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동 우체국 뒤편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 ‘글에 물들다’ 캘리그라피 공방은 지나는 이마다 한 번씩 들여다보게 되는 집이다. 예쁜 손 글씨로 쓰인 ‘글에 물들다’란 이름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은 공간 속에 푸근한 글 향기가 가득하다. 이곳의 주인장은 캘리그라피&전각 작가 김민희씨. 요즘 캘리그라피가 한창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만 그 이전부터 독특하고 개성적인 글씨체로 캘리그라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작가다.
캡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은영. 유효순, 엄영란, 정민수, 김정민씨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예쁜 손 글씨로 좋은 문구 쓰다 보니 마음수양이 저절로~
지난 목요일 오전 ‘글에 물들다’ 공방에 들어서자 5명의 수강생들이 캘리그라피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정성들여 종이 위에 붓으로 한 획 한 획 긋는가 싶더니 어느 새 탐나는(?) 예쁜 손 글씨 작품이 탄생했다.
캘리그라피는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쓰는 손 글씨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예술작업. 간판, 책 표지, 엽서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캘리그라피 작품은 펜과 종이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력이다.
붓이나 펜으로 글씨를 쓴다는 작업이 언뜻 서예와 비슷하지만 서체가 정형화된 서예와는 또 다른 매력과 장점이 있다. 김민희 작가는 “손 글씨는 펜으로 그리는 선의 방향과 속도, 글자의 번짐과 질감, 여백의 미 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지요. 어쩌면 손 글씨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고 할까요. 처음엔 수강생들에게 똑같은 교본을 주고 따라서 쓰기부터 시작하는데 선의 굵기, 여백, 또 같은 글자 하나에도 모음을 강조하느냐 자음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너무 달라요. 그런 매력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매번 다양한 변화가 있어 재미있어들 하세요”라고 한다.
수강생들은 “캘리그라피가 인기를 끌면서 문화센터 등에서 하는 강좌도 많지만 이렇게 소규모 공방의 장점이 많아요. 우선 소수 정예로 알차게 배울 수 있고 아무래도 주부들이다보니 이런저런 집안 일로 빠질 때도 있는데 그럴 땐 보강도 가능하거든요”라고 한다. 덧붙여 “글을 쓰는 동안엔 잡념도 사라지고 또 좋은 문구만 손 글씨로 쓰다 보니 저절로 마음수양이 되요. 10주 과정이 끝나면 우리가 그동안 한 작업들을 모아 엽서로 만들어 공방에서 작은 전시회도 연답니다”라고 자랑한다.
이곳의 수업은 캘리그라피 취미/일반/전문과정 전각 일반/전문/자유수업이 있다. 전각 자유수옵은 한글뿐 아니라 한문체도 배우게 되며 다양한 돌로 작품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며 일반 클래스 수료 후 수강이 가능하다. 원데이 클래스도 블로그를 통해 모집한다.
공방 위치는 일산동구 강송로 125번길 37-1, http://blog.naver.com/minipam35
***미니인터뷰
‘글에 물들다’ 공방에서 원데이 클래스가 열려서 한 번 참여했다가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죠. 저는 일단 공방에 와서 글을 쓰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아요. 정적인 취미인데도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힐링에 이보다 좋을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또 지인들에게 선물을 줄때도 나만의 글씨를 담아주면 그 만족도가 상당하더라고요. 저도 나만의 것을 전해주는 기쁨이 크고요.
(정민수씨)
‘저는 노니타임(www.nonitime.co.kr)이라는 건강주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어요. 꼭 그래서 배운 것은 아니지만 하다 보니 쇼핑몰 이름을 나만의 글씨체로 멋있게 디자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고객들에게 손 편지나 엽서에 정성담은 글씨체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고요. 취미로 배우고 있는데 이렇게 활용도가 많을 줄 몰랐어요.(유효순씨)
저도 역시 이곳 공방에서 캘리그라피 원데이 클래스 수업을 받고 망설임 없이 바로 캘리그라피 10주 과정을 배웠어요. 획 하나를 어떻게 그리느냐 또 붓 터치에 따라 매번 다양한 개성이 드러나는 캘리그라피는 정말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캘리그라피 과정을 마치고 전각을 배우고 있는데 얼마 전 양가 어른들께 도장을 만들어 드려 칭찬 좀 들었죠. (엄영란씨)
처음엔 선생님이 주신 교본을 따라서 선 긋기도 바빴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아요. 캘리그라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개성적인 멋이 매력이죠. 초기엔 보고 따라 쓰기만 하다 조금 익숙해지고 나서는 결국 자신의 글씨체가 나오더라고요. 공방에 와서 글씨를 쓰는 동안에는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고요해져요. 최고의 힐링이죠. (송은영씨)
공방 옆에서 ‘릴리릴리’라는 여성복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게 옆에 캘리그라피 공방이 오픈했다기에 배우기 시작했어요. ‘글에 물들다’ 공방은 알차게 소수 정예 수업이 가능해서 좋고 보강이 가능하다는 것이 저처럼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겐 더 없이 좋은 곳이죠. 앞으로 고객관리에 저만의 손 글씨로 만든 엽서를 드릴 생각에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김정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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