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교 탐방 - ‘안산 부곡 고등학교’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한 혁신교육으로 창의·자율·존중의 장 마련!

지역내일 2016-06-02

꿈을 펼치는 다양한 자율 동아리 활동이 대학진학으로 이어지다
 
2013년도에 설립된 안산 부곡고등학교는 올해 1회 졸업생을 배출한 공립 고등학교이자 혁신학교이다. ‘제1회’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주변에서 보내는 궁금증과 관심도 뜨거웠다. 그런데 졸업생을 대학에 진학시키는 과정 중에 교사들의 부단한 지원과 노력, 학생들의 적극적인 교내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 결실이 대학 진학률로 나타났다는 호평을 듣게 되었다. 신설학교를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바라보던 시선이 점차 따뜻한 시선으로 바뀐 것도 이즈음. 부곡고등학교는 성실히 교육공동체 안에서 전통과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함께 배우고 더불어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교훈철학으로 잇고 있는 부곡고등학교를 소식이다.

부곡고
 
자율과 창의로 이어진 전교생 모둠수업
부곡 고등학교는 지난해 혁신학교로 지정받으면서 혁신학교 슬로건으로 ‘교수 방법 혁신’을 내세웠다.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혁신교육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래서 교사들은 전교생의 수업방식을 ‘강의식 수업’이 아닌 ‘모둠수업’으로 변경하는데 앞장섰다. 권오식 교장은 설명했다. “혁신학교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수방법 혁신을 놓고 많은 회의를 했다. 그리고 보여주기 식 혁신학교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혁신학교를 만들자는데 모두 뜻을 모았다. 현재 부곡고등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모둠수업을 진행한다. 솔직히 모둠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교사들에겐 더 큰 부담과 수고가 따른다(웃음). 하지만 꾸준히 진행한 결과 교사들은 수고도 잊을 만큼의 큰 보람을 얻었다.” 모둠수업의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학교에는 자유로운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교실 모습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먼저 변한 것은 수업풍경, 수업에 도태되는 학생이 없어졌는가하면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들 모습이 사라졌다. 교실에는 생기와 활력이 생겼다. 이제 모둠수업은 학교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특색 수업이 되었다. 권 교장은 덧붙였다. “모둠수업 때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존방식이 아닌 프로젝트 수행평가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조사 및 연구 발표회, UCC 활동 등으로 보다 다양하게 수업한다. 토론과 대화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서는 자율성과 창의, 행복감까지도 느껴진다.”

모둠
 
‘같이가치 학습 실천대회’를 통해 자율적 스터디 그룹 운영
부곡고의 교육과 활동에는 ‘개인’보다는 ‘같이’하는 활동들이 주를 이뤘다. 그중 하나가 2학년 학년부에서 진행하는 ‘같이가치 학습 실천대회’이다. 이 대회는 학생들이 꾸려가는 팀별 스터디 그룹이자 실천했던 부분을 평가받는 팀별 경연이기도 하다. 혼자 공부하기 부담스러운 학생들은 이 대회를 통해서 서로 도와서 공부할 팀원을 구성하고 팀원이 되면 파트를 나눠서 각자 공부할 분야를 정했다. 이것이 ‘같이가치 학습’이다. 실천대회를 담당하고 있는 최문희 담당 교사는 말했다. “학생들은 스터디그룹을 하면서 다른 친구의 공부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배워 온 것을 전하면서 다시 복습하는 기회를 삼기도 했다. 영어·수학 멘토·멘티 활동들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 올해는 ‘같이가치 학습’을 만들어 물리·생명과학·사회 과목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야간자율학습이나 방과 후에 팀별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흐뭇하고 고맙다.”
 
분기별로 활동이 우수한 팀에게는 교내 상도 수여했다. 심사기준은 과목별 계획과 학습일지 작성, 성실한 학습일지 작성여부 그리고 팀원들의 과목별 성적 향상점수가 합산되어 반영됐다. 상은 학년별로 참가자 수를 기준해서 20% 이내로 받고 있었다. 참가팀은 지난 3·4월에는 41개, 5·6월에는 35개 팀이었다. 그 외 학교에서는 요리대회·영어 말하기대회 등 학생들이 참여할 만한 대회들이 상시로 열고 있었다.
 
