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더위는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마저 힘들게 한다. 이런 살인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탄천에 모여 달리는 청춘들이 있다. 수은주가 35도를 넘어선 날 저녁,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탄천에는 못 말리는 ‘포레스트 검프’들이 하나둘 모여 들었다. 본격적인 달리기에 앞서 가볍게 몸을 푸는 ‘24핏 클럽 분당 크루’ 회원들. 그들의 모습에서는 폭염의 고단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삶의 활력을 위한 운동, 즐거움이 우선
러닝, 즉 달리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어지간한 의지가 없고서는 지속적으로 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동호회를 시작한 김국빈 코치는 “서울에는 이미 러닝 동호회들이 활성화 되고 있어요. 실내 운동과 다른 매력의 야외 러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답니다”라며 지난 3월 결성된 ‘24 핏 클럽’도 이미 6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트레이너로 활동하다보면 혼자 운동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그러다보니 운동의 효과나 매력을 알게 되기 전에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아요.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아요.”
김 코치는 운동 효과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동호회 활동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동기부여에 최고라고 한다.
‘분당 크루’ 4개월 차인 박지현씨(31세ㆍ분당 정자동)는 “큰마음 먹고 찾은 헬스장에서는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없더라고요. 개인 PT는 가격적 부담이 있고, 그러다보니 러닝머신을 뛰는 것이 고작이었어요. 하지만 분당 크루는 달라요. 달리는 것은 같아도 답답한 헬스장이 아닌 탄천 바람을 맞으며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달리다보면 시간도 빨리 간답니다”라며 재미있게 함께 운동하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력과 심폐력 등 몸이 먼저 달라지고 있는 것을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나를 위한 시간, 함께하니 더욱 좋다
바쁜 생활에서도 자신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는 2030세대. 여러 매체로 소개된 ‘혼밥’과 ‘혼술’ 등은 2030세대들은 함께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생활에 더 우선적인 의미를 둔 세대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곳 회원들은 달랐다. 그들은 나를 위한 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좋다고 입을 모은다.
이곳 동호회를 알기 전에는 혼자 탄천을 달렸다는 홍기훈씨(29세ㆍ분당 야탑동). “서로 격려하며 함께 운동하다보면 혼자 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마음 맞는 회원들과 함께 준비해서 러닝대회에 참가하는 등 또 다른 활동을 하기도 한답니다”라며 동호회의 장점을 귀띔해주었다.
한편, 김 코치는 혼자 운동하는 것을 힘들어 하던 회원들도 함께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욕심이 생겨 무리하기도 한다며 이런 점을 잘 살펴 적절한 운동량을 가이드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운동전문가인 김 코치가 함께하기에 든든하다며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회원들이 운동의 재미를 잃지 않도록 등산이나 다른 운동을 시기별로 경험할 수 있어 운동을 썩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도 지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분당 크루’의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운동 하고 싶은 2030세대라면 누구든 환영
2030세대로 자격이 제한돼 있어 아쉽지만 이 조건을 만족시키고 운동할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8시 30분, 정자역 부근 신기교 밑을 찾으면 된다. 이미 많은 여성회원들이 함께 하기에 성별은 더 이상 망설일 조건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이곳을 알게 돼 두 달째 활동 중이라는 김미리씨(32세ㆍ용인시 보정동). 물론 하지 않던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하루 종일 앉아있어야만 하는 직장생활을 벗어나 탄천을 달리다보면 체력은 물론 활력 또한 생기는 것을 경험할 수 있어 이제는 운동을 빠뜨릴 수 없다고 한다.
화려한 야경처럼 빛나는 건강 에너지가 가득한 ‘24핏 클럽 분당 크루’ 회원들. 그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밤 문화가 반갑다.
문의: 010-8930-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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