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 학교전담경찰관 김한철 경위 최예원 경사

‘아빠’ ‘언니’처럼 친근한 우리학교 SPO

지역내일 2016-04-14

“메뚜기쌤, 고마워요. 이제부턴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선생님 강의 듣고 꿈이 생겼어요. 꼭 유능한 여자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경찰관이 꿈인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김한철 경위와 최예원 경사의 카톡엔 학생들이 보낸 메시지가 빼곡하다.
그들의 ‘친구’ 명단에는 수많은 학생들의 이름이 가득 올라와 있다.
‘경찰관’이지만 ‘선생님’으로 불리는 이들은 송파구 학교전담경찰관(SPO-school police officer)이다. 현재 송파구에는 8명의 학교전담경찰관이 86개 학교를 관리하고 있다.


경찰

2012년 도입,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서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2012년 도입된 학교전담경찰관. 1인당 10개 내외의 학교를 담당하며 학교폭력 및 청소년 선도, 학생·학부모·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교육이 이들의 주된 업무다.
SPO 원년 멤버로 현재 잠실 지역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김한철 경위(42)는 “학생들의 등굣길 지도에서부터 선생님들과의 회의, 점심 배식체험과 홍보강의 등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참여와 학교와의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17 신고센터나 SNS 등을 통해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 또한 이들의 주요 업무.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선도, 피해학생은 보호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경찰경력 10년의 SPO 최예원 경사(35)는 “학교 폭력 예방이 우선이기 때문에 캠페인이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송파구청과의 연계까지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경사는 문정동과 장지동 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친근함으로 무장, 학교폭력 감소에 큰 역할


몇 해 전만해도 ‘학교 폭력’과 그 피해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곤 했다. 하지만 SPO가 도입된 2012년부터는 송파구에서의 학교폭력이나 그로 인한 피해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학교에 제복 입은 경찰관의 출현은 그 등장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그들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신뢰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일단 학부모들의 생각이 많이 변했음을 느낍니다. 예전엔 보복이나 ‘설마’하는 마음에 신고를 하지 않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있었다면 요즘은 조그마한 문제가 발생해도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117, 문자 #0117)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합니다.”
 김 경위가 학교폭력 대처에 대한 변화된 분위기를 들려준다.
 최 경사 또한 학교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예전 같으면 큰 학교폭력으로 번질 일도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미리 이야기하고 설득할 기회가 있어 사전에 그 불씨를 끄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럴 때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폭력으로 인한 피해와 인터넷 상의 왕따나 언어폭력 등의 문제를 개인적인 전화나 SNS으로 물어오는 학생들도 많다. 이들에게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언제든 학생들이 다급한 SOS를 보내오면 누구보다 먼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또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학생들이 즐겨 쓰는 말들을 찾아 대화에 활용하는 것 또한 학생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한 그들만의 노력이다.



‘경찰관’이란 직업에 대한 궁금증도 많아


학교 폭력 뿐 아니라 학교생활과 진학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과 상담도 많다.
학생들에게 “‘메뚜기도 한 철’할 때 한철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는 김 경위의 SNS에는 ‘메뚜기쌤, 예방프로그램이 너무 재미있어서 경찰이란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쌤, 경찰과 형사의 차이점은 뭐에요’ 등 다양한 질문이 남겨져 있다. 그는 이들의 모든 질문에 정성껏 답을 해주는 친절한 경찰관 선생님이다.
 경찰관이란 꿈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보다 구체적인 질문도 쏟아진다.
 최 경사는 “경찰관이 꿈인데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또 경찰시험에 대해 궁금증을 물어보는 질문이 가장 많다”며 “또 관련 봉사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 실제 경험담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시행됨에 따라 중학교 직업체험강의에 참여하기도 하는 학교전담경찰관들이다.



아이의 변화 살피고 말에 귀 기울여야


세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김 경위는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내 아이의 말에만 집중하는 데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에만 목소리를 높이기 때문이다. 또 “작은 일도 언제든 SPO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라”고 했다.
 이들의 역할은 단순한 처벌이 아닌 중재와 선도가 우선이다. 물론 보복폭력엔 엄벌을 취한다. 이런 어른들의 적극적인 조치를 지켜보는 학생들은 든든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우리 SPO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란 생각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쉽게 그들의 고민을 이야기 합니다. 가정에서 늘 아이들을 지켜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힘들 때 반드시 행동이나 말에서 변화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변화가 인지되면 반드시 전화나 문자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돕겠습니다.”
우리 아이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SPO가 누구인지, 또 연락처가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면 아이에게 연락처를 물어보자. 각 학교 정문이나 운동장, 교실에는 우리학교 SPO의 이름과 연락처가 게시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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