동아리

다양한 자체 동아리와 교내 활동, 학생부종합전형에 쓸거리 풍성
부곡고등학교에는 자율동아리가 124개, 창체동아리가 64개에 달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학교 동아리들이 그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 각각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지도교사는 있었지만 동아리 활동을 주관하고 진행하는 것은 모두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와 꿈에 맞춰, 혹은 관심이 가는 분야를 찾아서 동아리를 만들고 활동했다. 그렇다보니 학교게시판은 학생들이 직접 붙인 공고문으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보건동아리는 그때그때 학생들에게 필요한 보건소식을 올리고 있었고, 학생자치회에서는 공석이 된 학생부 임원을 채우기 위해서 모집공고를 붙였다. 영어말하기 동아리에서는 말하기대회 사회자 모집 공고를 붙였는가하면 공연동아리에서는 누구든 공연하고 싶은 사람은 신청하라면서 ‘누구나 콘서트’ 공고문도 붙였다. 누구나 콘서트, 매월 1회 점심시간에 학교 교정에서 열리고 있었다. 사실 학생들의 이런 즐겁고 활발한 자율동아리 활동은 올해 1회 졸업생들의 대학진학으로도 이어져 학생들에게도 학교에도 더욱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올해 부곡 고는 3학년 389명 학생 중에서 197명이 대학교에 진학했다. 이중 수시합격자는 191명이다. 학생들 상당수는 교과전형이 아닌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합격했다.
 
교사들은 오늘도 매점이 없는 학교 특성을 고려해서 ‘앎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앎시장은 매월 1회 학생들이 교사에게 받은 칭찬도장을 활용해서 학용품과 간식거리를 교환할 수 있는 교내 시장이다. 학생들을 위해서 시장을 여는 교사들의 사랑가득한 마음도 성실하게 칭찬도장을 모아서 앎시장을 찾는 학생들 마음도 분명 부곡 고 역사를 훈훈하게 써나갈 소중한 자원들로 작용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 앞으로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부곡고등학교이다.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졸업생 인터뷰
믿고 지원해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수환(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모교 자랑 좀 해주세요?
부곡 고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입니다. 학생과 선생님 관계도 좋아서 3년 동안 선생님과 깊은 정을 나눴어요. 선생님께 정말 많이 의지했고요. 선생님들께서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교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많이 만들어 주셨고요. 덕분에 자소서 쓸 때 큰 도움이 됐어요. 자유로움과 다양성, 그리고 꿈을 꿀 수 있는 여건이 마련학교입니다. 특히 모둠수업은 정말 좋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꿈을 가지고 공부를 해라
윤다빈(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수시로 합격한 선배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당연히 학교생활에 충실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내신 관리도 신경써야하고요. 한 가지 tip을 주자면 교내 대회에는 적극 참여했으면 해요. 저도 대회에 많이 나가려고 노력했어요. ‘지우학’이란 독서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저는 동아리 활동이 대학으로 이어진 경우라서 학교활동의 중요성 꼭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꿈을 갖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꿈은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힘이 되거든요. 
 
외교관이 되고 싶은 꿈 이루게 해준 학교에 감사해요
한해람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정치외교과)
외교관 꿈은 언제부터 갖게 되었나요?
고1이 되면서 외교관이 되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의 입장을 토론하고 나눌 수 있는 토론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틈틈이 밴드활동도 했고요. 후배들에겐 무작정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되도록 현재를 즐기면서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 볼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많은 경험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의 힘이 가장 컸어요. 저는 부곡 고를 들어 간 것이 저에게는 축복이란 생각을 하면서 졸업했어요(웃음).
 
특별한 활동 경험이 면접에 플러스로 작용
김효경(경인교대 생활과학교육과)
3년을 알차게 보내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학생부에 기록될 만한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요. 저는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활동과 교내 봉사를 했어요. 그런 활동들이 면접 때 말할 거리를 제공해서 플러스로 작용된다는 점 참고하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 친구들 3년 동안 가족같이 지내서 행복했어요. 선생님들 덕분에 사랑하는 법도 배우고 베풀 수 있는 마음도 갖게 되었어요. 저는 정말 복 받은 사람 같아요. 언젠가는 교단에서 선생님들 다시 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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