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카이스트 학생들-카이스트 학생들의 찬란한 과학 입성기펴낸 곳 살림Friends
가격 13,000원
작은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힘차게 풀리는 고무줄은 프로펠러를 돌리며 적막한 운동장에 잡음을 흩뜨리고, 이에 놀란 꼬마들이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한다. 나의 기억 속 작은 비행기는 노른자 빛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줄곧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열두 살의 봄, 나는 고무 동력기를 통해 ‘처음’으로 과학을 만났다. 찰흙을 사러 간 학교 앞 문구점에서 고무 동력기를 싸게 팔고 있었다. 아, 이건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싼 가격에 찰흙도 빼먹고 고무 동력기를 사 버린 나는 그날부터 그 작은 비행기에 빠져들었다.
과학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순간을 기대하며
이 책은 카이스트 글쓰기 대회인 ‘내가 사랑한 카이스트, 나를 사랑한 카이스트’ 수상작을 모아 놓은 작품집이다. 당시 글쓰기 주제는 ‘과학과 처음 만나고 좋아하게 된 순간, 내가 과학을 좋아하게 된 이유’였고, 각 작품에는 과학을 좋아하게 된 저마다의 이유가 녹아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라고 하면 왠지 어려서부터 과학과 수학의 천재들이었겠지 싶고, 대부분 과학고등학교 출신들이라서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글들이 의외로 소박하고 풋풋하다. 그들이 과학을 만난 순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호기심 많은 소년, 소녀들 모습이다.
아버지 손을 잡고 과학관을 다니던 아이, 도서관과 서점에서 과학책을 탐독하던 아이, 해리포터의 마법에 빠져 투명 망토가 궁금했던 아이, 할머니를 위해 안마 기계를 만들어드리고 싶었던 꼬마, 문방구에서 고무동력기를 집어든 아이, 하늘의 별 세기를 좋아하던 아이, 만화영화 속 로봇이 영웅이었던 아이, 미니카를 좋아하던 아이 등등.
카이스트에 입학한 학생들은 한국의 교육 체계 속에서 좀 더 일찍 관련 사교육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대부분 일상의 어느 순간에 반짝 ‘과학이 이런 재미를 주는 것이구나’를 느낀 이후 좀 더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관심 분야를 일찍 찾은 덕분에 공부도 남보다 더 열심히 한 결과 현재 카이스트에서 공부하고 있게 된 듯하다. 과학을 어려워하는 중·고등학생이 읽으면 좀 더 편하게 과학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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