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학교와 직장으로 나가는 가족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바쁜 주부들. 오후에는 집안일과 방과 후 자녀들을 보살피느라 한가할 틈이 없다. 나만의 취미생활을 만들고 싶은 주부들에게 라인댄스는 음악과 함께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이자 친구도 사귀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여가활동이다. 무더운 한여름에도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는 목동타운홀 라인댄스 반을 찾았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주 2~3회씩 다양한 음악에 맞춰 댄스 즐기는 라인댄스 반 회원들
7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9시, 양천우체국 맞은편에 위치한 목동타운홀에는 남편과 자녀들을 일터와 학교로 보낸 주부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이들은 목동타운홀 라인댄스 반 수강생들.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준비해 온 댄스복으로 갈아입고 수업 시작 전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이 베테랑답다.
라인댄스 반은 목동타운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매주 월·수·금 오전 9시와 오전 10시에 1시간씩 라인댄스 고급반과 중급반이 운영되며 화·목 오전 10시에는 입문반이 운영된다. 목동타운홀 운영관리 책임자인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정리나 주임은 “2011년 목동타운홀 개장과 더불어 시작된 라인댄스 반은 입문, 중급, 고급반뿐 아니라 시니어 중급 및 고급반까지 총 5개 반에 각각 20여명의 회원들이 댄스를 익히고 즐긴다”라고 설명한다. 평일 오전 및 오후 시간대에 수업이 진행돼 수강생들은 대부분 40~50대 주부들이다.
라인댄스는 여러 사람이 줄을 지어 추는 춤으로 특별한 파트너 없이 앞줄과 옆줄의 라인을 만들어 추는 선무(線舞)이다. 전신운동으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오랫동안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자잘한 근육을 사용하므로 활동량이 늘어나 체지방 감소 등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회원들의 몸매는 다들 늘씬하다.
목동타운홀 라인댄스 반을 맡고 있는 권안나 강사는 49년째 춤을 추고 있는 타고난 춤꾼이다. “힙합, 펑키, 재즈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라인댄스는 전신운동으로 주부들의 우울증 치료에 최고의 묘약”이라며 “우리 회원들 중에는 라인댄스를 통해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고 댄스 강사로 활동하는 분들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라인댄스 통해 삶의 활력 찾고 대회 수상의 기쁨까지 누려
권 강사와 회원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춤을 소화한다. 고급반답게 특별한 지도나 설명이 없어도 그간 배운 동작과 스텝을 따라하며 우아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취미삼아 라인댄스를 시작했다는 이양순 회원은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니 몸과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다”라며 “댄스를 배운 뒤 주부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돼 이제는 남편이 먼저 댄스수업을 챙긴다”라고 자랑한다. 라인댄스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는 유순영 회원은 “라인댄스는 어렵지 않고 과격하지 않아 오랫동안 즐기기 좋고 특히 좋은 음악과 함께 해 생활의 활력이 된다”고 설명한다.
권 강사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몸매를 자랑하며 멋진 춤동작을 시범으로 보여준다. “대부분 오랫동안 라인댄스를 취미로 즐긴 주부들이라 몸이 유연할 뿐 아니라 춤 실력이 수준급이에요. 이제는 댄스스포츠가 대중화돼 외부 대회가 많이 열리죠.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회원들은 수업이 없는 시간에도 모여 함께 호흡을 맞추고 연습을 해요. 당연히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죠.”
아름다운 춤사위만큼이나 이들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작년 11월에는 제13회 종로구청장기 댄스스포츠대회에서 단체전 최우수상 및 개인전 1종목에서 1~3등을, 같은 해 10월에는 제6회 동작구연합회장배 생활체육 댄스스포츠대회에서 단체전 1등, 5월에는 제6회 양천구청장배 생활체육 댄스스포츠대회 단체전 대상을 수상해 존재감을 뽐냈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댄스복을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목동타운홀 라인댄스 반 회원들의 모습에서 행복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주부들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니 인터뷰>
권안나 강사
“라인댄스는 우울증에 빠진 주부들을 바로 세우는 특효약이죠”
“어렸을 때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양천구 댄스스포츠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점검하죠. 자기를 잃어버리고 무기력에 빠져 있던 주부들이 춤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나아가 자아실현까지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뿌듯해요. 회원들끼리 친해져서 수업이 끝나면 싸가지고 온 간식을 나눠먹기도 하고 오래된 친구처럼 지내죠.”
유순영 회원
“아침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활력이 넘쳐요”
“목동타운홀 라인댄스 반은 1년여 전부터 수강하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도 춤은 좀 배웠죠. 라인댄스는 따라 하기가 쉬워 주부들의 취미생활로는 ‘딱’이에요. 아침마다 좋아하는 팝송이나 라틴음악을 들으면서 춤을 따라하면 하루 종일 활력이 넘쳐요. 라인댄스는 전 세계적으로 춤 동작이 통일돼 있어 두뇌발달이나 중년여성들의 치매예방에 아주 좋아요.”
이양순 회원
“라인댄스 시작하니 몸과 마음이 젊어지고 예뻐졌어요”
“라인댄스를 시작하고부터 우울증과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됐어요. 멋진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니까 몸매도 예뻐지고 표정도 밝아지고요. 작년에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이태리 피렌체 광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저도 모르게 배웠던 라인댄스를 가볍게 따라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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