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천고 혁신부장교사
조다윗
여름방학 전 10일 간의 기록
7월 5일 혁신학교, 자율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여름방학이 10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1학기를 반성하고 재충전할 방학이 점점 더 간절하다. 오후에 혁신실천연구회 정기모임이 능실초등학교에서 있었다. 수원시 각 혁신학교의 혁신부장들과 교육청 혁신교육담당 장학사와의 대화가 있었는데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지나치게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교육청을 성토하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혁신학교의 성공에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관리와 통제로 이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자율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지원해야 한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야한다.
7월 6일 학생들의 특기·적성 고려한
진로지도 절실
수업시간에 기말 지필평가 서술형 정답과 개인 점수를 확인했다. 학업에 관심이 없어 답안지를 백지로 제출한 학생들도 보인다. 율천고에는 전문계 고등학교에 떨어져서, 혹은 부모님을 못 이겨 입학한 학생들이 많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다수 일반계 고등학교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학생들의 특기나 적성을 고려한 진로지도가 아닌 명문대 입학을 위한 가혹한 경쟁이 불가피한 학력중심 사회가 오늘의 학교문화를 병들게 한 주범이다. 공부를 잘 하든, 못하든 여기에서 자유로운 학생은 거의 없다.
7월 7일 효과적인 모둠수업 운영 고민
수업시간에 1학기 수업평가 설문을 해보니 모둠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반대하는 학생들은 수업시간이 소란하고, 모둠친구들과 마음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졸리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능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좋다는 찬성 학생들도 있다. 학생간의 수준 차가 크고, 학습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많은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강의식 수업의 결과는 그동안 이미 수없이 경험해온 터라 반대의견이 있다고 해서 강의식 수업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효과적인 모둠수업을 운영할 것인가? 매번 되풀이되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는 과제다.
7월 12일 와글와글공부방 1학기 평가
오후 6시에 메타인지를 활용한 하브루타 방식의 방과후 학습동아리인 ‘와글와글공부방’ 1학기 평가회를 가졌다. 운영을 도와 준 졸업생 멘토 5명과 각 학년 학습동아리 대표들과 함께 1학기를 돌아봤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좀 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담당교사지만 저녁에 출장이나 회의가 많아서 공부방을 많이 챙기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졸업생들과 동아리 대표들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7월 14일
1학기 마지막 야간자율학습 감독
1학기 마지막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했다. 시험 이후라 참여한 학생들이 별로 없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2017년 야간자율학습 폐지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사뭇 궁금하다. 여러 변수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야간자율학습 폐지에 찬성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밤늦도록 학교와 학원에서, 직장인들은 밤늦도록 일터에서 지쳐가고 있다. 그런 삶이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멈추지 않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계속 힘들게 달리고 있을까? 답답하다.
7월 19일
방학 전 영어책 읽기 수업 진행
대부분의 학교가 시험 후 방학까지 1~2주간의 시간을 보낸다. 이 기간 동안 수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영어책 읽기 수업을 진행했는데 효과가 괜찮았다.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읽고,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록을 작성한다. 열심히 참여한 학생들은 활동내용을 생활기록부에 적어 줬다. 저녁에는 3학년부에서 초대한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했다. 3학년 담임선생님들은 여름방학에도 학생들의 입시지도, 자기소개서 지도 등으로 쉴 틈이 없다. 수고하시는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내드린다.
7월 20일
3주간의 방학, 2학기 달릴 힘 충전
드디어 방학이다. 약 3주간의 방학을 통해 2학기를 달릴 힘을 충전해야겠다. 평소 관심 있던 직무연수를 2개 신청했다. 그리고 지지부진한 우쿨렐레 연주 실력을 키울 우쿨렐레 지도자과정 직무연수도 신청했다. 이렇게 바삐 지내다 보면 방학이 금세 훌쩍 지나갈 것 같아 벌써부터 아쉬워진다.
2학기를 시작하며
선생님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방학동안의 안부를 묻다보니 어느새 첫 시간 수업종이 울린다.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눈을 맞춰본다.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이며 얼굴들이 그저 반갑다. 첫 시간부터 진도를 나갈 수는 없는 법! 인디언식으로 친구이름 지어주기 활동으로 첫 수업을 시작했다. 한 학생이 ‘따스한 바람’이라고 내 이름을 지어주었다. 맘에 든다. 자!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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