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성장하는 나무는 없다. 나무에게 계절이 있듯이 아이들의 생각나무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여름엔 뜨거운 햇볕을 받아 열심히 성장해야 하고, 겨울엔 눈보라를 피해 쉬어야 한다. 만약 여름에는 그늘에 숨어서 햇볕을 피하고, 겨울에는 눈보라와 맞서려는 나무가 있다면 그 나무는 제대로 된 성숙을 이루기 힘들 것이다.
언어적으로 보면 ‘생각’은 ‘문장’으로 표현된다. ‘단어’는 구체적 지시대상을 가지므로 경험과 반복자극으로 얻어진다. ‘생각(문장)’은 이에 비해 강독(講讀)과 연구(硏究)가 필요하다. 글 읽기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과정이므로 문장에 대한 연구(硏究)없이 완전한 이해는 불가하다. 문장에 대한 연구 없이 책을 무의미하게 읽다보면 쇼펜하우어처럼 독서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책은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며, 죽은 이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고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독서는 주행(走行)과 휴지(休止)의 순환을 가르쳐야 한다.
독서의 주행은 어휘에 대한 경험과 자극을 극대화하고, 문장에 대한 연구를 함께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아이들의 언어발달 과정을 알고 그 단계에 맞는 양서(良書) 배치가 중요하다. 아이들의 사고와 언어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필독서의 강요는 그저 영양만 고려하여 맛없는 영양제를 강제로 먹이려는 것과 같다. 아이들의 언어적인 사고의 눈이 트이는 초4,5,6학년 중1,2,3학년 시기에는 아이들의 생각나무를 키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이때 낯선 경험과 낯선 단어들의 반복과 자극이 활발해지면 자신이 매일 먹는 그 재료(단어)에 대한 궁극적 관심을 키우고 스스로 골라 섭취할 수 있도록 우리말 어휘체계와 어휘추론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특히 한자어에 대한 음독추론의 비중이 언어적 사고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그리고 이 시기의 문장에 대한 강독 훈련과 연구과정은 학습을 통해 배양되어야 한다. 아직도 책만 사주고 읽게 하다보면 아이 스스로 읽기능력이 배양된다고 믿는 것은 방치에 가깝다.
‘문장(작가의 생각)’에 대한 연구는 의미영역보다 통사론적인 문장구조의 이해를 돕는 과정이다. 우리말 문장구조의 패턴을 익히고 습관화하여 읽기의 속도와 정확도를 길러야 자신의 학년군(學年群)에 맞는 양서를 따라 읽을 수 있다. 이때 옆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쓰게 하고, 모르는 단어를 경험적 의미로 불러주기만 해서는 근본적인 읽기능력이 향상될 수 없다. 우리말의 문장구조는 조사, 어미의 쓰임에 따라 대략 11개 패턴으로 나뉘며 ‘문장(文章)’을 정리하는 방법을 체득하면 독서가 수월해진다.
그리고 반드시 휴지(休止)의 기간을 두어야 책읽기의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평상시에 공부를 목적으로 할 때는 정독(精讀)방법에 따라 새겨 읽게 하고, 쉴 때는 문학적인 글을 미독(味讀)하게 하여 일상적이고 사변적인 언어들로 아이의 마음을 위로받게 해야 한다. 근현대 단편 문학을 읽어갈 때는 인물의 행동과 생각에 초점을 맞추어 스토리를 맥락에 맞게 기억하는가만 살펴봐 주면 족하다.
최 강 소장
독서 전문가, 미담(美談)언어교육 연구소장
문의 : 042-477-7788 www.sindlin.com
주요이력
현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현 노은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현 해법독서논술 세종·대전북부지사장
(주)메가넥스트 NCS 직업기초능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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