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은 제 51회 발명의 날이다. 500여 년 전 세계최초의 측우기를 백성들에게 알린 날을 기념해 정해진 날이다. 세자였던 문종의 아이디어가 농업생산량을 최대로 끌어 올린 것처럼,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고 실천에 옮기며 여러 사람들에게 맑은 물과 공기를 전하고 싶다는 한 여학생을 만났다.
수줍게 웃는 단발머리 소녀 문지예(양지중·3) 학생,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만은 그 열의를 감추지 못했다.
초록이 무성하고 들꽃이 만발한 안산천을 산책하며 들은 문 양의 발명이야기 안에는 자연과 사람을 위한 풋풋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세 번째 도전에서 드디어
문 양은 지난 9~10일, 수원에서 열린 38회 경기도학생과학경진대회에 안산을 대표해 참가해 당당히 우수상을 받았다.
중학교 1학년 때 첫 발명품이 교내발명대회에서 뽑혀 시 대회에 나간 것을 시작으로, 2학년 때는 5월에 열리는 대회를 위해 겨울방학부터 준비를 시작해 안산시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도 대회에 나가지 못한 것이 아쉬워 세 번째 도전. 그리고 올 해 드디어 경기도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과학과 발명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문 양의 꿈은 발명과 거리가 먼 법조인이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와 책을 좋아했고, 잘하는 과목은 영어란다.
“중학교에 들어와 발명에 흥미가 생긴 거예요. 과학에 관련된 발명이지만, 그렇다고 제 꿈을 바꾸고 싶지 않아요. 잠시 고민도 했었지만 꿈과 흥미가 꼭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제 꿈이 새로운 발명에 아이디어를 주고 보완까지 해줄 수도 있어요.”
내 발명품은 나 스스로
문 양이 훨씬 더 긴장했다는 경기도 대회는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예선을 통과한 250편의 발명품들이 모였다. 한 심사위원 앞에서 2분씩 모두 세 심사위원에게 자신의 발명품을 소개해야 하는 시간은 총 6분. 게다가 과학적 이론이 더 다져진 고등학생들 틈에서 문 양은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런 상황에 더 당당해질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스스로 고민하고 온전히 내가 해 냈다는 자신감이었다고 한다. 공기청정기에 전선을 연결하느라 고무장갑 낀 채,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냉정히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때는 정말 야속했지만, 막상 심사위원 앞에서 서니, 더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경험에서 찾아낸 지식을 막힘없이 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문 양의 엄마인 이경민 씨는 “우리 어른들은 아무래도 아이들보다는 사고(思考)가 닫혀있다고 생각해요. 혹시라도 부모의 간섭이 아이들의 열린 생각을 막을까 두려워 더 간섭을 하지 않았어요”라고 조용히 말했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Mini interview
“제 발명품 소개합니다!”
*발명품의 주제는?
제 발명의 주제는 항상 친환경이다. 작년에는 물 여과기인 ‘뽀끔미’ 그리고 올 해는 포터블 공기청정기인 ‘상쾌미’. 휴대하기 편리하고 실내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크기로, 정전기 필터를 이용하여 실내공기 속의 미세 먼지 등을 흡착하는 기능이 있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작동 시 발생되는 열이 내장된 배터리에 축적되는 것을 염려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를 설치한 청정기의 밑에 구멍을 뚫어, 내부에 축적된 열이 팬의 작동과 함께 자연스럽게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절연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대회에서 느낀 점은?
심사위원들이 내 작품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나 또한 질문에 열심히 답하다 보니 연구한 보람이 느껴졌다. 또 참가한 친구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른 발명품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어 좋았다.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아이디어를 다른 참가자가 비슷하게 만들어 온 것을 보며 안타깝기도 했다. 여기서 얻는 교훈은 ‘생각하면 실천하라!‘였다.
*앞으로의 꿈은?
일단 학생이니 학업에 충실 하는 것, 그리고 요즘 번지고 있는 가습기 사건처럼 환경문제가 정치적·사회적 문제가 될 때, 국제적 분쟁을 조정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의 판사가 되어서 환경 문제에 있어서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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