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자동 반찬모임’

“맛과 행복 나누는 정자동 6인방을 소개합니다”

지역내일 2016-06-02

매일매일 반찬걱정에 시달리는 주부들. 매번 같은 반찬을 상에 낼 수도 없고, 가족들의 균형 잡힌 영양을 고려한 5첩 반상을 매끼 내기도 힘에 부친다.
주부들의 반찬걱정을 말끔히 해결한 6인방이 있다는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간 ‘정자동 반찬모임’.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아줌마들의 ‘평상’이 있다면 ‘정자동 반찬모임’에는 아지트 ‘블랙 캣’이 있다.
함께 음식을 나누며 정을 쌓는 정자동 6인방의 은밀한(?) 모임,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웃음 섞인 이야기들과
반찬가게를 방불케 하는
군침 도는 비주얼에 그저 입이 떡 벌어진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반찬


매주 수요일, 엄마가 행복해지는 시간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커다란 가방을 손에 든 사람들이 ‘블랙 캣’에 모여든다. 한 사람 한사람의 꾸러미가 열릴 때마다 환호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손맛으로 정을 나누는 ‘정자동 반찬모임’ 회원들이다. 
“한 사람이 만드는 반찬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일을 하다 보니 매번 직접 만들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밖에서 구입한 반찬은 가족들 입맛에 맞지도 않고요.” 이진영씨(42세ㆍ정자동)가 대표로 털어놓는 엄마들의 고민이다. 이런 엄마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3개월 전 의기투합한 것이 바로 반찬모임이다.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임혜경씨(36세ㆍ정자동)는 “일주일에 한 번, 다양한 반찬으로 냉장고를 채워놓으면 든든해요. 구입한 반찬은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하셨던 부모님들께서도 처음 걱정과는 달리 입맛에 맞아 하신답니다. 아마도 다른 회원들의 정성어린 손맛이 반찬에 담겨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며 최근에는 시아버님의 엄지 척을 받은 반찬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렇듯, 이제 매주 수요일은 엄마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기다리는 날이 된 것이다.


지역 커뮤니티에서 만나 서로의 정 나눠
‘정자동 반찬모임’은 지역 엄마들이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화목한 분당상회’라는 지역 커뮤니티의 소모임 중 하나다. 현재 커뮤니티 스태프로도 활동 중인 김수연씨(34세ㆍ구미동)는 ‘화목한 분당상회’는 매달 열리는 플리마켓과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물품들과 농산물들을 매주 직접 만날 수 있는 번개마켓, 또 같은 연령대의 자녀들을 가진 또래 엄마들의 모임과 직장맘 모임, 그리고 등산모임 등 회원들이 결성한 다양한 모임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4개월이 채 되지 않은 저희 커뮤니티에서 이렇게 다양한 모임이 운영되는 것은 투명 운영에 있어요. 광고 수익 등 커뮤니티 입출금 내역을 회원들에게 공개하고 마켓에서 생기는 수익금을 결산보고한 후, 초록우산재단과 중탑 어린이 재단에 기부하고 있답니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회원들 간에 믿음이 쌓이면서 같은 지역에 사는 엄마들로서 재미나고 살맛나는 하루하루를 만들고 있답니다.”
‘반찬모임’을 처음으로 제안한 이지연씨는 “처음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어지는 오프라인 모임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하지만 서로 존댓말을 쓰고 집안 배경 등을 묻지 않는 온라인 규칙이 모임에도 이어지면서 서로를 더욱 존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전한다. 

모임


칭찬을 듬뿍 얹은 반찬, 맛없을 턱이 없쥬~
회원들이 돌아가며 영양소의 균형을 맞춘 반찬으로 메뉴를 구성해 공지하면 자신 있는 메뉴를 자연스럽게 선택해 준비한다. 매주 반찬이 바뀌는 것이 원칙이지만 반응이 좋은 반찬은 회원들의 요청으로 질릴 때까지 오르기도 한다고.
처음엔 대량으로 하는 분량을 못 맞춰 집 반찬을 챙기지 못한 적도 많았지만 이제는 채소를 별모양으로 잘라 소시지와 함께 볶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는 임혜경씨. 그는 웃으며 회원들의 칭찬에 오랜 시간 인터넷을 뒤져 황금 레시피를 찾게 되는 것이 모임의 부작용이라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제 요리에 자신이 없어 망설였지만 지금은 부담이 없어요. 제 가족이 먹는 것처럼 만들면 그 맛을 알아주는 회원들이 함께하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하는 김수연씨는 회원들의 각기 다른 손맛을 맛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반찬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반찬모임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다. 강원도 시댁에서 직접 캐온 취나물을 조물조물 무친 나물반찬, 생소한 먹태를 이용해 맛의 신세계를 알려준 먹태 강정, 동그랑땡, 육전, 호박전 등 여섯 가지 전으로 임금님 수랏상 부럽지 않았던 경험은 매주 수요일을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한다.
문의 010-2245-8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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