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도서 <대한민국 수험사전>을 펴낸 대학생 출판 프로젝트 팀 ‘한울’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재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입시의 문턱에서 방황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자신들의 경험담을 살려 실질적인 입시 조언을 담은 책이다.
책 집필에 참여했던 학생 중 5인을 만나 수시, 정시, 수험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수시에 임하는 자세!
전현규 : “수시 전형의 핵심은 ‘지원 학생이 대학의 인재상에 맞는가’에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은 열정, 도전, 인재라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학종에 대해 지나치게 부담을 갖지 말고 내가 누군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전형의 취지는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 위주로 깊이 있게 접근하되, 수능과 내신 공부의 균형을 맞추기 바란다.
이성환 : “연대 자연계 논술을 예로 들면, 고1 수학 범위는 수능 범위에 포함되지 않지만 수열의 규칙이나 이항 정리 단원의 난이도를 높여 논술 문제로 출제했다. 경험상 교과서의 심화학습 부분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개정 전 수학 <실력정석>을 보기 바란다. 정석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개념조차 상세히 증명되어 있다.”
정지현 : “학과에 너무 얽매이지 않기 바란다. 반드시 그 학과만 가겠다는 목표보다는 희망 분야로 갈 수 있는 길이 다양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나는 정치 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불어불문학과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관심 분야의 기초학문이 불어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원하는 수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실용학문을 고집하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보고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수시를 준비한다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 바란다. 전공적합성에 맞는 활동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 분야와 상관없이 다양한 대회와 활동에 참여했다.”
박성배 : “나는 영어 특기자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지만, 비교과 활동과 내신 성적 관리에도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 특기자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도 입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내신 관리와 학교생활에 중점을 두고 함께 준비하기 바란다. 학생부종합전형뿐 아니라 특기자전형 역시 학생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가가 중요하다. 방과후학교나 학교 자율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해 선생님과 꾸준히 소통하는 것도 수시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된다.”
김효민 : “나는 수능 만점을 받아 정시로 합격했지만 경험상 내신 준비와 수능 준비가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몇몇 학생들은 수시를 포기했다며 내신 관리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고1, 2학년 때의 내신 준비 과정은 큰 의미의 수능 준비와 같다. 고3 내신 시험은 대부분 수능형 출제 경향을 띠고 있으므로 당연히 신경 써야 한다.”
정시에서 중요한 건?
정지현 :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내가 제일 하위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수능 당일에는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 경험담을 밝히자면 수능 시험 1교시 국어에서 시간이 부족해 조바심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해 수학, 영어 모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수능 전 10월에 수시 합격자 발표가 나서 나의 경우 이미 대학에 합격했지만, 나태하거나 풀어지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수능 공부에 임했다. 이 시점에서 명언 한마디 덧붙이자면 입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웃음)
박성배 : “나 역시 10월에 특기자전형 합격자 발표가 일찍 났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이런 학교의 면학 분위기에 휩쓸려 수능 공부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웃음) 특히 고3 내신은 수능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학생이 고3 2학기 내신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수능까지 길게 보고 착실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효민 : “나의 경우 고3 4월이 되어서야 과탐Ⅱ 과목을 선택했다. 그때부터 국, 수, 영어 교과 비중보다 화학Ⅱ 공부에 더 많이 투자했다. 과목 특성상 수학과 영어는 고3 때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도 성적 향상 폭이 넓지 않다. 그러나 탐구 과목은 투자 대비 성적 향상을 꾀하기에 유리하다. 자연계열 학생 중 국, 수, 영 세 과목이 어느 정도 안정권이라면 탐구 과목을 전략적으로 파고드는 것도 좋다고 본다. 6월 모평 이후 조급해지기 시작해 잠을 줄이는 수험생들이 많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지만, 오히려 페이스 조절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또, 9~10월은 의지력이 부족해지는 시기다. 입시는 체력과 의지력이 동시에 필요하므로 수능까지 적절히 안배해야 한다.”
전현규 : “평상시 모의고사를 정말 잘 봤던 친구가 수능 시험을 본 뒤 좌절하는 경우도 봤고, 반대로 모의고사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는데 수능 시험을 잘 치러 반전을 이뤄낸 친구도 있었다. 배가 침몰하는 건 목적지 부근이다. 방심하지 말라는 얘기다. 특히 10월에 일찍 합격자 발표가 난 친구들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입시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기에 모의고사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수능까지 멈추지 말고 달리기 바란다.”
이성환 : “서울대 화학교육과에 합격했지만 의예과 진학을 목표로 재수를 선택했다. 나의 경우 고교 재학생일 때와 재수생 때의 공부 양이 3~4배 정도 차이가 났다. 또, 이미 수능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는 점보다 9월 모평 이후에도 절대 풀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다면 첫째, 방학을 이용해 재수생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함께 공부해보며 마음가짐을 다잡으라는 것이다. 둘째, 수능과 거의 유사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경찰대 시험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월 모평 이후 가장 풀어지기 쉬운 시기에 치르므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험 생활 이렇게!
전현규 : “수험생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학업 스트레스다. 대부분 친구나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경쟁 심리에서 비롯되며, 열등감 등이 스트레스의 근원이 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교육을 받는 이유는 이 사회의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1등을 목표로 한다기보다 ‘나를 위해서,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의 원동력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비교는 절대 금물이다. 대학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입시를 떠나서 자기 삶의 방향성과 목적을 생각하며 모든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