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갈대습지와 시화호 상류에 사는 수많은 새들이나 물고기, 게, 양서파충류 등 많은 동물들이 긴장하고 있다. 머리가 아주 영리하고 수영솜씨와 사냥솜씨를 두루 갖춘 아주 센 녀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수중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바로 ‘수달’이다.
수달이 살고 있는 신호는 2~3년 전부터 있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는 배설물이나 여러 흔적을 보며 수달이 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어떻게 수달을 만날 수 있을까? 최종인씨는 수달의 앞발톱이 약해 굴을 파기가 어려운 성향 파악한 후 나무를 이용해 인공둥지를 갈대숲 사이에 만들었다. 갈대습지에 인공 새 둥지를 달아놓으면, 십중팔구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알을 낳지 않는가. 수달이 이곳에 귀여운 새끼를 낳으러 찾아들기를 기다리는데~.
인공둥지로 찾아든 수달가족
얼음이 꽁꽁얼게 추웠던 지난 1월, 평편했던 얼음이 살짝 밀려 올라온다. 그리고 뒤따라 머리를 쏘옥 내미는 것은 바로 수달, 드디어 최종인씨가 갈대습지공원에 수달이 살고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인공둥지를 만들어 주고 10개월 만에 만난 것이다. 최종인씨는 여섯 마리의 수달이 유연하게 수영을 하고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최종인 씨는 "사냥하는 형태로 보아 주변에 야생수달 10~15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 새벽과 저녁이면 사냥하는 수달 가족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달이 갈대습지공원에 나타난 후 덩달아 신이 난 동물도 있다. 얼음을 뚫고 사냥하기 어려운 새들이 수달이 먹다 남은 물고기로 한 겨울에 때 아닌 포식을 하기 때문이다. 수달이 사냥하는 새벽이나 저녁 무렵을 피해 날아오는 새들 역시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은가.
지능 높은 최상위 포식자
사람들은 수달을 아주 귀여운 동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배위에 조개를 울려놓고 돌로 깨트리는 모습이나 물고기를 먹는 모습이 정말 앙증맞다. 도구를 이용하는 동물은 흔치 않은데, 수달은 맘에 드는 돌은 보관했다가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귀여운 이면에 지능이 높고 사나운 사냥꾼의 모습을 갖은 수달. 그래서 수달은 수중생태계 최상위포식자이다. 조류, 양서·파충류, 갑각류, 포유류까지 사냥한다. 새를 사냥하기 위해 물 속에서 죽은 듯 잠수한다.
이곳의 수달은 하루 두 차례 먹이활동을 하는데, 해뜨기 직전 새벽과 해진 뒤 저녁 무렵인데, 저녁활동시간이 3시간 이상 길다. 참게가 떼로 나타나고 살이 오른 물고기 많다. 게다가 오리와 철새들이 날아드니 모두 수달의 사냥감이다.
공원관계자들은 다른 생물들을 걱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삵이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생태계가 안정되지 못하면 먼저 사라지는 종(種)이 최상위 포식자이고, 그로 인해 최 주변 생태 환경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귀한 몸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수달은 ‘지표종(地表種)’으로 선정했다. 수달이 사는 지역은 물이 맑고 먹을 것이 풍부하며 안정된 서식공간이 있다는 표시로 수중생태계가 매우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수달은 과거에 전국하천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농부들이 이른 새벽에 논에 나가며 하천에서 아침사냥을 하는 수달의 모습을 흔하게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사실 수달 가죽을 많이 수출했다는 기록도 있다. 사람들의 남획과 수질오염, 특히 직강화식 하천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개체수가 급감하게 된 것이다. 수달은 이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이고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귀한 몸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수달은 전국에 2000여 곳의 서식지가 있고 그중 경기도는 17곳이 발견되었다. 경기도에서는 보기 드문 수달이 안산갈대습지에 둥지를 튼 것은 반가움을 넘어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가 크다.
갈대습지공원에 가도 새벽이나 해가 질 무렵 사냥하는 야생수달을 보긴 쉽지 않다. 지난 7~8일 24시간 동안 진행된 ‘시화호 갈대습지 바이오블리츠’에서 수달소식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안산환경재단에서는 우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곳 수달을 주인공으로 하는 ‘생물종다양성 교육’을 준비 중이다.
