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린이날을 맞아 교단에서 39년째 학생들을 가르쳐온 서울 수명초등학교 박상재 교감이 쓴 동화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이 ‘2016년 구로의 책’으로 선정됐다.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생태동화를 오랫동안 집필해 온 아동문학가 박상재 교감을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교사생활 속에서 피어난 작가의 꿈, 아동문학가로 발돋움
화창한 날씨와 꽃들이 한창인 4월말,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수명초등학교를 찾았다. 집무실에서 만난 박상재 교감은 학사일정에 바쁘지만 ‘선생님 미소’를 잃지 않는 39년차 초등교사이다. “1977년에 부임해 지금까지 교단에 서고 있어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교내 백일장에 나가면 상을 받아왔고 대학시절 교내신문사 편집국장을 하는 등 글쓰기에 재능을 보였죠. 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아동문학 부문에서 수상함으로써 정식으로 등단을 하게 됐습니다.”
교사란 직업은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생활지도까지 하느라 바쁜데 어떤 계기로 동화를 쓰게 됐는지 궁금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아이들이 읽을 만한 동화가 변변히 없다는 걸 알게 됐죠. 특히 예전에는 더욱 읽을 책이 부족했어요.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고 감동을 주는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동화는 동식물을 의인화해 생태를 그린 경우가 많다.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춤추는 오리’, ‘통일을 기다리는 느티나무’ 등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동식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생태동화는 아이들에게 생명존중과 자연보호 정신을 고취시키고 아울러 바른 인성함양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 쓴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에도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글은 철도에서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다가 자신의 다리를 다친 철도 역무원이 훗날 역장이 되어 만난 다리 다친 고양이를 명예역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다. 자신을 희생해 곤궁에 처한 어린이를 구한 역장의 아름다운 선행, 그리고 다친 고양이를 보살펴 명예역장으로 임명한 생명존중 정신은 아이들 뿐 아니라 기성세대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작가로서 글의 소재를 어디서 얻는지, 창작활동에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물었다. “평소 신문이나 방송의 뉴스를 꼼꼼히 챙겨보고 다른 작가의 작품도 꾸준히 읽어 아이디어를 얻어요. 특히 신문기사를 주의 깊게 읽는데 감동을 줄만한 소재를 발견하면 지체하지 않고 바로 창작활동에 들어가요. 글의 소재를 얻었다면 작가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집필을 해야 하죠. 창의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선 평소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생각해 보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동화읽기, 글짓기와 동요 부르기 통해 인성교육 실천
박 교감은 일선 초등학교 학사행정 및 생활지도를 총괄하는 교감으로써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90여권의 인성함양 아동도서를 집필해 출간하고 학생들의 글짓기 지도에 힘썼을 뿐 아니라 60여곡의 인성동요를 작사해 동요집을 제작, 여러 학교에 배포함으로써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그 누구보다 관심을 기울였다. 재직했던 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동요 부르기 대회를 개최해 아이들의 맑은 심성을 동요로 순화하도록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사와 아동문학가로 바쁘게 살면서도 대학원 과정에 진학해 국어국문학 박사까지 취득했고 서울 시내 대학원 겸임교수로 출강해 제자를 양성하는 등 자신의 관심분야를 끝까지 파고드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 한국 글짓기지도회와 한국 아동문학학회 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아동문학상(1994)을 시작으로 방정환문학상(2002), 한정동아동문학상(2006), 박경종아동문학상(2012)까지 활발한 창작활동과 좋은 작품을 선보인 공로로 수상한 경력 또한 화려하다.
끝으로 자신의 꿈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지 물었다. “자신의 꿈을 키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항상 책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명문 하버드대학에 입학할 만큼 공부를 잘 했지만 정작 본인은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에서 읽은 책들이 가장 큰 스승이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항상 자신의 꿈을 생각하고 책을 읽는 습관을 놓치지 않는다면 자녀가 그대로 본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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