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의 꽃으로 불리는 동아리 활동. 관심 분야에 푹 젖어들며 적성을 탐색할 수도, 학교 안 작은 공동체에서 선후배가 한데 부대끼며 인간 관계를 배울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오금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와 맞물려 동아리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중이다. 현재 오금고에는 상설과 자율 동아리 40여 개가 활동중이다. 이 가운데 저력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오금고 대표 동아리 5곳을 찾았다.
실험 통해 발견하는 생활 속 화학원리 ‘OESC’
Ogum Exciting Science Club. 25년 전통의 오금고를 대표하는 융합과학 동아리다. 신청자가 많이 몰리는 동아리라 필기시험, 면접까지 치르고 깐깐하게 신입부원을 선발한다.
과학시간에 쉽게 접할 수 없는 흥미로운 실험을 다채롭게 할 수 있도록 부원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1년 실험계획표를 짜서 체계적으로 활동한다. 교내 축제는 물론 서울과학축전 같은 교외 행사도 꾸준히 참가하며 다방면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이 동아리의 매력.
PVA용액을 물풀과 합성해 액체, 고체 중간 성질을 띠는 액체괴물 만들기, 여름 나기에 좋은 시원한 쿨팩 만들기, 액체 질소의 급속 냉동 효과를 활용한 구슬아이스크림 만들기 같이 실생활과 긴밀하게 연계된 실험들로 화학의 원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실험을 마친 후에는 보고서를 쓰며 과학 원리, 개념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한다.
학교 축제 때는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실험부스를 운영해 호평을 받고 있다. 동아리 역사가 오래된 만큼 내로라하는 졸업생 선배들이 재학생 후배들을 위해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함지환군_ ‘OESC는 백과사전이다’
“재학생, 졸업생 선배들에게 공부, 진로, 입시 관련 ‘맞춤식 과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실험을 하면서 다양한 화학 재료를 접해볼 수 있기 때문에 3D공학자를 꿈꾸는 내게는 행운이지요. 무엇보다 동아리 1년 살림살이를 꾸려가며 예산 편성, 재료 구입, 정산, 부원 관리까지 모든 걸 학생들끼리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작은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폭 넓은 과학 경험 속에 쌓이는 실력 ‘에코바이오’
생물, 생명과학, 환경까지 폭넓게 다루는 과학 동아리. 만든 지 3년 된 신생동아리지만 첫 해부터 교내 우수동아리로 뽑힐 만큼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1년 활동 계획을 촘촘하게 짜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부원들은 관심 분야에 따라 환경, 현미경 관찰, 해부, 텃밭 팀까지 4개의 소그룹으로 나눠 활동한다. 팀별로 돌아가며 모든 부원들 앞에서 정기적으로 주제 발표를 하며 실험을 주관한다. 소의 눈 해부, DNA 추출, 혈액형 판별 등 교과 과정과 연계한 실험을 주로 진행한다. 실험을 마친 후에는 결과 보고서를 정리하고 모든 자료는 온라인카페에 올려 부원들끼리 공유한다.
교내에 텃밭을 가꾸며 식용 작물을 재배하며 식물의 성장 과정도 꾸준히 관찰한다. 1년간의 텃밭 가꾸기 경험을 소논문 속에 알차게 담아낸 학생이 나오는 등 자발적으로 밀도 있게 활동한 학생들은 부쩍 성장한다. 직접 재배한 상추로 삼겹살 파티까지 열만큼 동아리 부원들끼리 관계가 돈독하다.
▶조현은_ ‘에코바이오는 소통이다’
“신생동아리다 보니 운영 체계를 잡기 위해 애를 많이 씁니다. 동아리 지도를 맡은 김은주 선생님께 수시로 폭풍 조언을 구하고 조장회의, 팀원회의, 전체회의까지 늘 회의의 연속이지요. 허나 이런 경험을 통해 ‘소통’의 왜 중요한지를 배웠습니다. 부원들의 관심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함께 활동하면서 나의 과학 지식이 폭넓어 진 것도 장점입니다.”
