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사회봉사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한 농촌마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 A군은 최근 남모르는 고민을 안고 있다. 심한 코골이 때문에 친구들과의 주말여행조차 꺼렸던 A군은 4주간의 농활기간 동안 잠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자신 때문에 밤마다 잠을 설쳐야 하는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의당 독방을 써야 하지만 현지 사정상 그런 호강(?)을 기대하기가 절대로 쉽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여름, 결혼을 앞두고 애인과 오붓한 여름휴가를 즐기려 했던 B씨는 피서지에서의 악몽에 지금도 등골이 서늘함을 느낀다. 간단히 맥주와 와인 몇 잔으로 기분을 낸 후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던 B씨는 애인이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이내 잠을 깨야만 했다. 자신의 코골이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쳐야만 했던 애인은 이틀 밤을 못 견디고 달아났으며 결혼약속도 결국 깨지고 말았던 것이다.
젊은 층으로 확산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대부분의 코골이는 수면 중에 인후라고 불리는 우리 목 부분의 공기이동 통로가 정상보다 좁아져서 발생한다. 인후는 나이가 들거나 살이 찌면 근육의 경직도가 떨어지고 지방이 축적되면서 관이 좁아진다. 우리가 누워서 잘 때 목젖, 혀, 연구개 등이 아래쪽으로 처지면서 인후를 막기도 하는데 이런 여러 증상이 복합되어 공기의 이동을 저해할 때 나는 소리가 코골이 소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골이 문제는 중년에 접어든 비만남성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장년층 남성들은 물론 심지어 젊은 여성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2·30대 여성들이 주로 찾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남편의 코골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코골이 문제로 고민하는 글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초중고생 자녀들의 코골이를 걱정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2·30대 젊은 층에서 코골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불규칙적인 생활과 과음, 과식, 직장에서의 심한 스트레스 등이 그 원인으로 짐작됩니다. 최근에는 코골이 소리에 견디지 못한 아내의 손에 이끌려서 내방하는 젊은 부부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세민수면건강센터 홍욱희 대표의 지적이다.
여름철에 특히 발생하기 쉬운 코골이 갈등
우리 생활과 사회적 관습이 서구화되면서 이제 여름휴가는 대부분 직장인들에게 일상생활에 지친 피로를 풀고 재충전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가족 혹은 친구들과 떠나는 휴가를 꺼리는 사람들도 역시 적지 않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어울리는 휴가를 적극 회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중에는 코골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C씨는 몇 년 전 모처럼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 여름휴가에서 자신의 코골이 때문에 친구들과 갈등을 겪었다. 이후 직장에 복귀해서도 한동안 동료들과의 관계가 서먹해져서 이를 회복하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요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캠핑장에서는 코골이 소음 때문에 이웃들과 언쟁을 빚는 일이 적지 않고 때로는 주먹다짐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코골이 한 사람 때문에 주변의 여러 가족이 밤새 잠을 설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룻밤 정도면 괜찮지만 눈치 없는 코골이가 이틀, 사흘을 같은 자리에 머무르면 영락없이 심각한 언쟁이 빚어지곤 합니다.” 동해안의 한 캠핑장 관리인의 증언이다.
코골이의 여름휴가가 더욱 즐거울 수 있는 방법
지난여름, 강원도 콘도에서 직장 동료들과 1주일간 피서를 즐겼던 직장인 D씨는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평소 심한 코골이로 회사 내에서 악평이 자자했던 D씨는 여름휴가에 대비해서 일치감치 양압기를 마련했다.
피서지 콘도에 도착한 후 D씨와 같은 방을 쓰게 된 동료들은 휴가기간 동안 제대로 잠자기는 아예 틀렸다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잠자리에서 D씨가 양압기를 꺼내고 마스크를 착용하자 그 낯선 모양에 자못 신기해했다. 이튿날 아침, 동료들의 불평은 찬사로 바뀌었고 D씨는 생전 처음 동료들과 즐거운 휴가를 만끽할 수 있었다.
양압기는 간단히 말해서 모터를 사용해서 우리 콧속으로 강한 압력의 바람을 불어넣는 장치다. 코골이 환자는 공기호스로 연결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잠을 자게 되는데 그러면 강한 바람이 비강과 인후의 공기이동 통로를 활짝 열어서 밤새 코를 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양압기의 가장 큰 장점은 마치 안경처럼 사용한 첫날부터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양압기는 서구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가장 표준적인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을 만큼 안전한 코골이 치료법이다.
금년 여름휴가를 위해서 코골이가 양압기를 준비한다면 지금이 바로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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