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0일에 치러진 3월 전국학력평가는 대체적으로 어려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과목별로는 언어, 수리의 경우 변별력이 높았고 상위권과 중위권을 가늠할 수 있는 충분한 기준점을 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3기준) 외국어의 경우 1등급 컷이 97점에 육박하면서 매년 있어왔던 난이도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쉬운 수능’ 모의평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함일까? 새로운 교과 및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또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일까? 의견은 분분하지만 결국 학생들이 준비해야하는 부분은 하나로 귀결되는 것이고 그동안의 출제경향이 쉬웠을 뿐 이번에 치러진 문제 수준은 본래의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다. 그중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을 정리해보자.
첫 번째로 고1, 2의 외국어영역과 한국사의 경우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그 기준이 바뀌었다. 90점을 시작으로 등급간 간격은 10점대로 유지하며 시행되는 첫 번째 시험으로서 앞으로의 출제경향을 예상하는 정도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문제수준은 기존의 수능에 비해 아주 쉬웠기 때문에 앞으로 치러질 시험의 난도를 예측하는 것은 삼가해야할 사항이다.
두 번째로 재수생의 참여가 전무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이번 시험은 전국 1887개 고교 128만 명이 응시한 시험으로 1등급의 커트라인은 비교적 낮을 수밖에 없고 또한 정확한 기준이라 보는 것도 무리다. 그러므로 각 과목의 등급에 일희일비 하기보다 과목별 출제범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지난해 3월 모의고사와의 차이점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결과적으로 수시지원 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6월 모평 이후이다. 따라서 3월 모의고사 직후에는 개인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목별 참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 국어, 기본으로 돌아가서 읽고 분석하는 능력부터>
3월 학평 국어영역은 수준별 수능에서 공통국어로 출제된 첫 번째 시험으로 2016학년 수능 국어영역 A형의 출제 경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 화법 작문 문법은 각 5문항 출제됐고, 독서 4지문, 문학 5지문이 출제됐다. 시험의 난이도는 2016 수능 A형보다는 조금 어려웠고, B형보다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 지문의 길이가 길어 학생들이 시간이 다소 부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EBS수능특강에 수록되지 않은 낯선 작품들이 지문으로 출제되면서 수능에 익숙하지 않은 고3 학생들에게는 독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지문 분석 능력은 교과 과정 이외에 일상생활에서도 기를 수 있는 신문 사설, 책 등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글을 읽으면서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겠다.
<수학, 개념과 공식암기 필요, 오답노트 통해 풀이과정 검토 필수>
수학 가형은 공식이나 복잡한 계산 문제는 줄어든 반면 정의나 그래프의 성질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새롭게 개편된 교육과정에서 강조된 순열과 조합 문제가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 나형은 함수 문제가 많아 지난해 수능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가형은 이번 시험 범위에서 빠진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에서 난도 높은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나형은 이번 시험 범위가 전체 범위의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되는 시험 범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영어, 빈칸추론 순서배열을 잡는다면>
영어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빈칸추론이나 어법 문제가 쉽게 출제됐다. 변별력이 있다고 분석된 문제는 지문에 어려운 어휘가 들어간 42번 빈칸추론 문제와 정답의 단서가 되는 연결사 없이 전체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37번 문장위치 문제가 어려웠다. 또한 듣기 문항 2번이 어렵게 출제된 것이 특이했다.
빈칸추론과 순서배열 문제들은 문장이 길어 문장 구조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문장을 해석해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독해가 된다고 해서 문제의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스스로 해석하며 지나온 문단들이 정리돼야 한다. 우선적으로 EBS방송교재에 나와 있는 어휘는 반드시 암기하고, 한 문제를 풀더라도 지문의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는 공부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첫 모의고사였다는 점에 의의를 두는 것이 좋다. 문제유형의 변화는 과목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단원별 중요도의 변화는 모든 과목에서 뚜렷하게 존재했다. 일례로 기존의 수능 및 모의평가에서 중요시 되었던 부분들이 일절 찾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문제에 대한 감각과 준비를 하는 것은 학생 당사자의 몫이므로 보다 넓은 시야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다음 내신과 6월 전국연합평가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웅석 전문과외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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