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은 ‘나’를 대신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수제도장은 기계도장과 달리 저마다 원하는 그림과 메시지를 담을 수 있어 좋다. 위조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수제도장의 장점이다. 아무리 같은 이름이라 해도 손으로 새긴 느낌을 그대로 따라 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에서 수제도장 만드는 작가들과 공방을 소개한다. 수제도장은 손 글씨로 새기기 때문에 모두 캘리그라피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손으로 직접 만든 선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체험 수업을 신청해도 좋겠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백석동 돌에 새긴 맘
전각도장과 도자기도장에 새긴 특별한 마음
나창호 작가의 ‘돌에 새긴 맘’ 공방은 전각과 회화, 캘리그라피를 다양한 시각에서 실험적으로 모색하는 창작 예술 공간이다. 체험 수업은 받지 않으며 주문 제작만 가능하다. 엄격하고 고된 작업을 통해 고품질의 도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하루 소량만 제작한다. 도자기 도장 또한 작가만의 특별한 디자인으로 정성스럽게 제작하고 성형해 가마에 구워낸다.
나창호 작가가 전각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명인, 즉 이름 새김이다. 자음과 모음 조합에 따라 글자의 배치와 획, 서체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칼날과 돌길을 따라 가다 보면 우연히 돌 트임 현상이 생기기도 하며 그 안에서 자연스럽고 조형적인 아름다운 글체를 완성한다.
나창호 작가는 지난 5월에 일산 롯데백화점 내 롯데아트스튜디오에서 전각도장과 캘리그라피, 회화 70여 방을 선보인 ‘너 또한 꽃 전(展)’을 열었다. 꽃과 시에 담긴 삶의 통찰을 유연하고 담백한 먹선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곧 공방을 ‘갤러리 하우스’로 확장 오픈하여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위치 일산동구 호수로 340-28 비잔티움일산2단지 314
문의 010-8570-4943
미니인터뷰 나창호 작가
“이름 모를 도공이 깜빡 졸다가 꾸욱 눌러놓은 듯한 질그릇처럼, 우연적인 흐름과 자연적인 형태로 완성되어 가는 것! 그것이 전각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도장 새김 전 이름 도안하는 과정을 인고라 하는데, 한 분 한 분 소중한 분들의 이름을 대할 때마다 도장에 담겨있는 바램을 잘 녹여내어야 받는 분들 또한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기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입니다. 평범하게 생각했던 자신의 이름 석 자가 특별하고 소중하게 다가온다는 고마움을 전해 들으면 작가로서 좋은 작품을 드렸다는 뿌듯함에 행복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두동 이보배 캘리그라피 공방
전각수제도장의 고풍스러움에 캘리그라피의 멋을 더하다
서예를 전공한 이보배 작가는 인사동 수제도장업체에서 근무한 윤민영 작가와 함께 서울 대학로의 ‘각설탕 수제도장’과 일산 작업실 ‘이보배 캘리그라피’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보배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전각을 새겨왔고 수제도장 업체도 6년 여 운영하면서 노하우와 실력을 쌓아왔다.
서혜의 획으로 캘리그라피를 써야 멋스럽고 서예의 획으로 도장을 도안하고 새겨야 느낌이 좋고 서예의 획으로 그림을 그려야 고풍스럽다고 말하는 이보배 작가는 항상 서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체 주문 시 특정 로고를 똑같이 새기는 경우를 빼고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도장 옆면의 꽃그림과 캘리그라피 문구, 매난국죽, 한문 등은 작가만의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직접 손으로 새긴다. 옆면에 디자인 후 새기는 과정, 옆면에 색을 입히고 밑면 도안 후 새기는 과정을 거쳐 제작된다. 맞춤 주문을 비롯해 캘리그라피와 수제도장, 한글 서예, 한문 서예, 먹그림 등을 1:1로 배울 수 있다.
위치 ‘서울 각설탕 공방’ 종로구 혜화동 126-5 2층/ ‘일산 이보배 캘리그라피 공방’ 일산서구 마두동 880-8 4층
문의 이보배 작가 010-3862-4956 윤민영 작가 010-8735-0936
미니인터뷰 이보배·윤민영 작가
“동양화 작품이나, 서예,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보면 낙관이 찍힌 걸 많이 보셨을 거에요. 전통 서예작품에는 그만큼 공부하신 전각가들이 새겨놓은 도장들이 사용하지만 부담이 적은 캘리 작품이나 혹은 자신만의 분야에 사인으로 직접 도안도 하고 새겨볼 수 있어 나만의 작품성이 돋보이는 것이 수제도장에 매력인 듯합니다. 동양 문화권에서만 사용하는 도장의 개념이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하게 여겨질 수 있어 희소가치도 있답니다. 컴퓨터처럼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새길 때마다 느낌이 살짝씩 다르기 때문에 손맛 또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수제도장의 또 다른 매력이죠.”
백석동 돌이깎이 수제도장
손 글씨와 손 새김으로 감동을 전하는 수제도장
안주희 작가가 운영하는 공방이다. 혼인신고나 아기 탄생 선물, 프로포즈, 결혼선물 등 특별한 날을 위한 수제도장 제작 의뢰가 많다.
돌이깎이 수제도장에서는 이름을 새기는 부분과 도장 옆 부분까지 작가의 손으로 직접 만든다. 작가가 캘리그라피로 원하는 메시지를 적어보고 작은 돌 안에 의미를 담아 직접 새겨 만든다. 기계도장이 아닌 손 새김이라 글씨체와 디자인까지 고심하느라 시간이 다소 걸린다. 이름을 새긴 후 옆면에 색을 올리는 작업도 하기 때문에 시간 여유를 두고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디테일한 문양까지 손 새김질로 완성된 도장은 드라이플라워와 캘리그라피 엽서를 매단 복주머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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