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수원의 봄길, 광교 생태길을 걷다~
숲과 호수, 도시가 어우러진 풍경, 이래서 광교가 좋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걷기에 대한 열망이 슬슬 피어오른다.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은 계절이 주는 감사한 선물이기도 하다. 나잇살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수원의 걷기 좋은 길을 찾아 나섰다. 수원의 팔색길이 좋다는데, 그중에서도 호젓한 숲길과 수변길, 생태길 등이 어우러진 여우길, 광교 생태길을 택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1코스. 반딧불이 다리-연암공원-봉녕사-시비길
*** 시작부터 가슴 설레는 길, 그 끝에서 발견한 한편의 시, 추억
경기지방경찰청 건너편 봉녕사 방향 길로 들어서면 연암공원이 보인다. 안내판을 통해 가야 할 길이 어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한국전력을 끼고 걸으면 봉녕사 앞에서 두 갈래 길이 등장하는데, 비교적 넓은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눈앞에 펼쳐진 끝없는 길이 주는 약간의 설렘을 안고 여느 숲길과 다를 바 없는 좁고 가파른 길을 걷는다. 곧 완만한 길을 걷는가 싶더니, 다시 나타난 두 갈래 길. 왼쪽 길로 접어드니, 윤동주의 ‘바람이 불어’, 조지훈의 ‘기다림’,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 등이 새겨진 시비가 보인다. 시가 있는 길을 따라 걸으니, 왠지 추억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이랄까. 그 길 끝엔 광교 테크노밸리의 풍경이 펼쳐진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로 연결된 쉼터와 정원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2코스. 나비잠자리다리-혜령공원-광교 에듀타운-아주대학교
*** 편안한 데크와 산길이 공존하는 사진 찍기 좋은 길
시비가 있던 반대편, 오른쪽 길로 들어서니 수원월드컵경기장이 멀리 보이는 잘 정돈된 길이 펼쳐진다. ‘와우’ 감탄사를 연발하며 걷다보면 발견하게 되는 나비잠자리다리 안내판. 광교 에듀타운을 왼쪽에 끼고, 운치 있는 데크로 단장한 길을 걷는다. 산등성이에 정자도 보이고, 자연, 숲이 현대문물과 어우러져 참 멋들어진다. 포토 존으로 이만한 곳도 없지 싶다.
이렇다 할 이정표가 없어서 그런가, 몇 갈래로 난 숲길 앞에선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드문드문 매어놓은 ‘수원팔색길’ 띠를 확인하면서 이 길이 맞는가보다 하고 걸음을 이어간다. 수원팔색길 중 작은 갈래길이 많아 자칫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해서 여우길이라고 한다는데, 그만큼 어떤 길로 가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길이 또 이 여우길이다. 등산복이나 혹은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능숙하게 길을 걷는 이들도 많이 눈에 띈다. 나무들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공원과 아파트 풍경도 나름 괜찮다. 여기 사는 사람은 참 좋겠다 싶다. 이곳을 지나는 누군가가 하나둘 쌓아올렸을 돌탑도 눈에 띈다. 녹음이 우거졌으면 더 좋았을 걸 싶었는데, 마침 이런 소소한 풍경이 아쉬운 기분을 달래준다.
3코스. 소나무다리-갈참나무다리-사색공원-광교 호수공원
*** 호수공원으로 가는 길, 아파트가 공존하는 풍경
소나무다리를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갈참나무 생태교량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탁 트인 시야에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 광교산자락의 풍경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신기하고 반갑다. 희끗희끗 갈참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호수공원이 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스카이워크를 지나 조금 걷다보니, 드디어 잔잔한 광교 호수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또다시 데크를 따라 호수공원으로 굽이굽이 난 길을 신나게 걷는다. 산수유도 간간이 눈에 띈다. 데크의 끝자락에 와보니 수원지방법원이 바로 코앞이다. 1시간 20여 분의 여정, 총 10.7km인 여우길의 절반도 안 되는 거리지만, 첫 도전을 훌륭하게 마친 나를 토닥인다. 묘한 성취감, 이런 맛에 길을 걷나 싶다. 봄이 좀 더 무르익으면 이것저것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질 광교 생태길이다.
※ 여우길, 걸어보니 이렇더라!
1. 쿠션감 있는 운동화 착용해요_ 가벼운 산책길일거란 생각은 오산. 단화를 신었다가 낭패를 봤다. 울퉁불퉁한 숲길과 데크가 공존하는 만큼 등산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워킹화 정도면 좋을 듯하다. 물도 꼭 챙기자.
2. 친절한 안내가 아쉬워요_ 작은 갈래길에서 적잖은 고민을 했다. 여우길이라지만 중간 중간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초행길인 사람에게는 길이 멀게 느껴진다.
3. 길에서 만난 나무, 꽃 이름은 뭐지_ 나무나 꽃에 문외한인 내겐 나무 이름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생태가이드가 있는 팔색길 탐방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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