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과의 싸움, 나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 수지 클라이밍 클럽

제주소년 오연준 무대에 선다

지역내일 2016-07-14

살면서 나에게 맞는 운동 하나 찾으면 매우 행운이다. 삶에 활기가 생기고 건강은 따라오며 질기며 꾸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운동이 평생 과제다.  그건 운명의 운동을 아직 못 찾았다는 증거다. 여기, 운명의 스포츠를 매우 강렬하게 찾은 사람들이 있다. 늘 오르기만 하는 사람들. 수지 클라이밍 회원들에게 오르지 못할 벽과 산은 없다.

클라이밍


강습 통해 만난 사람들 자체적 클럽 결성
평일 저녁시간에 찾아간 ‘수지 클라이밍’ 클럽에는 활기가 넘쳤다. 실내 암벽 장은 벽마다 알록달록한 인공 홀드 때문에 경쾌한 실내 놀이터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 벽과 씨름 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한 쪽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인공 암벽 과제 풀이를 하느라 서로 도전해보고 해결 방법을 함께 고안하는 모습도 보였다.
‘수지 클라이밍’은 용인 유일의 실내 암벽장 시설이다. 아르피아 건립 시 함께 설치됐는데, 현재 ‘엔그램’이란 회사가 임대 형태로 운영하고 있고 강습도 진행되고 있다. 이 장소와 강습을 통해 클리이밍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현재는 자유 클라이밍을 즐기는 40~50명이 클럽의 주축이 되고 있고, 이들은 또 자체적으로 클라이밍 산행 1년 스케줄을 잡아 전국 명산 암벽등반에 함께 나서고 있다고 한다. 


클라이밍을 하면서 제가 많이 달라졌대요!
용인 성복고 1학년 박준범 학생은 중2때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해서 2년째 하고 있다.
“중2때 아빠가 권유해주셔서 시작했는데 어렵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어요. 주변 친구들이 제가 클라이밍을 한다고 하면 멋있다고, 자신들도 해보고 싶다고 그러는데 말만 하고 시작하는 애들은 하나도 없어요.”
중 2때부터 클럽의 클라이밍 산행을 나갈 때 따라가곤 했는데 그때부터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중2때 클럽 아저씨들 따라서 클라이밍 산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엄마가 엄청 걱정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산행을 갔다 오면 일주일 내내 엄마, 아빠께 계속 산 얘기랑 암벽 등만 얘기를 많이 하나 봐요. 제가 평소에 정말 말이 없는 무뚝뚝한 아들인데, 클라이밍을 시작하면서 말이 많아지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이젠 너무 좋아하시고 응원해주세요.”

수지


포기하고 싶다가도 문득 느껴지는 성취감에 중독
박나래(35·여·용인 상현동 거주) 씨는 작년 4월부터 인공 암벽타기를 시작했다. 직장인이라 주로 평일 퇴근 후 인공 암벽장 볼더링을 즐기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근력, 지구력, 유연성, 인내심, 담력 이 모든 것이 갖춰져야 하는 운동인데 이것들을 한 번에 가질 수가 없거든요. 남자들이야 평소 근력이 있고 운동신경이 있어서 금세 따라잡는데 전 여자로서 한계가 느껴지고 레벨을 올리는 게 너무 느려서 포기할까 생각이 든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에요.”
박 씨는 벽과 씨름하는 순간 자신이 도를 닦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고 한다.
“클라이밍에 몰입하고 있을 땐 잡념이 없고 무념무상이 되죠. 아주 지루하고 오랜 시간 동안 씨름을 하다가 ‘내가 늘었네’라는 성취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클라이밍의 묘한 중독성인 것 같아요.”


< 수지 클라이밍 클럽 임갑승 대표 >
전신운동에 탁월, 고비 넘기기가 쉽지 않아


최근 클라이밍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긴 하지만 섣불리 하기에는 힘든 운동이라고 한다.
“문의는 많이 오는데 실제 강습을 등록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보통 2~3개월 코스 강습이 있는데 처음 15명 정원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 코스 과정에서는 3~4명밖에 남기 않죠. 이 운동은 처음부터 자기 몸무게를 버텨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강약을 조절하기 힘들죠. 힘든 고비만 넘기면 계속할 수 있는데 그걸 넘기는 사람이 드물죠.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실내 암벽장에 거의 매일 나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클럽에 가입해 클라이밍 산행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십니다.”
임 대표는 클라이밍의 효과와 장점에 대해 설명을 했다.
“클라이밍은 손끝부터 발끝까지 미세한 근육들을 함께 쓰기 때문에 전신운동 효과가 큽니다. 전신을 좌우로 움직이며 신체의 중심점을 찾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균형 있는 신체를 만들어 갈 수 있죠. 런닝 머신보다 2배의 칼로리 소모 효과도 있습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공통된 과제를 놓고 서로 토의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몸을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정신과 육체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재미있는 스포츠이죠. 진짜 암벽을 타고 정상을 찍었을 때 그 쾌감은 어떤 운동의 쾌감과는 바꿀 수 없을 없죠.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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