갈대습지와 연결된 안산천과 화정천 수질이 맑아진다면, 이른 아침 호수공원에서 사냥하는 수달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진과 영상제공 안산환경재단)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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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살고 있는 신호는 2~3년 전부터 있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는 배설물이나 여러 흔적을 보며 수달이 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어떻게 수달을 만날 수 있을까? 최종인씨는 수달의 앞발톱이 약해 굴을 파기가 어려운 성향 파악한 후 나무를 이용해 인공둥지를 갈대숲 사이에 만들었다. 갈대습지에 인공 새 둥지를 달아놓으면, 십중팔구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알을 낳지 않는가. 수달이 이곳에 귀여운 새끼를 낳으러 찾아들기를 기다리는데~.
인공둥지로 찾아든 수달가족
얼음이 꽁꽁얼게 추웠던 지난 1월, 평편했던 얼음이 살짝 밀려 올라온다. 그리고 뒤따라 머리를 쏘옥 내미는 것은 바로 수달, 드디어 최종인씨가 갈대습지공원에 수달이 살고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인공둥지를 만들어 주고 10개월 만에 만난 것이다. 최종인씨는 여섯 마리의 수달이 유연하게 수영을 하고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최종인 씨는 "사냥하는 형태로 보아 주변에 야생수달 10~15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 새벽과 저녁이면 사냥하는 수달 가족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달이 갈대습지공원에 나타난 후 덩달아 신이 난 동물도 있다. 얼음을 뚫고 사냥하기 어려운 새들이 수달이 먹다 남은 물고기로 한 겨울에 때 아닌 포식을 하기 때문이다. 수달이 사냥하는 새벽이나 저녁 무렵을 피해 날아오는 새들 역시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은가.
지능 높은 최상위 포식자
사람들은 수달을 아주 귀여운 동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배위에 조개를 울려놓고 돌로 깨트리는 모습이나 물고기를 먹는 모습이 정말 앙증맞다. 도구를 이용하는 동물은 흔치 않은데, 수달은 맘에 드는 돌은 보관했다가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귀여운 이면에 지능이 높고 사나운 사냥꾼의 모습을 갖은 수달. 그래서 수달은 수중생태계 최상위포식자이다. 조류, 양서·파충류, 갑각류, 포유류까지 사냥한다. 새를 사냥하기 위해 물 속에서 죽은 듯 잠수한다.
이곳의 수달은 하루 두 차례 먹이활동을 하는데, 해뜨기 직전 새벽과 해진 뒤 저녁 무렵인데, 저녁활동시간이 3시간 이상 길다. 참게가 떼로 나타나고 살이 오른 물고기 많다. 게다가 오리와 철새들이 날아드니 모두 수달의 사냥감이다.
공원관계자들은 다른 생물들을 걱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삵이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생태계가 안정되지 못하면 먼저 사라지는 종(種)이 최상위 포식자이고, 그로 인해 최 주변 생태 환경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귀한 몸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수달은 ‘지표종(地表種)’으로 선정했다. 수달이 사는 지역은 물이 맑고 먹을 것이 풍부하며 안정된 서식공간이 있다는 표시로 수중생태계가 매우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수달은 과거에 전국하천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농부들이 이른 새벽에 논에 나가며 하천에서 아침사냥을 하는 수달의 모습을 흔하게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사실 수달 가죽을 많이 수출했다는 기록도 있다. 사람들의 남획과 수질오염, 특히 직강화식 하천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개체수가 급감하게 된 것이다. 수달은 이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이고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귀한 몸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수달은 전국에 2000여 곳의 서식지가 있고 그중 경기도는 17곳이 발견되었다. 경기도에서는 보기 드문 수달이 안산갈대습지에 둥지를 튼 것은 반가움을 넘어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가 크다.
갈대습지공원에 가도 새벽이나 해가 질 무렵 사냥하는 야생수달을 보긴 쉽지 않다. 지난 7~8일 24시간 동안 진행된 ‘시화호 갈대습지 바이오블리츠’에서 수달소식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안산환경재단에서는 우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곳 수달을 주인공으로 하는 ‘생물종다양성 교육’을 준비 중이다.
갈대습지와 연결된 안산천과 화정천 수질이 맑아진다면, 이른 아침 호수공원에서 사냥하는 수달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진과 영상제공 안산환경재단)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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