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동산고등학교 수학 동아리 개지림(開知林)

“수학의 지름길 찾고, 복병문제 예상하며 ‘앎의 숲’ 함께 열어보자!”

지역내일 2016-01-21

생각이나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면, 때론 상상치 못한 일을 해 내기도 한다. 자신과 잘 맞는 동아리를 찾은 사람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정열’을 배우기도 하고, 자신의 성장은 물론 동지애(同志愛)를 깨우치기도 한다. 동아리활동이 최근 고등학생들에게 중요한 이유이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을 준비하던 지난 12월, 안산동산고등학교에서는 ‘2015년 동아리사례발표대회’가 있었다. 교내 50여개 동아리가 참여해 일 년 동안의 동아리 활동을 담은 전시자료를 설명하고, 각자 동아리마다 특색을 살려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10여분 안에 소개하는 대회이다. 이날 분야별로 최우수 동아리 세 팀이 선정되었는데, 그 중 학술분야 최우수상을 차지한 팀은 수학 동아리 개지림(開知林). 함께 ‘앎의 숲을 열고 싶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개지림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함께 풀이방식 비교
이 동아리를 시작하고, 이끌어 가고 있는 부장 이수영(2학년) 학생은 “동아리의 이름에 대해 소개하면 열 개(開)· 알 지(知)· 수풀 림(林) 즉 ‘앎의 숲을 열다’라는 뜻”이라며 조금 장난스러운 동아리 이름에 대한 의미를 먼저 소개했다.
2014년에 만들어진 자율수학동아리인 개지림은 아주 우연히 시작된 동아리라고 한다.
담임선생님의 제안으로 1학년 15반 교실에 어렵거나 독특한 수학문제를 출제하는 작은 보드칠판을 교실에 두고 함께 풀어볼 문제를 누구든지 쓰게 한 것이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모여 함께 풀어보고 각자의 풀이방식을 비교하는 것이 이 동아리의 시작이었다.
친구들끼리 수학문제를 풀며 수학에 관심이 높아지고, 수학 실력이 향상되자 자율동아리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활동내용을 생각하고 동아리에 참여하고자 하는 후배들도 모집해 지금은 약 20명의 회원들이 함께 활동하게 되었다.


소중한 ‘풀이비법’을 공유, ‘지름길노트’에 모아 기록
현재 진행되는 동아리 활동은 ‘지름길노트’ 만들기와 ‘개지림 자체모의고사’ 제작이다.
지름길노트란 수학을 전형적인 풀이 방식, 해설지에 나온 풀이방식대로만 푸는 것이 아니라 더욱 참신하고 빠르게 문제를 푸는 방법을 말하는데, 동아리친구들이 각자가 가진 ‘비법’을 공유하고, ‘지름길노트’에 모아 기록하는 활동이다.
이 군은 “1년간 동아리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 특히 수학을 그저 해야만 하는 공부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풀이 방법을 친구들과 나누면서 수학의 재미를 찾아가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리포터가 ‘야매식풀이법’이 답만을 돌출하는 방식이 아닐지 염려를 나타내자, 안정현(2학년) 학생은 “빠른 방법을 찾기 위해 정석 풀이는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며 “문제풀이 시간이 짧게 걸리기 때문에 시험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크고 점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자체모의고사 제작, 출제 방법과 출제자의 입장 이해
이 동아리에서 하는 두 번째 활동은 자체 모의고사 제작하는 것.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의고사 시험지와 해답지를 만들어서 원하는 학생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아리회원들은 모의고사를 정확히 제작하기 위해 출제부와 검토부로 나누어 활동하는데, 출제부는 회원들이 제출한 문제 중 30문항을 골라 시험지를 만들어 답지를 완성하고, 검토부는 문제가 오류가 없는지 풀어보고 살피는 역할을 한다.
이 군은 “모의고사를 만드는 활동을 하면서 문제를 출제하는 방법과 출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각자 자신의 역할을 맡아 함께 모의고사를 만들어나가면서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즐기는 수학, 흥미 잃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계기가 되길
마지막으로 리포터는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만 가능한 동아리인지 궁금했다.
안산지역 중·고생들 중에는 수학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쉬는 시간이나 야자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앎의 숲’에 함께 빠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군은 “이 동아리는 오히려 수학에 흥미를 잃어가는 학생들에게 잘 맞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동아리가 아직 만들어진지 1년 밖에 되지 않아서 활동이 체계적이지 못하지만 앞으로 이 동아리를 이끌 후배들이 수학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여러 학생들이 수학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학을 즐기는 동아리 활동이 더 발전되어 널리 퍼지고 수학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 계기가 된다면,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昌大)하지 않겠는가.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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