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레임’ 깨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지역내일 2016-04-14

고교시절 나의 꿈은 ‘검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꿈이 언제부터 나의 꿈이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추측컨대, 그저 초등학교 때부터 집안 어른들한테 들은 가장 멋있는 직업이 아마도 검사였지 않았나 싶고 특히나 부모님께서 아들에게 가장 바란 직업도 역시 검사였을 것이며,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혹은 나조차도 어느새 검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라고 세뇌되어 나도 모르게 십 수 년을 그 꿈을 갖고 살아왔던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과정으로 학창시절 명목상의 자신의 꿈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기대가 ‘나의 꿈’?
너무나 당연하게도 한 사람의 장래희망이 결정되는 데는 부모님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부모님의 정보력 혹은 그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영향이 크다. 그리고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그 정보력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모의 직업과 재력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


부모가 직장에서 보고 듣는 것, 부모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누군지에 따라 그 정보력과 시각이 형성되며, 정보력이 많지 않을수록,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지 않을수록, 부모가 자식에게 바랄 수 있는 모습은 한정되며 해줄 수 있는 조언 역시 한정된다.


그저 현재 상황에서 누구나 좋다고 하는 봉건적인 직업관에 입각하여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럼 자식은 그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자식의 상상력도 그 프레임 속에서이며, 꿈도 그 프레임 속에서이다. 그렇다고 부모님을 비난하고 원망해야할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당신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즉,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 또 그것을 기반으로 장래를 예측했을 때 가장 좋아 보이는 것을 제시했을 뿐이다.


인생은 프레임, 그것을 깨고 나와야 성숙돼
그렇다면 이러한 프레임은 어디서 극복해야 하는가. 어떻게 그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가. 답은 바로 학교에 있고 선생님에게 있다.


먼저, 학교에는 다양한 친구들이 모인다. 그들은 각각 다른 집안 환경에서 자랐고 각각의 프레임을 갖고 있다. 개인별로는 자신을 구속하는 프레임일지 모르지만, 서로 다른 프레임을 가진 친구들이 모여서 어울리다보면 자신이 갖고 있던 프레임이 어느새 변형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프레임으로 편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또래의 교류를 통한 자기발전은 가장 자발적이고 순수한 것이라서 그 어떤 다른 방법으로 얻은 것보다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는 아직 판단이 미숙한 시기이고, 특히나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프레임에 갇힐 수가 있다. 또, 친구들로부터 얻은 왜곡된 정보를 검증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돼 어떤 것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꿈을 가질 수도 있다. 친구를 잘 사귀라고 하는 이유가 결국 이런 이유가 아닐까.


이러한 가정환경 및 또래 집단 간 관계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로소 한 명의 청소년을 내적으로 성숙시키는 것은 바로 선생님이다. 경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선생님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나와 비슷한 환경에 처한 수많은 제자를 대해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제자들이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고, 지금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고 계신다.


이런 데이터가 모이게 되면 한 학생이 객관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했을 때 확률적으로 유리한지를 좀 더 냉철하게 판단할 수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에 유망했던 진로들이 현재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향후 전망은 어떨지, 점차 유망해지는 새로운 영역은 또 무엇이 있는지를 각 필드에 나가 있는 제자들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와 노하우로 현재 맡고 있는 제자들을 더욱 바른 길로 지도하고 한 청소년을 내적으로 성숙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정말 존경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다시 뵙고 싶지 않을 만큼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분들도 계셨으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생님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어른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노하우를 갖고 계신 분들이라는 것과 여전히 좋은 선생님이 훨씬 더 많이 계시다는 것, 그리고 그분들은 언제든 우리의 SOS를 반갑게 맞이해 주실 거라는 것이다.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나의 선생님이 생각나고 보고 싶다.  


김종우 교사(양재고 진로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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