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_ 중증 장애 딛고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수상한 김덕환 근로감독관

“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 있으면 누구나 자신의 꿈 펼칠 수 있어요”

지역내일 2016-07-13

지난 2월 22일 정부는 69개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중 성과가 탁월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한 93명을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그중 고용노동부 서울 남부지청 김덕환 근로감독관은 중증 장애인으로 올 3월에는 5급 승진시험에도 합격했다. 역경을 이겨내고 자랑스러운 공무원으로 거듭난 김덕환 근로감독관을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소아마비로 중증 장애인 판정, 학교 졸업 후 9급 공무원시험 응시해 공무원의 길로
양평동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1층에서 만난 김덕환 근로감독관은 짧은 머리에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였다. 사업주의 임금체불로 힘들어 하는 민원인이 한 달 평균 800명씩 이곳을 다녀간다. “한 살 때 소아마비로 장애 2급 판정을 받았어요. 목발 짚고 걸어야 하는 장애인으로 살면서 어려움이 많긴 했죠.” 학교를 졸업하고 국가직 9급 공무원 장애인 특별채용 시험에 응시, 합격하면서 공무원 생활이 시작됐다.
“취업할 만한 곳이 별로 없었어요. 시험에 합격한 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을 했죠. 그 흔한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이 가진 것이라곤 운전면허증 뿐이거든요.” 고용노동부로 발령받아 처음 맡게 된 업무는 근무 중 재해를 당한 근로자들의 산재여부를 심사하는 산재보험업무였다. “근로소득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근로자들에게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다는 건 매우 큰 어려움이죠. 매월 지급되는 휴업급여로 생활해야하는 분들에게 산재처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죠.” 당시 근무하던 서울 북부지청에는 IMF 경제난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서 번호표를 뽑고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고용 사정은 어려웠다.
지금은 임금을 받지 못해 신고한 민원인을 대신해 사업주를 처벌하고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중재하는 근로감독관 업무를 맡고 있다. “기업은 지정한 월급일로부터 2주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신고한 민원인을 조사하고 임금을 체불한 기업주에게 연락해 중재를 시도합니다. 법을 어긴 사장들은 대부분 출석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죠. 수배를 하거나 영장을 발부받아 직접 찾아가기도 합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 다양한 직업 편견 없이 바라보고 체험할 기회 가졌으면

김 감독관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177명에게 4억 5,300만원의 체불임금을 돌려줬다. 타 근로감독관이 연 평균 53명에게 1억 원을 돌려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러한 근무 성과로 2016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2013년 올해의 근로감독관, 2009년 모범 공무원상도 수상했다.
목발을 짚고 다니는 장애인으로 요리조리 법망을 피해가는 사장들과 하루라도 빨리 임금을 받고 싶어 하는 근로자들 사이를 중재하고 처벌 대상자를 검찰에 넘기는 사법경찰의 임무를 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현장에 출동할 일이 많아 혼자서는 힘들지만 팀원들이 서로 도와줘 가능했죠. 원하는 만큼 임금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고소하는 민원인도 있었어요.”
수많은 민원처리 때문에 3D업종으로 통하는 근로감독관을 13년째 하면서 최근에는 5급 승진까지 했다. 주말 특근과 야근을 밥 먹듯 하며 정해진 기일 내에 업무처리를 완수해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된 젊은이들이 몇 개월 근무하다가 조금만 힘들면 생각했던 일이 아니라며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죠. 청소년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직업세계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공무원은 철밥통에 세금만 축내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대부분 아닌가요? 부모님도 자녀에게 좋은 성적만 강요하지 말고 아이에게 잘 맞는 적성을 찾고 관련 직업을 알아보는 노력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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