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봄.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뚫고 고개 내민 봄나물은 맛은 물론 영양까지 가득 담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각양각색의 나물은 말린 나물들과는 다른 고유의 맛으로 봄이 되면 깔깔해지는 우리들의 입맛을 돌려놓는다. 하지만 나물 다듬는 귀찮음과 데치는 시간의 조절 실패는 나물반찬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맛있는 봄맛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정성껏 조물조물 무쳐진 거친 반찬이 주는 싱그러움은 건강은 물론 기분까지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봄을 가득 담은 한상을 내어주는 곳들을 소개한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ㆍ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주변에서 나는 채소로 내는 한 상, 석운동 석운(石雲)가든
시골 외할머니 댁을 연상케 하는 ‘석운가든’. 황토집 주변 밭에서 방금 캐온 나물들을 직접 담은 장으로 맛깔스럽게 무쳐내는 이곳 반찬들은 계절의 흐름과 함께 소박한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렁 쌈밥, 보리굴비 등 주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메뉴지만 빠지지 않고 푸짐하게 내어지는 제철 맞은 주꾸미와 각종 전, 나물과 장아찌, 코다리와 조기에 이어 돼지고기는 보기만 해도 배부르게 한다.
봄을 맞아 쑥을 뜯어 고소하게 부쳐낸 ‘쑥전’은 고운 빛깔과 맛의 여운을 오래도록 남긴다. 또한, 군침 돌게 만드는 순한 열무와 배추 그리고 냉이로 담은 겉절이는 겨우내 먹던 김장 김치와는 다른 맛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곳 상에는 씀바귀, 두릅, 방풍나물, 당귀 등의 봄나물 중에서 그날그날 가장 좋은 재료들을 선택해 맛있게 무쳐내 건강함이 가득하다. 특히, 텃밭에서 캔 민들레를 머스터드소스와 발사믹소스를 배합한 ‘석운가든’표 특제 소스와 젓갈, 무채와 함께 버무린 민들레 겉절이는 최고다.
위치: 분당구 석운로 213
문의: 031-8017-2330
싱싱한 쌈 채소가 그만인 곳, 용인 동천동 ‘우리 마을’
육즙과 마블링이 최고인 한우숯불구이 맛집인 ‘우리 마을’. 한우 맛집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채소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쌈밥정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고 심심하면서도 맛깔나게 무쳐내는 나물은 봄철 깔깔한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방풍나물, 참나물 등 지금 먹기 좋은 나물들로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반찬은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곳 ‘우리 마을’에서는 신선한 쌈 채소가 인기. 고기리 밭에서 주인장이 직접 수확한 채소들로 한 바구니 가득 나오는 쌈 채소는 야들야들한 자연의 맛이 일품이다.
고소한 맛을 선사하는 쌈 채소들은 평소 채소를 거부하는 아이들의 입맛도 사로잡는다. 고소한 흑상추는 물론 지금이 제철인 민들레와 혈액순환에 좋은 당귀, 쌉쓰름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겨자 잎과 적 겨자, 케일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
위치: 용인시 수지구 고기로 166
문의: 031-262-8592
봄나물로 즐기는 비빔밥, 서현동 ‘산촌’
분당 서현동에 위치한 ‘산촌’은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계절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오래도록 깐깐한 아줌마들에게 핫 플레이스가 된 곳이다. 가장 맛좋은 제철재료로 그날그날 만들어지는 음식은 여러 번 오더라도 매번 다른 맛을 선사한다. 봄을 맞은 요즘은 참나물과 취나물, 미나리의 향긋함을 맘껏 느낄 수 있는 미나리나물과 적치커리 무침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쌉쓰름한 첫 맛이 인상적인 적치커리는 고춧가루, 간장과 어울려 건강해지는 맛을 내고 있어 쌉쓰름하다는 투정과 함께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이곳 ‘산촌’의 음식은 여덟 가지 나물, 물김치, 겉절이, 잡채 그리고 구수한 된장찌개와 보리밥으로 구성된다. 이곳만의 특제 양념으로 비벼먹는 메뉴라서 최대한 인공 조미료, 인공 감미료 등 인공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저염식으로 조리해 나물이 가진 고유의 맛을 고집하고 있다. 이곳 ‘산촌’ 음식은 여러 나물을 따로 또 같이 즐기기에 행복한 곳이다.
위치: 분당구 안골로 59
문의: 031-721-6909
미나리와 참나물로 봄 미각 일깨우는 서현동 ‘고미 꽃시래’
‘집밥’같은 음식으로 주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고미 꽃시래’는 시래기 음식 전문점이다. 부드러운 시래기와 구수한 고등어를 함께 졸여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곳은 늘 많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메인 음식도 맛이 있지만 ‘고미 꽃시래’가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함께 나오는 반찬들의 영향도 크다. 저염 요리법을 고수하며 이곳의 김대현 대표가 직접 만들어내는 음식들로 가정에선 만나기 힘든 묵은 나물과 장아찌 류가 많지만 봄을 알리는 생 봄나물도 빠질 수 없다.
김 대표는 “얼마 전까지는 봄동이 대표적이었지만 요즘은 미나리나물과 참나물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고 말한다. 미나리는 살짝 데쳐 들기름과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치고, 참나물은 생으로 잘 씻어서 고춧가루와 들기름에 무쳐서 나가는 겉절이로 제공되는데 “둘 다 향이 좋은 것들이라 별다른 양념 없이 나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향을 내려고 했다”고 한다. 식재료의 풍미를 살리면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 손님들의 반응이 뜨겁다.
위치: 분당구 불정로 422
문의: 031-702-6969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