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28일 이틀 동안 대전시청 2층 전시실에서는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대전공예협동조합(이사장 라영태)이 주관하는 제46회 공예품대전과 제19회 관광기념품 공모전이 함께 열렸다. 잠시 짬을 내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구경하는 시간, 생각을 ‘멈춤’하고 싶은 개인적 욕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전 공예품의 소소한 면면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다.
올해로 46회를 맞은 공예품대전에는 35점의 작품들이 선정돼 전시됐다. 실용적인 도기, 가방에서부터 은은한 빛을 내며 기품을 자랑하는 귀금속까지 다채로운 공예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전의 공예품대전은 전국대회를 치르기 위한 예선전으로 기획·운영된다. 특선 이상의 작품들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출품된다. 대회 출품작들이라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났다. 올해로 19회를 맞았다는 관광기념품 공모전은 한국기념품과 대전기념품을 나누어 선정하고 식품분야까지 확대해 다양성을 담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 대회를 주관한 대전공예협동조합 라영태 이사장은 “공예란 ‘우리 삶’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빗으로 머리를 빗으며 우리는 빗이라는 공예품을 접한다. 거울을 보는 것도 차를 마시는 것도 연필이나 공책을 사용해 무언가를 남기는 것도 모두 공예품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소박한 삶에 아름다움을 보태려는 마음에서 공예는 시작된다”며 공예의 실용성과 예술성을 강조했다.
라 이사장은 1991년 공예과를 졸업하고 경기도 이천과 공주, 대전 등지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했다. 그렇게 10여년을 보내고야 대전에 터를 잡았다. 그는 올해 초 대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대전에도 서울의 인사동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작가들이 상시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 있다. 은행동 지하상가에서 대전역으로 연결되는 통로에서 대전의 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다만 여태까지는 냉난방에 문제가 있어 소비자들을 머물게 할 수 없었는데 8월쯤이면 냉난방 공사가 마무리 돼 시원한 장소에서 우리 지역의 수준 있는 공예품들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다.
라 이사장은 “대전의 공예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들의 저변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저변이 확보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좀 더 손쉽게 공예문화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전주의 한옥마을이나 공주의 상신리 도예촌처럼 대전 주변에도 그런 공예단지가 생겨 위치적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라 이사장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대전은 다양한 역사적 공예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보문산 뒤 구안동의 고려청자 가마터나 정생동의 조선백자 가마터가 1990년대 후반 발굴됐다. 정책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아 지금은 과거 유물로만 묶여있는 상태다. 공예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이런 곳들이 옛 유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대전공예협동조합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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