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약 83세라고 한다. 이제 곧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실제로도 우리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나 젊고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시니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통해 하루하루 멋진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들. 이번 호에서는 당당한 자신감으로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일산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매점 ’맛나당‘의 실버들을 만나보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일을 하니 수입도 생기고 삶의 활력도 넘쳐~
일산노인종합복지관 로비에 들어서면 저절로 발길이 머물고 눈길을 끄는 곳이 최근 문을 열었다. 바로 어르신 매점 ‘맛나당’이 바로 그곳. 예쁜 외양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환한 미소로 실버 매점지기들이 반갑게 고객을 맞는다. 이름만 들어도 맛있는 ‘맛나당’은 일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으로 지난 4월 6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일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신규 사업으로 개점하게 된 매점 ‘맛나당’은 창업형 활동으로 만 60세 이상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입을 지원하고 적극적인 사회활동 기회 제공을 통해 노년기 삶의 활력을 주는 사업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실바들은 모두 12명으로 4개조로 나뉘어 매일 3명씩 오전과 오후 파트타임으로 교대로 일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정자(73), 우용혜(70), 김진숙(75)씨
지난 금요일 평균 연령은 60대 후반이지만 열정만큼은 뜨거운 실버들의 삶의 현장 ‘맛나당’을 찾았다. 이날의 근무자는 허정자(73), 우용혜(70), 김진숙(75)씨.
“처음엔 과자와 음료수, 문구류 등 종류가 많아 익히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죠”라고 웃는 허정자씨는 처음엔 살짝 힘도 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의 주문에 매대에 놓인 과자와 음료들을 척척 찾아낸단다. “나라에서 이렇게 실버들에게 좋은 일자리도 마련해주고 너무 좋아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일하기 전에는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았는데 일하고 나서부터는 그런 것도 없어졌어요. 잠도 잘 오고요.”
이날의 근무자 중에서 가장 어리다는(?) 우용혜씨는 일흔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곱고 온화한 웃음이 멋진 실버. 그동안 복지관에서 봉사활동 등을 했지만 이렇게 멋진 일자리까지 얻게 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활짝 웃는다.
“맛나당은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활력소이자 소중한 일터입니다. 규칙적인 활동을 하니 몸의 컨디션도 더 좋아지고 무엇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저런 유익한 정보도 얻고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덧붙인다.
김진숙씨는 “최근 몇 년 사이 몸이 좀 안 좋아서 집에만 있다가 다시 활동을 하게 돼 저로서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지요. 제가 밤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요즘은 그런 것 없이 잠이 잘 오고 활력이 넘쳐요”라며 요즘의 기쁨을 표현한다.
인터뷰 내내 “행복하고 보람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 이들 때문인지, 왠지 그들처럼 늙어갈 수 있다면 나이 드는 것도 겁나지 않을 것 같은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된 기분이다. 마침 인터뷰를 하던 날은 첫 월급이 나오던 날. “오늘 통장에 한 달 일한 임금이 입금됐더라고요. 이 돈으로 뭐 할까? (웃음) 먼저 손자들 용돈을 주어야겠죠?”
‘실버’라는 수식어를 거부하고 시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매점지기가 되기 위해 매무새도 더 깔끔하게 단장하게 되고 고객응대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그들은 실버라고 대접받기 원하지 않는다.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정예부대로 선발된 자부심과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 여기에 완숙美까지 더해진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을 뿐.
일산노인종합복지관장 지언스님은 “어르신들을 위해 고양시일산노인종합복지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여 어르신들의 생산적이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며 앞으로도 어르신 일자리 제공을 위해 노력을 할 것을 밝혔다. 매점 ‘맛나당’은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하며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경로당 전문 레크리에이션 노래강사 장두식씨
신바람 장박사의 행복한 하루~
지난 화요일 오후 문촌마을 2단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 준비로 바쁜 장두식(64)씨를 만났다. 마두동에 거주하고 있는 장두식씨는 고양 파주 김포시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실버계의 스타. 행복충전소 신바람 장박사로 불리는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노래, 스피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퇴직 후 노래 반주기를 갖고 1주일에 10군데 이상 재능기부를 해온지 3년째. 경제적 대가를 바라지 않고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 계기가 있다고 한다. “8살 무렵 샛강에 빠져 위험에 빠졌을 때 한 고등학생이 저를 구해준 일이 있어요. 그때 그 사람이 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제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이후 나중에 나도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성인이 된 뒤엔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런 마음도 잠시 희미해졌었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살면서 이런저런 풍파를 겪으면서 다시 ‘나의 할 일은 봉사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모든 짐을 내려놓고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족한 점이 많아서 고민을 했다는 장씨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 실버 레크레이션 1급, 실버 노래강사 1급, 실버 체조지도자 1급, 실버 웃음치료강사 1급, 라인댄스 지도자 1급, 명 스피치 강사 2급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과 재미와 기쁨을 나누다보면 제 인생도 덩달아 행복을 느끼고 항상 공부를 더 해야 되겠다는 책임을 느끼고 됩니다.” 더 재미있고 신나는 봉사를 펼치기 위해 자신에게 부족한 노래실력을 키우는 등 봉사활동 중 짬짬이 좋은 강의를 찾아 듣는다는 신바람 장 박사. 그런 노력 덕분에 현재는 수업 내용도 늘어나 마술과 하모니카, 실내댄스도 곁들이며 활동하고 있다. 또 어르신들의 칠순, 팔순잔치의 사회와 진행자로 무료봉사를 펼치느라 늘 스케줄이 빡빡하게 채워져 있다.
“몸은 피곤하지만 어르신들을 만나고 즐거움을 드리는 일이라면 어디든 제 여건이 닿는 한 달려 갈 겁니다. 또 어르신들의 칠순 팔순 잔치에 진행자가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이런 봉사활동 외에도 요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쓰고 있기도 하고 또 오래 전부터 품어온 가수의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장씨.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딱 맞는 영원한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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