 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예전에 가게 앞 도로가 밀려드는 손님으로 너무 복잡해 허구한 날 교통범칙금을 내던 시절에도, 광우병 사태로 매출이 60% 이하로 떨어졌던 시절에도 저희 식당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지역 주민들이 있었기에 저희 ‘감미옥’이 이렇게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거잖아요. 그 사랑과 의리에 변함없는 설렁탕 맛으로, 또 작지만 도움의 손길을 꾸준히 내미는 것이 제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인 거지요.”
앞으로 남은 성남 FC 홈경기 때도 같은 이벤트를 벌여 시민축구단을 응원하고 지역 스포츠를 통해 이웃사랑의 취지를 널리 퍼뜨리겠다는 유 대표, 분당구 음식업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터라 인터뷰 당일에도 성남시민체육대회 준비로 바쁜 모양새다.
내년에는 한시적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연중 성금을 모으기 위해 설렁탕 한 그릇 당 100원씩 시에 기부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당구에도 어려운 이웃이 많다고 구청장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천당 밑에 분당이라지만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분당구청은 이번에 받은 성금을 특수 시책인 ‘플러스원 희망충전’ 사업비에 보태 정부 지원 밖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가구에 생계·의료·주거·교육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031-709-5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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