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이웃 공동체를 되살리는 전진기지 마을카페. 마을카페가 들어선 동네엔 골목 문화가 되살아나고 끊어졌던 이웃의 정이 다시 흐르며 튼튼한 마을 울타리가 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견고한 이 울타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감골주민회가 만든 마을카페 ‘마을숲’의 성장을 살펴보면 잃어버렸지만 반드시 되살려야 하는 우리들의 ‘오래된 미래’가 보인다.
마을로 나온 엄마들
사1동 마을카페 ‘마을 숲’은 석호초등학교 도서관 봉사동아리 ‘샘골사랑’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감골주민회’가 만들었다. 학교 모임으로 인연을 맺은 엄마들이 즐겁고 신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뜻을 모으고 협동조합형태의 마을모임을 만든 것은 지난 2011년.
또래 아이들을 묶어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마을 숲이야기’ ‘다돌이’ ‘역사 탐험대’ ‘1318 세상과 소통하다’ 등 아이들을 위한 동아리도 만들고 퀼트, 뜨개질, 요리 등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배우는 모임 ‘손질’과 독서토론동아리 ‘책모임’도 만들었다.
하나씩 하나씩 마을 일을 진행하던 이들은 지난 2013년 마을카페 ‘마을 숲’ 문을 열었다. 주민들의 손으로 꾸며진 ‘마을 숲’은 동아리 회원들의 모임공간이며 사랑방이다. 누구나 오가다 들려 커피 한 잔 할 수도 있고 수다와 배움 그리고 나눔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공간이다. 감골주민회가 만든 크고 작은 동아리 활동이며 소소한 마을잔치까지 이곳 마을카페에서 이뤄진다.
마을카페가 만들어 진 후 동아리 수는 더 늘어났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누나 오빠에게 배우는 공부 ‘나빠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아이들의 모습. 어른들의 돌봄을 받던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 스스로 마을에서 제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누나 오빠가 알려주는 스터디’의 약자인 ‘나빠스’활동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나빠스’에서 교사로 활동하는 청소년만 10명이다. 대학생이 된 학생은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고등학생은 후배 중학생들을 가르친다. 과목도 수학, 영어, 역사 등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 강의를 만들면 배우고 싶은 후배들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돌봄을 받던 아이들이 어느새 더 어린 동생을 돌보고 도움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마을 청소년 담당 봉사자 김부일씨는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을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 지가 가장 기대되기도 하죠. 동아리 활동을 하는 마을 고등학생들을 데리고 캠프를 갔는데 손 갈 곳이 없더라고요. 음식준비부터 청소, 뒷정리, 프로그램 운영까지 어른이 없어도 스스로 해 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정말 대견했죠”
숲을 이루며 성장하는 공동체
몇 몇 사람들의 고민으로 씨앗을 심은 사1동 마을 공동체는 마을카페 이름처럼 ‘마을 숲’을 이루며 성장하고 있다. 카페 한 켠 마을 활동을 보여주는 나무는 벌써 잎이 풍성하다.
감골주민회는 어린이날에는 놀이터에서 축제를 열고 숲속 영화제, 마을 음악회, 되살림 장터, 마을 송년회가 이곳 마을카페와 주변 놀이터에서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마을 주민이 참여해 마을의 미래를 그려보는 ‘사동주민 300인 원탁회의’도 진행했다. 원탁회의에서 합의된 몇 가지 제안은 벌써 구체적인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무엇이든 뜻하는 대로 맘 먹은 대로 뚝딱 뚝딱 일을 풀어가는 사1동 마을 사업의 힘은 무엇일까? 이영임 씨의 말이다.
“사람 아닐까요? 카페 봉사자는 10여명이지만 협동조합원 61명, 동아리 참가자 100명, 거기에 마을 축제 참가자들까지 확대하면 마을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2000명이 훨씬 넘어요. 그 사람들이 마을의 변화에서 희망을 보고 꿈을 꾸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죠.”
이 프로그램 함께해요
우크렐레 동아리
일시 : 매주 금요일 오후 1시~3시
장소 : 마을숲 카페
수강료 : 월 2만원
생활 목공 교실
일시 : 주간반 화요일 오후 2시~5시
야간반 화요일 오후 7시~10시
장소 : 마을숲 목공방(사1동 1320-2)
수강료 : 월 8만원(재료비 별도)
프로그램문의 : 031-408-7601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