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올림픽이 끝났다. 이번 올림픽 경기 중 육상 100미터 결승전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화제의 이슈였다. 모두의 예상에 어긋남 없이 우사인 볼트의 우승으로 결론났지만 같이 뛴 다른 많은 선수들 역시 자국을 대표하는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결승선을 통과하였다.
가을 체육대회에서 학생들이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해본다면 어떨까?
모든 학생들의 100미터 기록들은 거의 전부 다를 것이다. 학생 개개인 모두 다른 체력과 체격을 가졌기 때문에 같은 기록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겠다.
동일한 방식으로 수학공부를 하고 난 뒤 이해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을 본다면 모든 학생들의 점수가 같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이다.
많은 학생들과 접해보면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보다는 싫어하는 학생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수학 이외의 과목은 시험공부를 준비한 만큼 점수가 나온다고 여기지만 유독 수학만큼은 준비한 만큼 나오지 않고 혹은 점수가 오르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왜 열심히 준비한 만큼 점수를 얻지 못하는지 그 원인을 생각해 보겠다.
우선, 가장 많은 경우는 긴장감으로 인해서 평소 풀 수 있는 문제도 해결방법을 못 찾는 경우이다. 쉽다고 여겨지는 초반 문제에서 풀이가 생각나지 않으면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되고, 이후 심리적으로 급해지면서 더더욱 상황이 꼬이게 되는 경우이다. 결국 시험지 뒷면의 서술형 문제는 다 읽어보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배점이 높은 뒷 영역은 손을 대지도 못함으로 인해 좋은 점수는 어렵게 된다. 단시간에 해결 되지는 않지만 평상시 시간을 정해놓고 시험과 유사하게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좋은 방법중 하나이며 또한 풀이가 기억나지 않는 문제를 만났을 때 과감히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다. 끝까지 넘어가고 다시 첫장으로 돌아와 다시 풀이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문제가 곤란한 문제에 대한 해결의 힌트를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수학이 여타 과목과 다른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수학은 그 답이 정해져 있고 답을 향한 해결은 여러개의 길이 있다. 여러가지 해결의 길을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그 수준이 매우 높은 학생이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해설지를 참고해서 풀고 난 뒤 다시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는 비효율적 공부이다. 해설지를 보고 풀이과정을 따라 풀면 내가 푼 듯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설을 보고 풀었다면 다시 한번 해설 없이 풀어서 확실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 벽을 보고 혼자 중얼거리듯 혹은 몰라서 질문한 친구에게 설명하듯 풀이과정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설지의 풀이방법이 이해되면 다른 방법은 없는 지 생각해보는 것이 심화학습의 첫걸음이 된다. 또한 졸리거나 집중이 되지 않는 상태라면 수학공부는 중지하는 게 좋으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태에서는 문제 분석이 잘 되지 않을뿐더러 해결방법을 찾는 것도 어렵고 잦은 계산 실수등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차라리 쪽잠을 청하거나 샤워등 분위기를 바꾸어 주는 것이 좋다.
세번째는 수학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매일 조금씩 하는 공부가 기억을 유지하는데 효율이 높다는 것이다.
몰아치기 공부는 부분적으로 성취감을 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망각의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 수학이어서 빠르게 기억이 지워져 나간다. 일상생활의 언어로 표현이 어려우니 수학책을 덮으면 망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국 매일 수학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기억을 오래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점차적으로 개념과 공식이 내재화 되어 가게 된다.
처음 접하는 어려운 유형의 문제는 모두에게 어렵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다. 어려우면 틀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다소 긴장을 덜 수 있다. 사실 수학자가 되기 위해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 어려운 문제를 자주 접해보고 다소 시간이 걸려도 혼자의 힘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본다. 풀이집을 참조하면 반드시 다시 한번 정리함으로써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느린 듯 걷지만 머릿속은 논리적 의심과 호기심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학습방법. 호시우행 - 소처럼 걷고 호랑이처럼 바라본다. 짧은 시간에 이루기가 어려운 과목이 수학임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야말로 현실적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매일 조금씩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려 공부하고, 학습된 부분을 자기의 것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갖추어 진다면 천천히 부상하는 자신의 수학실력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연세수학
박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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