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의 경쟁력 - 체계적인 진로 진학 프로그램 갖춘 온양한올고등학교]

한 명 한 명 모두가 소중한 교육, 결국은 진로와 진학에 영향

김나영 리포터 2016-08-24

기획 - 학생부 종합 전형 시대, 천안 아산 일반고의 경쟁력

학생부 종합 전형이 급부상했다.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고, 동시에 진로를 향해 얼마나 노력하고 준비해왔는지 성실성과 가능성에 주목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입시제도다. 다른 어느 때보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준 높은 활동과 학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시기, 천안아산내일신문이 우리 지역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및 교내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입시를 겨냥해 시작한 변화가 아니었다.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고, 자신이 선 바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학교가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에 학교와 교사가 변화했고, 수업이 달라졌다. 진로 진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풀어나갔다. 결국, 학생들도 변화를 이어가며 학교의 분위기를 함께 다듬어갔다. 그것이 2000년. 벌써 한참 전의 일이다.
온양한올고등학교(교장 박우승. 이하 온양한올고)는 진로 진학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앞서있다. 대입에서 수시 및 입학사정관제 전형, 그리고 최근 학생부 종합전형이 강세를 보이며 학교에서의 활동 및 교육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학교들이 최근 수업에 변화를 적용해 대입에 방향을 맞춘다. 그 과정을 온양한올고는 이미 오래전 준비하며 학교만의 내용을 만들어냈다.
그저 입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학생을 위한 진로 진학을 고민했고 결과보다 내용과 과정을 중시했다. 그 결과 갖게 된 ‘진로 진학에 강한 학교’라는 평가는 오랜 기간 차곡차곡 쌓아온 학교와 교사, 학생들의 노력이 이룬 결과다. 



1학년 정규과정에 있는 디베이트 수업.


입시 위한 결과보다 학생 위한 내용 먼저

“과거 온양한올고는 전문계와 일반계 종합학교였고, 수능 기준으로 학력도 높지 않았습니다. 또한 당시만 해도 아산에서 공부 좀 한다는 학생은 천안지역의 명문이라 꼽히는 학교로 진학했지요. 하지만 고등학교가 꼭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해야 할까요.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3년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모두 소중히 여기는 학교명의 의미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업과 프로그램을 고민하기 시작했지요.” 온양한올고 박준호 교감의 설명이다.
교사들은 힘을 모아 교육개혁과 수업의 변화를 꾀했다. 동시에 진로 진학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이야 진로 진학이 교육의 화두지만, 당시만 해도 의미조차 생소했을 때였기에 쉽지는 않았다. 앞서 진행한 사례가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었기 때문에 교사들이 회의하고 의논하며 하나씩 방법을 만들어나갔다. 학교의 지원, 교사의 노력 등을 통해 수업이 바뀌고 새로운 교육방법과 프로그램이 하나 둘 적용되면서 어느 순간 점차 아이들도 달라졌다. 수업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찾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그 결과 성적은 물론, 주목받는 대입 결과로도 온양한올고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과학 사회 교사가 직접 제작한 디베이트 수업교재.


결과보다 내용과 과정 우선한 수업, 결국 입시가 바라는 바 

최근 들어 학생부 종합전형이 강화되고, 전형에서 학교 활동을 중요시함에 따라 학교들은 모두 풍성한 활동을 진행한다. 대부분 학교가 비슷하다. 온양한올고가 이미 2000년부터 준비하고 적용한 프로그램도 이름만 듣는다면 학교만의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용으로 들어가면 다르다. 무엇보다 입시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다.
온양한올고가 중요하게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We Can Fly 캠프’가 있다. 일회성이 아니라 학기마다 1회씩 진행하는 것으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법부터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 공부계획 세우는 법, 스스로를 갈고 닦는 법 등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용은 깊어지고 구체화된다. 이 안에서 학생들은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꿈과 진로를 찾고, 그를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부분까지 접근한다. 2011년부터 진행한 디베이트 프로그램도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 학교에서 디베이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다른 바 없어 보이지만 진행해온 5년의 과정 속에는 온양한올고만의 특징이 녹아있다. 교육과정과 연계해 공통사회 공통과학을 묶어낸 융합수업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교재 역시 과학교사와 사회교사가 협업해서 직접 제작해 그저 토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 더 나아가 융합지식까지 확장한다. 디베이트 수업은 2014년부터 1학년 정규교육과정으로 포함, 매주 진행한다. 


매 학기 진행하는 We Can Fly. 3년간 오리엔테이션 포함 7회 진행


우수한 한 명보다 한 명 한 명 모두의 결실이 더 소중 

이 과정 속에서 온양한올고는 더욱 굳건해진 교육철학을 갖췄다. 입시를, 대입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열매를 맺도록 지원하다 보면 결국, 그 과정이 대입에서의 결과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대입은 내용과 과정을 중요시하는 온양한올고의 프로그램에 맞닿아 있다.
“우리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와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 결과 대학진학도 여느 학교와 비교해서 절대 뒤떨어지지 않아요. 물론, 서울대 진학률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에 맞는 진학은 우리 학생들이 더 앞설 겁니다.” 온양한올고 교사들의 강한 자신감이다.
물론, 그 자신감은 우수한 한 명보다 한 명 한 명 학생 모두를 바라보는 교사들과 자신의 진로를 향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이 어우러졌기에 만들어낼 수 있는 자신감이다. 


[졸업생에게 듣는다 -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1학년 백승희양]
“대학 진학한 후 온양한올고의 꽉 찬 3년을 실감했어요”



-. 온양한올고에 진학을 결심한 이유는

입시설명회에서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올이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의미라는 이야기를 듣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소통하며 같이 살아가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 진학을 결심했다. 다녀보니 선생님들께서 정말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관심과 애정을 주신다. 

-. 고등학교에서 어떤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나

We Can Fly 캠프가 큰 도움이 됐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갖게 한다. 나를 알게 하고 적성과 꿈을 찾도록 하고, 이루기 위한 방법,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까지 나아가도록 한다. 더 열심히 공부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 대학에 와보니 이 프로그램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 과학과 사회 융합수업으로 진행하는 디베이트 수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2014년부터 정규수업이 되었는데, 이전에도 굉장히 활발했다. 생각의 폭이 넓어졌고, 하나의 문제를 다양하게 접근하는 습관이 생겼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이 아니라 배우고 있는 것을 주체적으로 생각하면서 다른 영역으로 폭을 넓혀갈 수 있어 좋았다. 선생님들이 직접 제작한 배경교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막연하지 않았다. 말하고 듣는 과정은 대입 면접 볼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 

-. 고교 3년이 어떤 시간으로 기억되나

3년을 정말 꽉 차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진로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방향으로 생활했다. 선생님들도 대학 진학 자체가 아니라 진로에 맞는 진학을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 그 분위기 속에서 3년 동안 진로를 향해 준비한 내용을 잘 정리해 많은 친구들이 원하는 진학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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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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