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파이프(panpipe)라고도 알려져 있는 팬플루트(panflute)는 음색이 마치 우리나라의 대금과 흡사하다. 한쪽 끝이 막힌, 길이가 다른 피리를 여러 개 이어 붙인 삼각형 모양으로 관의 길이에 따른 소리의 높낮이를 이용해 서양의 음계에 따라 연주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카리나나 플루트에 비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부드러운 음색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악기 중 하나다.
악기로 시작했지만 사람이 더 좋아
팬트라움(단장 최기호·42)은 2009년 2월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팬플루트를 연주하던 연주자들이 팬플루트에 관심 있는 초보자들을 모아 창단한 동호회다. Panflute의 ‘Pan’과 독일어로 ‘Traume’(꿈)이라는 뜻을 합쳐 팬플루트로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팬플루트의 꿈’이라는 의미다.
단원은 모두 20여 명으로 창단 때부터 활동하고 있는 1기 단원들을 비롯해 4~5년 이상 활동해온 단원이 대부분이다. 40~6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대전 시민대학 공간을 빌려서 하는 정기 연습에 거의 전원이 참여할 만큼 열성이 대단하다. 몇몇 남성 단원들을 제외하고는 40~50대 주부들이 주축을 이루며, 모두가 직업을 가지고 바쁜 시간을 쪼개 활동하는 점도 눈에 띈다.
창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전시민천문대 별 음악회’를 비롯해 대전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나가 공연을 하고 복지시설 공연 등 봉사활동도 한다. 단원들끼리 단합을 위한 번개나 수련회, 송별회 등 자체 행사도 잦은 편이다. 온라인카페 (http;//cafe.daum.net/pan4you)에도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열정이 엿보인다.
단원들 대부분이 우연한 기회에 팬플루트 연주를 접하고 그 소리에 매료돼 팬트라움에 발을 들여놓았다. 팬플루트라는 악기의 매력에 반해 시작한 활동이지만 계속 활동하게 만드는 요인은 ‘악기보다 모임과 사람들이 주는 에너지가 더 크다’는 게 단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팬플루트지만 처음 배울 때는 관들을 찾아다니며 음계를 찾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애를 먹는다. 꾸준한 연습만이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그 과정에서 단원들의 끈끈한 관계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 활동을 시작한지 5년이 조금 넘는다는 주미순(47)씨는 중간에 병원 입원으로 활동을 쉬고 있을 때 단원들이 병실로 찾아와 연주해 주었던 일을 소개하면서 “가족 같은 단원들을 사랑한다. 팬트라움은 내 생활의 제일 우선순위에 있는 활력소”라고 전했다.
작은 연주회가 함께하는 정기 연습
정기 모임인 월요일 저녁은 ‘monday concert''라는 이름 아래 진행한다. 3개월에 한 번씩 단원들이 조를 나누어 순번을 정하고 조별로 연주곡을 선정해서 모임 때마다 발표하는 형식이다. 초급자와 조를 이루게 된 상급자는 자연스레 연주를 이끄는 역할을 맡고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기회가 된다.
단원들 대부분이 팬플루트 이전에 이런저런 악기를 다루어 본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팬플루트를 시작한 지 6개월로 팬트라움 경력으로는 가장 막내라는 김경미(62)씨는 “이전에 가야금을 했다. 팬트라움 공연을 보고 휴대가 간편하고 나이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이렇게 어려운 악기였나?’ 싶게 음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지현(49)씨는 “이전에 오카리나와 플루트를 배웠는데 팬플루트는 보다 자연의 소리에 가까우면서 감성적으로 느껴진다. 사람에게 좀 더 친밀한 느낌이다”라고 팬플루트의 매력을 소개했다.
모두가 직장인으로 가족에게 할애해야 할 퇴근 후나 주말 시간을 팬트라움 활동에 쏟는 것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격려와 응원이 대부분이다. 단원들 중 제일 막내라는 이필형(42)씨는 “초등3학년 아들과 아내는 내가 팬트라움 행사나 연습으로 귀가가 늦어도 싫은 기색 없이 응원해준다. 집에서 가끔 연주를 하면 가족들이 좋아한다. 술, 담배 안하고 스트레스를 팬플루트 연주로 푸니 오히려 가정의 화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원들 중 최고령인 장치훈(65)씨는 “모임에 참여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흔치 않은 악기를 다루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모임 전체를 총괄하는 실질적 리더의 역할을 하는 최기호 단장은 “팬플루트 공연과 레슨을 함께 나누고 공감할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팬트라움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팬플루트 소리를 혼자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즐기고자 하는 것이 팬트라움이 지향하는 방향이다”라고 밝혔다.
문의 010-3430-2522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