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공연의 중심지하면 바로 홍대 앞을 떠올린다. 길거리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인디 음악의 메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인디밴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외국과 달리 길거리 공연이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거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 예술 활동은 아직 생소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최근 관객과 소통하며 진행되는 문화공연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안양과 의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길거리 문화공연을 소개한다.
배경미 이재윤 리포터 bae@naeil.com
안양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공연
지난 13일 오후6시가 다가오자 범계 문화의 거리 원형무대에서는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바쁜 손길들이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턱시도를 차려입고 마술사 모자를 쓴 학생이 눈에 띄는가 하면 음향장치도 준비 되고 있었다. 화려한 무대 장치는 없지만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마술쇼가 공연되자 길을 걷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춘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마술 공연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하러 나왔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네요. 회사 일 때문에 늘 바빠 제대로 된 공연 한 번 갈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공연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비산동에 산다는 정재찬 씨는 길거리에서 진행되는 이런 공연이 때론 피로에 지친 바쁜 일상에 힐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문화 힐링, 거리로 나온 예술''이라는 테마로 안양시 곳곳에서 길거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시민들이 자주 찾거나 왕래가 많은 장소에서 간단한 소규모 거리공연을 진행해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위한 취지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5월 한 달 동안 안양시 전역에서 공연된다. 5월 13일과 14일에는 범계역과 병목안시민공원에서 써니매직, 버블, 오카리나제니, 나누리예술단, 아첼플루트앙상블, 하모니 사랑5060의 공연이 있었다. 또 오는 21일과 22일에는 삼덕공원에서 하랑, 이글수뮤직밴드, 맑은소리, 하울드림, 팬울림앙상블, 블랙홀사운드 등의 난타와 팬플릇, 색소폰 공연이 이어진다.
의왕역 광장, 거리 예술 공연으로 힐링을 경험
지난 14일(토) 오후 의왕역 앞 광장. 경쾌한 통기타 선율과 노랫소리가 광장 안을 가득 채웠다. 통기타 동호회 ‘줄사랑’ 회원들이 나서 연주하고 노래한 공연으로 이를 즐기기 위해 나온 시민들과 역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의 무대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박수치고 함께 노래도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은 미소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통기타 연주가 펼쳐진 이 자리는 의왕시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마련한 ‘2016년 거리로 나온 예술’의 공연 현장. 시민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익숙한 공간인 거리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 공연을 펼치는 무대로, 5월 한 달간 매주 토·일요일 오후 1시부터 의왕역 광장에서 진행된다. 약 2시간 동안 서너 팀이 나와 다양한 공연을 이어간다.
리포터가 찾은 14일(토)에는 통기타 동호회의 공연과 매직유랑단의 버블쇼, 그리고 렛츠고 K-POP이 시민들을 맞았다. 우리 귀에 익숙한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 통기타 공연에 이어 매직유랑단의 버블쇼가 펼쳐지자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뛰어나와 함께 비눗방울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특히 진행자의 일방적인 공연이 아니라 시민들을 함께 참여시켜 더욱 다채롭게 만든 것이 특징. 시민들도 즐거운 덕분인지 적극 호응하고 참여해 추억을 만드는 분위기였다.
거리 예술 공연을 감상하던 조성태(의왕시 내손동)씨는 “아이들과 공연을 보고 싶어 찾아왔는데 노래와 버블쇼 등 다양한 내용을 볼 수 있어서 가족과 함께 나오길 잘 한 것 같다”며 “이런 공연이 의왕시 곳곳에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의왕시는 공연을 위해 재능 있는 아마추어 동아리, 밴드, 동호회 등 20팀을 공개모집으로 선발해 버블쇼, 난타, 밸리댄스, 매직쇼 등 다양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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