실용수학 협업으로 깨우치는 ‘오금수학’
문제풀이 중심의 내신, 수능 수학을 넘어 실생활과 연계된 실용수학을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진 자율동아리다. 수학을 좋아하는 ‘한마음’으로 20명의 학생들끼리 뭉친 탓에 분위기는 진지하면서 생동감이 넘친다.
각자의 관심 주제와 관련된 수학 분야를 탐구해 번갈아 가며 공개 프레젠테이션 한 다음 준비해온 문제를 다 함께 풀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령 건축학과 지망생은 황금비율과 연관된 피보나치 수열을 기계공학과 지망생은 중력가속도 원리를 적용한 수학 문제를 발표하는 식이다. 이 같은 스터디를 통해 수학에서 공식 증명 과정이 왜 중요한지 터득했고 수학 공부에 자신감을 얻었으며 발표력까지 기를 수 있어 좋았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또래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하는 ‘수학 토크’가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반응이다. 1년간의 발표 내용은 한데 묶어 자료집을 펴낸다.
▶강민석_ ‘오금수학은 열정이다’
“수학을 늘 혼자 공부했는데 자율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수학문제를 함께 푸는 즐거움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문제인데도 아이들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험들이, 혼자서는 손도 못 대던 고난도 문제를 협업으로 끝까지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내게는 자극이 많이 됐습니다.”
봉사의 AtoZ 경험하는 ‘한별단’
한국청소년연맹 소속으로 초중고대학생까지 전국 단위로 조직된 단체로 다양한 봉사와 답사를 진행한다. 봉사를 꺼리고 귀찮아하던 학생들도 꾸준한 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넓은 눈과 따스한 마음을 갖게 된다.
방학 중 2박3일간 떠나는 농촌봉사를 통해 아이들은 부쩍 성장한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농부들과 똑같이 밭에서 김을 매거나 수박, 고구마 등 농작물 수확해 나르는 고단한 경험을 하면서 노동의 고단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배운다. 최근에는 학교에 무궁화 화단을 공들여 가꾸는 중이다. 봉사가 무엇인지를 몸으로 배울 수 있는 동아리라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위승민_ ‘한별단은 청춘이다’
“수줍음을 많이 탔는데 단체 생활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봉사가 ‘남을 위한 즐거운 활동’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부원들의 봉사 참여도는 천차만별이지만 열심히 한만큼 얻어가는 게 많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멀티플레이어로 조련하는 ‘OBS’
PD, 아나운서, 엔지니어 파트로 구성된 방송반은 오금고 개교 이래 줄곧 활동중인 최장수 동아리다. 교내 모든 방송, 축제 총괄, 영어듣기평가, 수능시험까지 다양한 행사를 두루 챙겨야 하기 때문에 늘 긴장의 연속이며 규율도 세다. 그만큼 하드트레이닝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 엔지니어팀들은 촬영, 편집, 방송 설비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마스터할 수 있으며 PD팀은 방송 원고 작성, 프로그램 기획을 폭넓게 배울 수 있다. 아나운서팀은 늘 발음과 억양을 훈련하기 때문에 말하기 실력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다. 덕분에 교내 UCC대회에서는 방송반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동아리 역사가 긴 만큼 거쳐 간 선배들도 탄탄하다. 방송기자, 앱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선배들에게 진로, 입시 관련 조언과 격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노세란_ ‘방송반은 책임감이다’
“등교 후 아침, 점심, 저녁을 방송실에서 살다시피하기 때문에 내게 고교생활은 곧 방송반입니다. 아나운서를 맡은 나는 방송 중 크고 작은 실수도 해봤고 언제 방송 호출을 받을지 몰라 늘 긴장하는 대기조 생활을 해야 하지요. 덕분에 책임감이 뭔지를 치열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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