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우체국 뒤편 문발동 골목에 언젠가부터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2012년 무렵 서울시에서 핸드메이드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문발동 골목에 사는 예술가들은 ‘우리도 뭔가 함께 해보면 좋겠다’고 궁리하기 시작했다. 짝작문화예술인조합의 시작이었다.
예술가가 모이면 동네가 달라진다
출판단지 옆 동네라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과 공예 예술 분야에 재주 있는 이들이 유난히 많은 문발동. 이들이 뜻을 모아 만든 행사가 ‘심학산 옆 골목잔치’다. 해마다 두 번씩 7회 째 열어온 행사다.
만두가게, 편의점 등 동네 상점들이 손을 보태면서 넉 달 전부터는 마을 장터로 발전했다. 짝작문화예술인조합이 기획해 매달 둘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문발동 마을알지 플리마켓이 그것이다.
짝작문화예술인조합의 초기 멤버는 가죽공방과 일러스트 작가, 목공방과 바느질 공방, 도자기 공방의 대표들이다. 지금은 열다섯 팀이 더 합류했다. 도자기만 3팀, 가죽 2팀, 패브릭 유아용품 2팀에 비누와 한지, 자수 작가들이 각각 한 팀씩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 가운데는 문발동 주민도 있지만 일산이나 홍대에서 작업하는 이들도 많다. 문발동에 살지 않더라도 짝작문화예술인조합의 조합원들은 이 동네를 위한 공공사업과 마을 행사 홍보 및 발전을 위해 활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작은 공방과 작가들의 연대
멋진 작품을 만드는 일에는 전문가지만 각자의 예술품을 판매하는 데는 서툰 작가들이 연대했다는 점에서 짝작문화예술인조합은 뜻 깊은 모임이다. 하루하루 매출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작은 공방들이 스스로 존재를 알리면서 지역에도 도움이 되고, 마을 일에 참여하면서 모두의 요구를 함께 담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조합 업무는 도예공방 ‘작’의 박준범 작가가 실무를, 작가들을 연결하는 일은 김연희 작가가 맡고 있다. 플리마켓이나 ‘심학산 옆 골목잔치’뿐 아니라 청소년들을 위한 교양강좌도 진행한다.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함께 ‘이웃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직업 이야기’ 강좌를 진행한다. 지역의 청소년에게 직업의 세계를 안내하는 강의다.
고유 브랜드 만드는 게 꿈
각자 고민할 때는 외로웠지만 모이니 힘이 됐다. 행사 하나를 진행하더라도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걸릴 때와 아닐 때 받는 힘이 다르단다. 단체로 박람회에 참여하거나 협조 공문을 구할 일이 있을 때도 단체로 하면 더 수월하다고.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플리마켓은 다소 한산하다. 하지만 작가들은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으려 한다. 플리마켓에서 만난 작가들끼리 친해지다가 콜라보 작업을 하는 등 천천히 즐겁게 길을 가려고 한다.
짝작문화예술인조합의 최종 목적은 짝작만의 브랜드 디자인을 만드는 일이다. 도자기와 패브릭, 가죽 제품 등 리빙 제품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조합 공동 매장을 만드는 것도 숙제다. 외국의 예술인 조합들처럼 짝작하면 떠오르는 디자인을 들고 해외 박람회에 나가는 날까지 짝작 작가들은 느린 걸음이라도 한 발짝씩 함께 걸으려고 한다.
짝작문화예술인조합에서는 참여할 작가들을 모집하고 있다. 핸드메이드 작가는 해당 분야에서 2~3년 정도 작업 경력이 있는 작가라면 가입할 수 있다. 성악, 악기 등 공연 분야 예술인도 환영한다. 문발동 마을알지 플리마켓에는 비조합원 셀러도 참여할 수 있다. 7월에는 9일(토)에 열렸다. 8월은 쉬고 9월 10일 토요일 오후 3시~7시에 진행된다.
위치 파주시 문발동 613-2
문의 070-8823-0086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청소년 진로 탐색 강좌 ‘이웃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직업 이야기’
바리스타와 영화 소품 팀, 동화작가, 성악가, 복합예술가, 만화가를 직접 만나는 기회가 열린다. 문발동 짝작문화예술인조합과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여는 청소년 진로 탐색 강좌로,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진행되는 강좌다.
7월 28일에는 카페 커피발전소 송성근 바리스타, 7월 30일에는 영화 ‘곡성’, ‘오빠생각’ 등 다수의 영화 제작에 참여한 소품제작팀 김민혁씨, 8월 4일에는 동화 <아빠 보내기>의 박미라 작가를 만난다. 8월 6일에는 간송미술관과 규장각의 오세현 연구원, 8월 13일에는 <영혼기병라젠카>, <나이테기행>의 안승희 만화가를 만난다. 참여 대상은 중학교 전 학년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 신청 및 문의 070-8823-0086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