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지역내일 2016-08-11

영화 <터널> 하면 쉽게 재난 상황을 연상하게 된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터널이 무너지고, 자동차 영업사원이 홀로 무너진 터널에 갇혀 고군분투해야 하니 재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무겁거나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초긍정 사고방식의 하정우 때문에 낄낄거리게 되고, 재난을 대하는 119공무원이나 여자 장관의 태도에 실소를 금치 못하며, 사명감을 갖고 구조에 임하는 ‘천만 요정’ 오달수의 고군분투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영화

하지만 이 모든 유머가 지극히 현실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슴 현 켠은 내내 씁쓸하다.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 상황에서도 터널 지도를 가져오다 찢어먹는 초짜 구조요원의 모습이나 마치 큰 토론거리라도 만난 듯 급조되는 케이블 방송들, 재난 현장에서도 기념사진 찍기를 놓치지 않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거울에 비춘 듯 현실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마지막까지 관객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았던 김성훈 감독은 이번 영화 <터널>에서도 특유의 유머와 진정성을 오가며 관객들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어처구니없는 인재가 거듭된 탓에 내일의 나 또한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되는 요즘. 영화 <터널>이 더욱 실감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터널

러닝타임 동안 비좁은 터널 안을 종횡무진 혼자 누비는(?) 하정우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수려하다. 촘촘하게 짜인 시나리오는 둘째 치고라도 동공으로도 연기하는 그의 깊이 있는 캐릭터 이해와 개사료 먹기를 불사하는 진정성은 ‘정수’라는 캐릭터를 빛나게 한다. 그 누가 무너진 터널 안에서 정수처럼 질기고 집요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소설 속 이야기는 터널 밖 사람들과 사회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김성훈 감독은 그런 이야기를 가능하게 한 터널 속 정우에게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야기에 대한 접근이 다르니 전체적인 분위기도 전혀 다르게 풀린다. 하정우가 끌고 오달수가 미는 유쾌한 재난 영화 <터널>. 감히 올 여름 더위가 다 끝나도록 사람들의 입에서 계속 회자되리라 짐작되는 영화이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