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동 장성초교 부근 골목길에 줄서서 먹는다는 ‘한스떡갈비 한정식’. 이 집은 SBS 생방송투데이 ‘수제 떡갈비로 인생 2막-부부 고수뎐 傳’과 ‘맛있는 발견 수제 떡갈비’편에 소개되면서 일산뿐 아니라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맛집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이렇게 입소문이 자자한 떡갈비를 만들어내는 이집의 주인장은 김수천, 최정아 부부. 지금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는 떡갈비를 만들고 있지만 시행착오도 많았고 어려움도 있었다는 부부를 만나보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비싼 떡갈비, 좀 더 대중적으로 즐길 순 없을까?
김수천·최정아 부부는 결혼 후 줄곧 요식업을 해왔다고 한다. 신촌에서 ‘친친’이라는 음식점을 8년여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했던 부부는 5년 전 지금의 대화동 장성초 인근에 ‘한스떡갈비 한정식’집을 열었다.
“한정식 집을 열면서 주 메뉴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떡갈비가 생각이 났어요. 우리 전통음식인 떡갈비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잖아요. 떡갈비로 유명한 담양에서도 그렇고 좀 입소문이 난 떡갈비 전문점에서 온 가족이 외식을 즐기려면 사실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왜 떡갈비가 꼭 비싸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 어디 한 번 우리가 가격대도 저렴하고 맛있는 떡갈비 한정식을 만들어보자고 용기 있게 덤벼들었죠(웃음).”
하지만 생각처럼 가격은 착하고 품질은 떨어지지 않는 떡갈비를 만들어내 수지타산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처음 지금 가게 자리를 알아볼 때 이 집이 6개월 동안이나 문이 닫혀 있던 곳이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골목길 상권이라는 곳이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정말 잘되는 집이 아니면 손 바뀜이 많아요. 그런 지리적 불리함에다 가격대는 저렴하고 맛과 품질에서 떨어지지 않는 음식으로 승부를 낸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떡갈비도 인생처럼 오래 치대고 정성 들여야 찰지고 부드러워
떡갈비는 상에 오르기까지 시간과 정성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어간다. 남편 김수천씨는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떡갈비를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을 마음속에 모토로 삼은 후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했단다. 하지만 소고기가 주재료다보니 아무리 해도 1만원에 떡갈비정식을 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 남편 김수천씨는 우선 재료를 사는 것부터 발품을 많이 팔았다고 한다.
더 싼 가격에 품질 좋은 고기를 찾기 위해 수없이 발품을 판 결과 지금 부부는 마장동 우시장에서 신선한 호주산 소 등심을 공급받는다. 부부가 깐깐하게 고른 신선한 소 등심은 육즙이 촉촉하게 살아있도록 믹서기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칼로 일일이 다져 배, 키위, 마늘, 양파 등 10여 가지의 천연 양념이 골고루 배어나도록 30시간을 숙성시킨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떡갈비는 주문 즉시 전용 그릴의 직화로 센 불에서 3분 만에 구워내 육즙이 촉촉하게 배여 있는 부드럽고 촉촉한 떡갈비 본연의 맛을 자랑한다.
“다진 소고기를 떡갈비 모양으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아요. 생각보다 잘 뭉쳐지지 않고 자꾸 부스러지거든요. 처음 떡갈비를 만들 땐 둘이 고생도 많았어요. 동글납작 예쁜 모양의 떡갈비를 만들어내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죠. 또 가게를 오픈하기 전 집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레시피를 만들까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보느라 소고기 꽤나 들었죠.(웃음) 그런데 집에서 10근 정도의 소고기로 연습을 했을 때는 이제 됐다할 만큼 맛이 났는데 막상 가게를 열고 40~50근 정도 대량으로 하니까 집에서 하던 것과는 다른 맛이 나오는 거예요. 그때는 정말 당황스러웠죠.”
소고기는 잘 뭉쳐지지 않아 인절미처럼 수백 번 치대야 부드러운 육즙은 그대로 살아있고 불판에 올려도 부서지지 않는 모양 그대로 잘 구워진다. 시간이 지나야 모난 것이 둥글어지는 우리 삶의 모습처럼 말이다. 김수천 최정아 부부도 처음부터 한스떡갈비가 이렇게 맛집 명소로 입소문이 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오랜 시간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진솔하고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다보니 어느 사이 맛집 명소로 찾아주는 이들이 많아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일본의 대를 잇는 가게처럼 ‘한스떡갈비’라는 이름도 오래 남기를
남편 김수천씨는 “아내가 음식솜씨가 좋아요. 지금은 손님들이 맛을 인정해주고 많이 찾아주는 덕분에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문을 안 닫고 운영할 수 있어서 감사하지요. 하지만 처음엔 손님은 많은데 계산을 해보면 남는 것이 없는 거예요. 1년 여 동안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도 많았어요.” 아내 최정아씨는 “떡갈비에 14가지 밑반찬까지 만 원이라는 가격에 내기가 쉽진 않아요. 가게 문을 열고 초창기부터 그런대로 손님이 많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따져보면 남는 것이 없는 거예요. 남편도 저도 이걸 계속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죠”라고 한다.
하지만 부부는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 이윤이 적더라도 발품을 더 팔아서 좋은 재료를 더 싸게 구입하는 방법을 찾는 식으로 버텨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렇게 진솔하게 음식을 만들어내니 손님들이 점차 더 늘기 시작했다. 멀리서 오랜만에 찾는 단골 중에는 “아직도 가격이 만원이네?”라며 놀라는 일이 적지 않다. 가격은 그대로지만 5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나 지금이나 떡갈비와 함께 나오는 14가지의 정갈한 한정식 찬도 변함이 없다.
음식솜씨 좋은 아내 최정아씨의 정성이 배인 밑반찬 중에서도 청양고추를 넣은 바지락 강된장은 이 집의 명물로 칭찬이 자자하다. 바지락 강된장은 남편 김수천씨가 어릴 적 먹었던 어머니 표 강된장을 그대로 살린 것이라고. 청주에 사는 친척이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담근 강된장은 고기의 맛을 더 감칠 맛나게 살려줘 인기가 많다.
또 다른 이 집의 별미는 ‘찹쌀 누룽지 해물탕’. “고기 집에서 보통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그걸 좀 색다르게 다른 메뉴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청양고추가 들어간 육수에 찹쌀 누룽지와 조개, 홍합, 새우 등으로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내 차별화를 시도했단다. ‘한스떡갈비’는 도시락으로도 판매가 되고 기름에 튀겨 강정처럼 만든 ‘코다리찜’도 인기가 많다.
이집의 경영전략은 ‘박리다매’. 자신들이 조금 더 힘들고 고되더라도 변함없이 착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내어드리고 싶다고 한다. “오래도록 만 원의 행복을 손님들께 전해드렸으면 좋겠고, 더 희망사항이 있다면 일본의 대를 잇는 가게처럼 ‘한스떡갈비’라는 이름이 오래도록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거고요.”
한스떡갈비 한정식의 위치는 일산서구 호수로 856번 길 27, 문의 031-913-311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